[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제가 최애 순위를 꼽자면 1위 리어왕, 2위 맥베스, 3위 템페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공부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정말 개인적으로도 따로 몇 번 더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감탄하게 되어요.
나의 삶의 과정이 시들어 가 버리는구나, 노란 이파리가 되어, 그리고 노령과 함께 와야 하는 것은 명예, 사랑, 순종, 한 무리의 친구들, 나는 가질 기대조차 말아야 하는 것들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37,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시골 신사의 일상적인 삶, 그가 수년 동안 가문의 문장 구매, 부동산에 대한 투자, 가족을 스트랫퍼드에 남겨 두기로 결정한 일, 고향에서의 사회적 조직망을 주의 깊게 유지하는 것 등으로 오랫동안 준비해 온 역할이었다. 왜 그가 그런 것을 해야 했을까? 부분적으로는 아마도, 상실의 감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리라. 셰익스피어는 그의 믿음, 그의 사랑, 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질문들로 삶을 시작했다. 그는 동시대인들이 목숨을 바쳐서 지켜 내려 했던 그러한 믿음을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설령 한때나마 그것을 위한 헌신에 끌렸던 적이 있다 해도 그는 벌써 수년 전에 그것에 등을 돌리고 빠져나왔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67,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잡담, 사소한 사건들, 바보같은 놀이들을 보면 서 단 한 번도 지루해하지 않았다. 그의 마법사 프로스페로가 행한 가장 고귀한 행위는 마법의 힘을 포기하고 자신이 떠나왔던 장소로 돌아간 것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69,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가 살면서 가장 강렬하게 매료되었던 여성은, 그보다 스무 살 어린 자신의 딸 수재너였다. 그의 후기극 세 편은 모두-「페리클레스,, 「겨울 이야기」, 『태풍』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무의식적인 근친상간의 욕구에 뿌리내린 깊은 내적 불안에 잠식되어 있는데,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원했던 것을 가장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가질 수 있었다. 여생을 딸과 사위와 손녀 가까이에서 보내는 즐거움 말이다. 그는 이 즐거움에 다소 이상하고, 조금 우울 한 감상적 측면이 담겨 있다는 점을 이해했다. 그것은 어떤 은밀한 욕구를 공식적으로 단념하고 포기해야만 밀접하고 친근하게 땋아 내릴 수 있는 종류의 기쁨이었고, 그게 바로 이 마지막 연극 장면들에 주어진 과제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기이함은 일상적인 것들의 경계선 안쪽으로 숨어들어 가며 효과적으로 자취를 감춰 버린다. 그리고 바로 그 은폐의 지점이야말로 그가 자신의 일생을 마감하기로 한 곳 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7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문단이 책의 마지막인데. 뭔가 이야기가 더 이어져야 할거 같은데 갑자기 마무리 하네요. 윌공이 큰딸 수재너에게 느꼈던 그 감정은 단순한 부성애 이상의 감정이었다는 거 같은데. 잘 이해는 안되요 ㅠ 어떤 은밀한 욕구. 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너무 불경한 생각이라 그냥 어물쩍 미적지근하게 암시만 하고 마무리했나 봅니다. ^^;;;
예전에 호밀밭의 파수꾼 작가 샐린저도 그랬듯이.. 신비주의 작가들 이면의 삶에는 각자 뭔가 있겠죠..
@오구오구 님, 첫 번째(?) 완독 축하합니다. 이번 달에도 고생하셨어요. 특히 한 주 정도 앞서가시면서 예고편 계속해서 업데이트 해주셔서 다른 분들 따라 읽는 데에 큰 자극을 주셨어요. 감사합니다. 마지막 장은 저도 처음 읽을 때는 조금 '이렇게?' 하고서 당혹스러웠던 기억이었는데, 이참에 재독하면서는 겉보기에는 시대에 누구보다도 순응했지만, 내면에서 끊임없이 불화했던 한 천재의 마지막으로는 상징적이었다고 생각해요. 꼭 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금기의 관계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열망을 살~짝 보여주면서 그의 일생과 작품의 숨은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저자의 의도가 담긴 은유의 장과 마무리? 이런 느낌이요.
감사합니다~ 셰익스피어 문학을 잘 몰라서 중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렇게 연구하는 연구자들 덕분에 편하게 16세기 작가의 세세한 이야기를 마치 스토킹하는 것처럼 들여다볼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음 벽돌책도 궁금합니다 ㅎㅎ
왜 윌이 자기 아내가 아닌 딸에게 재산을 상속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네요. 그걸 앤이 몰랐을 리도 없고. 부녀사이에서 많이 괴로웠겠어요. 여기서 마무리되는 게 저도 좀 아쉽긴 하지만 이 사람은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완독하셨네요. 축하합니다. 저는 이제 겨우 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완독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흑~
맞아요. 그럴거 같아요...
