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긴 해요. 빛이 있는 상태로 잘 못자요. 그래서 식구들없이 스탠드 켜 놓고 혼자 자고 일어나면 누구한테 두들겨 맞은 것처럼 온 몸이 쑤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꽃의요정

연해
아잌ㅋㅋㅋ 웃음 제대로 터졌어요. 지난번에 운전 말씀하실 때도 그렇고, 매력쟁이에요. @siouxsie 님:)

연해
“ 만약 셰익스피어가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한 것이 있다고 느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정적 의무로부터 벗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면, 그는 실제로 자신이 뛰쳐나간 그 길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자신의 행동이 정당화되기를 희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장차 그에게 따라와 주길 희망하는 재정적 행운만큼이나, 윤리적 타당성 역시 필요로 하는 상태로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p.27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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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6장을 완독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마지막 부분이었는데요. 그당시 유명한 극작가였던 말로와는 달리 윌은 영웅적 서사를 극적으로 확대하여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 보다는, 오히려 화려한 영웅의 뒷모습도 서슴지 않고 그려내는데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작가는 명확한 선택의 결과라고 표현을 했던데요...) 영국의 100년 전쟁 영웅 John Talbot도 윌의 작품(헨리 6세)에서는 epiphany 가 아닌 백작부인에게도 실망을 안겨주는 외모 - 나약하고 쪼글쪼글한 새우처럼 생긴자 - 로 표현했던 것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이것이 결국 기존의 연극과는 차별화된 점을 제공하여 시장에서 성공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향팔
저도, 셰익스피어의 헨리6세가 말로의 탬벌레인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고 무엇이 다른지에 관한 얘기가 너모 재밌었습니다. 6장은 런던 근교의 유흥과 유혈, 극장의 스토리에서 자연스럽게 작품 이야기로 넘어가는 글맛이 참말로 쏠쏠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읽기표대로 내일 4월 16일 수요일과 모레 4월 17일 목요일에 읽을 7장 '무대를 흔들다'에서는 @롱기누스 님께서 언급하신 그 말로를 포함한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를 나온 당대의 작가와 셰익스피어의 교류, 또 그가 그 동료들에게서 무엇을 계승하고 어떻게 비틀어서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답니다. 천재 작가로서의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셰익스피어와 그 뒤에 가려진 당대 작가 동료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borumis
오늘 도서관에 가서 “세계를
향한 의지(2016)“와 절판된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를 빌려욌습니다. 영문판에는 없던 400주기 기념사도 있네요^^ 럭키~


YG
@borumis 그 400주기 기념사가 감동이랍니다. :)

향팔
400주기 기념사가 참 좋더라고요.

향팔
윌의 첫 작품이라고 하는 <헨리 6세>, 그린블랫 책에서는 상대적으로 작품의 다듬새가 떨어지는 편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저는 아니 우뜨케 이런 작품이 데뷔작이냐고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헨리 6세>는 스케일도 크고 전투도 많고 3부작이라 분량도 긴 만큼 여러 인간 군상들이 줄을 이어 등장하고 퇴장하는데, 제 기대와는 다르게 표현된 인물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역사가 영웅이라고 또는 악인이라고 딱 규정해놓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동기’를 불어넣어 나와 같이 살아 숨쉬는 ‘인간’으로 빚어내는 윌 선생의 스킬에는 그저 감탄뿐…
어디서 그러던데 셰익스피어 연극은 처음 보면 줄거리만 보이고 두번째 보면 캐릭터만 보이고 세번째 네번째 다시 봐야 서사니 구조니 그밖의 것들도 눈에 쫌 들어온다고. 아직 저는 줄거리나 인물만 보입니다 흐흐.. (제가 보지 못하는 것들은 그린블랫 선생님 같은 분들이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절반은 성녀, 절반은 광녀 ‘잔 다르크’
프랑스를 때리는 공포와 채찍 ‘탈봇 영주’
평민의 나라를 선포한 ‘잭 케이드’
으~마으마한 샹년, 왕보다 나은 여걸 ‘마가릿 왕비’
왕이기보다 차라리 양치기이길 기도하던 ‘헨리 6세’
동정도, 사랑도, 두려움도 모르는 곱사등이 ‘리처드’까지.
특히 3부 후반에서 리처드의 독기 가득한 독백은 최고입니다. ‘악’이 아름답게 느껴질 만큼… 그래서 이 작품을 보고나면 바로 <리처드 3세>로 넘어가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되지요.