그의 개인적인 편지들은 어디에 있을까? 왜 수백 년 동안 자료를 찾고 또 찾는데도, 학자들은 그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을 장서 목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일까? 왜 그는 존슨이나 던이나 그 외 많은 그의 동시대 작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소유하던 책에 본인의 이름을 써넣지 않았을까?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왜 그의 거대하고 영광스러운 전 작품을 통틀어도, 정치나 종교 그리고 예술에 대한 작가 자신의 사상이나 생각을 직접적으로 흘려 놓은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을까? 왜 그가 썼던 모든 것들은 - 심지어 소네트조차도 - 일정 부분은 애매하게 흐려 두어 작가 본인의 얼굴과 내면의 생각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숨겨버린 것일까?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학자들은 오랫동안 그것이 무관심과 우연한 사고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해 왔다. 동시대의 인물 중 그 누구도 이 극작가의 개인적인 관점들이 이들을 따로 보관하고 기록할 만큼 중요한 가치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의 편지들을 굳이 보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큰딸 수재너 앞으로 남겨진 그의 생전 문서들을 보관한 상자들은 결국 어딘가로 팔려 버렸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 속에 들어 있던 문서들은 어딘가에서 생선을 싸는 종이로 쓰였거나, 새로 찍어내는 책에 풀을 먹이는 용지로 쓰였거나, 아니면 더 단순하게는 쓰레기로 취급되어 소각되 었을 수도 있다. 모두 가능한 얘기다. 그런데 어쩌면 런던에 처음 들어오던 날에 본 장대에 꽂힌 머리들로부터 받은 강렬한 경고를 그는 죽는 날까지 충실하게 따랐던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시인의 진정한 능력은 가장 바깥쪽 가장자리에 속한 독자들도, 말하자면 소네트의 실제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이름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그들에 대해 아는 거라곤 전혀 없는 사람들도 이 시들에서 흥분과 흥미를 느끼게 하는 데서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저는 소네트를 읽으면서 문장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도 많았지만, 대상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뜨더라고요. "물론 여기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소네트는 이러한 것들을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사랑하는 이의 '이름'에 그 어떤 생도 부여하지 않는데, 소네트 전체에서 상대방의 이름이 단 한 번도 호명되거나 거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셰익스피어가 그 이름에 불멸의 생을 부여한다고 주장하는 시에서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빼 둔 것처럼 보인다." 앤과의 관계도 그렇고, 동성애를 간직하고 있었다면 애초에 앤과도 연결되지 않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고. 머리가 복잡했어요. 조금 뜬금없을 수 있지만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이 자꾸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호모 남편과 알콜 중독에 빠져있는 아내 이야기. 남편 무츠키에겐 애인 곤이, 아내 쇼코에게 정신불안증세가 있다. 중매로 만난 이들은 서로의 약점을 알면서도 결혼한 커플. 아무도 모르는 둘만이 비밀이 밝혀지면서, 양가 부모님은 인공수정으로 아기를 낳으라고 강요하는데...
제 친구들이 결혼할 나이는 한참 지났고, 그들의 자녀가 결혼할 나이는 아직 오지 않아서 한동안 결혼식을 갈 일이 없었어요. 장례식장만 간간이 갔네요. 올 5월에는 오랜만에 결혼식장에 가는데... 북스피어의 김홍민 대표님이 40대 후반에 결혼을 하시지 뭡니까. ㅎㅎㅎ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인연이라고 하시네요.
오! 저도 그 분 결혼하신다는 거 페북에서 봤는데, 이젠 40대 후반에 결혼하는 게 힙한 건가 봐요. 전 너무 베이비 때인 30대 중반에 했네요~ 좀 더 놀다 할걸....컥 아,,,근데 생각해 보니, 제 지인의 남편분이 바람을 계속(들키고 안 피우기로 약조했는데도 또 만나고 있었더라는) 피워서 고통받는 모습을 봤어요. 근데 인스타에 두 분이 놀러 다니는 사진 올리고 잘 살고 있는 걸 계속 시전하셔서 뭔가...했어요. 아들 대학갈 때까지만 참는다고 하셨는데....아드님 대학생인데....부부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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