헨리 6세 1부'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19권에는 1422년 헨리 5세의 장례행진으로 무대의 막이 오르고 1431년 잔다르크가 화형당할 때까지 영국-프랑스 간의 전투 장면이 극을 지배한다. 어린 헨리 6세가 즉위하자 프랑스는 영지 회복을 꾀한다.

헨리 6세 2부'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20권. 헨리 6세가 마가릿 왕비와 결혼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유약한 왕을 둘러싼 귀족들 간의 갈등과 반목, 평민 반란, 장미전쟁의 본격적인 서막인 세인트 앨번즈 전투를 담은 작품이다.

헨리 6세 3부'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21권. 헨리 6세가 요크를 자신의 사후 왕위 계승자로 인정하자 마가릿 왕비가 이에 반발해 세력을 규합해 싸우다 튜크스버리 전투에서 패해 요크의 장남 에드워드 4세가 즉위하는 장미전쟁 최후 결말 과정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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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기누스
@향팔이 님께서 묘사하신 등장인물을 보니 "핸리 6세"를 읽어봐야겠다는 강한 충동이 명치부터 올라옵니다. 유혹하시는 수준이 거의 @YG 급 이십니다. 유혹하는 향팔이로 책걸상에... (쿨럭)

borumis
그쵸 사극을 못 읽었는데 헨리6세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향팔
@롱기누스 @borumis @stella15 셰익스피어 사극을 읽으실 때 요런 책으로도 도움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몇년째 보관함에만 담아놓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역사극들 재독할때(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한번 같이 보려고 합니다. 박우수 선생님은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을 잘해 주셔서 믿음이 가는 저자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역사극 - 언어, 구조 아이러니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대문호,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공연되고 연구되는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역사극을 국내 최고의 셰익스피어 연구자로 꼽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박우수 교수가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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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와 향팔이님!!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다음으로 도서관 가면 빌릴 책을 또 알려주시는 군요!! 정말 유혹하는 향팔이님이시군요! 안그래도 저도 영국 역사를 자세히 알지 못해서 (만날 왕들 이름도 헷갈려요;;) 이런 책을 사극과 같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좋은 책을 추천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stella15
저도 이 책 기억하겠습니다.^^

도원
읽어보진 않았지만 꼭 읽어보고 싶네요 :)

향팔
@borumis 님, @장맥주 님 대화를 보다가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생각이 났어요. (6장에서 언급되지요)
윌 선생님은 언제 또 이렇게 후덜덜한 피바다 신체절단 하드고어 복수 잔혹극을 다 쓰셨는지, 극중에서 티투스 스스로도 말하듯 이 작품은 ‘다가올 세대도 경악을 금치 못할 잔인한 극본’이지요. 피와 살이 튀는 잔혹한 장면은 현대 매체에서도 신물나게 접하고 있으니 뭐 그렇다 치고, 이 극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유혈 낭자한 묘사보다도 더욱 강렬한 무엇, 극한의 한계적 상황으로 몰리는 인간의 절망을 실시간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작품에도 나오는 그 ‘사람을 잡아 삼키는 구덩이’로 끝없이 추락하는 순간의 공포 같은 거요. 암튼 아주 기가 쭉쭉 빨리는 심란한 독서였습니다.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잔인한 작품이다. 살인만 열네 번에 강간과 수족(手足) 절단, 생매장, 식인(食人) 등 온갖 끔찍한 잔혹 행위들이 등장하는 탓에 영국의 한 평론가는 ‘폭력의 카탈로그’라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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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이 끔찍한 꿈에서 언제 깨어날까?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태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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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왜 웃느냐고? 더 이상 쏟을 눈물이 없기 때문이지.
슬픔은 이제 나의 적이다.
내 눈을 눈물로 젖게 하고
그 눈물로 나를 눈멀게 하는 나의 적이다.
두 눈이 멀어서야 복수의 신이 웅크리고 있는 동굴을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 ”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태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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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사흘에 한 번씩 그러한 광경을 본다는 것은? 이 끊임없는 고통의 광경이 바로 눈먼 곰들을 채찍질하는 형태로, 혹은 그와 비슷한 비극 공연의 형태로 대중의 오락거리에 반영된 그런 도시에 산다는 것은? 셰익스피어가 직접 이 유혈이 낭자하는 사법 질서의 제식을 참관하러 다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당시 고문 기술자나 교수형 집행인과 경쟁이라도 하듯, 유혈이 낭자한 잔혹한 장면을 묘사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꼈던 다른 극작가들도 있었다.) 어쨌든 이를 연상시키는 광경들은 그의 연극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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