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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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더해서, 셰익스피어는 시골 지방 출신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그러한 근원과 완전히 단절한 적이 없었다. 아버지의 가업을 인수하지 않고 부모 곁은 떠났다고는 해도 그는 로지처럼 부모의 저주를 받으며 그들과 절연한 것이 아니었다. 아내와 어린 세 자녀를 두고 떠나긴 했지만, 그는 그린처럼 다시는 그들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가정으로 돌아갈 다리를 영영 태워 버린 것은 아니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에게는 방황하는 탕자의 어두운 매력 같은 요소가 전혀 없었다. 심 지어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상상적 표현들도 실제 그가 겪었던 시골 생활의 지역적인 세부 사항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채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 자유분방한 청년 작가들이 그에게 놀라움을 느꼈던 것은, 촌뜨기처럼 보이는 이 작자가 의외로 많은 것들에 대해 깊이 있는 사색을 한다는 점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들은 그가 가진 창의적인 상상력이 오히려 자신들이 갖고 있던 관습적인 틀에서 훨씬 벗어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기민한 지적 능력, 폭넓은 어휘력, 그리고 마주치는 모든 것들을 흡수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의 믿기 힘든 능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한 어쩌면 그에게 내재되어 있는 도덕적 보수주의 같은 것에 거슬리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러한 보수성은 세익스피어 자신 역시 혼란스 럽고 무절제한 삶에 전적으로 투신하기를 거절한 점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오브리는 셰익스피어가 "방탕하게 과음하지 않으려 했다." 라고 썼을 때 그 특정한 사회적 상황을 언급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이를 설명해 주는 강력한 정황이 되는 맥락은 아마도 로버트 그린의 초청이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대학 재사파에게서 일부 비쳐 나오는 속물적인 우월의식을 감지했을지도 모른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는 자기 안에서 죽은 아들의 목소리로, 죽어 가는 아버지의 목소리로 그리고 어쩌면 그 자신의 목소리로도 목청을 높여, 마치 자기 무덤에서 돌아왔을 때 냈을 법한 목소리로 외쳤을 것이다. 그 역할로 그가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선보였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 5월 벽돌 책 고민이 되네요. 『3월 1일의 밤』에 이어서 『냉전』을 연달아 읽자는 분도 계시고, 5월이기도 하니 『어머니의 탄생』을 읽자고도 하시고. @연해 님께서 웃으셨듯이, 어차피 읽을 책인데 뭘 또 고민하나 싶기도 하고. :) 읽기는 『냉전』이 훨씬 수월해서 이 책부터 시작하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오구오구 님의 사연을 염두에 두면 『어머니의 탄생』이, 크레마 클럽에서 전자책을 구해서 읽을 수 있다는 @aida 님의 정보로는 『냉전』이, 이렇게 왔다 갔다 합니다. 누가 딱 정해 주세요! 하하하!
5월입니다. 무슨 고민을 그리 하십니까? 5월은 가정의 달입죠. 지난 번에 말씀하시고. ㅎ자고로 이런 결정은 대빵 단독으로 내리는 법입죠. 그러면 쫒아갈 사람 쫓아가고, 쉴 사람 쉬고 다 질서있게 갑니다. 고민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건 YG님이 뭘 선택하던 성실과 신뢰 아닙니까? 그걸 바탕으로 1년 넘게 벽돌책만을 애서하시는 YG님 존경합니다!! 참고로 저는 갠적으로 읽어야 할 책과 할 일이 있어 또 좋은 책 있으면 그때 다시 참여하는 걸로. ㅎㅎ
ㅋㅋㅋ 역쉬 스텔라님의 포쓰있는 설득력! 걱정마십시오. 전 두 책 다 연달아 읽을 준비 되어있습니다! 이미 '어머니의 탄생'과 '냉전' 둘 다 전자책으로 구비완료!
제가 알고 지낸다는 폴스타프님이 꼭 이런 톤으로 말씀하시지 말입죠. ㅎㅎ
아, 근데요 YG님, 이건 그냥 저의 소견인데요, 가급적 책을 선정하실 때 출간 6개월 이상된 것도 선정조항에 넣어주시면 안 될까요? 요즘 워낙 책값이 비싸서 최신간 벽돌책은 좀 피하게 되는 경향이... 아, 물론 의무조항은 아니고 참조 요망 사항이란 점! 여기선 YG님이 대장이십니다. ㅋ
그는 내게 몸을 일으켜야 하는 훈련이고, 즐거운 소동이고, 내게 주어진 일거리고 한순간에는 나와 막역한 친구가 되었다가, 다음 순간에는 적이 되고 나에게 들러붙는 기생자, 나의 충실한 군인, 나를 다루는 정치인, 모든 것이지. 그는 7월의 하루를 12월의 하루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저물게 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그의 아이다움으로 나를 치료해 준다네, 내 피를 굳게 만들 만한 생각들을 연하게 풀어 주면서.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0장 망자와의 대화,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아들에 대한 심정을 표현한 문장들이 감동적이네요. 오도니안은 옛날옛적 좋아했던 어슐라 르귄의 소설 빼앗긴 자들에서 따왔어요. 무정부주의자 오도의 사상을 따르는 사람들인데 당시엔 이런 데 관심이 많아서. 지금은 많이 달라져 유토피아를 믿지 않는 아저씨가 되었지만.
저도 이 부분 밑줄 쳤어요! 정말 현실감 있는 부모의 심정.. 근데 또 거의 아들과 평생 떨어져서 살았는데 이런 걸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했는지 신기하기도 합니다.
1598년 12월 28일, 템스 강이 얼어붙을 정도로 춥던 그 밤에 배우들이 쇼어디치에 모였다. 그들은 제각기 손전등을 들고, 어느 증언자에 따르면 “장검, 단검, 창, 도끼 등”의 무기를 장착한 상태였다. 원체 머릿수도 많지 않은 데다가, 어쩌면 한두 명의 폭력배를 고용하여 채웠을지도 모르는 이 적은 수의 무리는 그다지 위협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을 테지만, 배우들은 무기를 다루는 훈련이 잘되어 있었고 런던에는 공식적인 경찰 병력이 없었으므로 그 일을 처리하기엔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9장 망자와의 대화,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대목 빵 터졌어요. 셰익스피어도 이 무리 안에 있었겠죠? 그린블랫이 이 대목은 스릴러처럼 썼네요. 법으로 꽉 짜여진 현대사회에 비해 생동감과 활기가 있는 시대 같아요. 빛과 어둠이 모두 진한 시대.
앜ㅋㅋ 지금 이 부분 읽는 중인데 너무 재밌어요. 그 유명한 글로브 극장이 이렇게 탄생했을 줄이야
그쵸. 그 유명하고 유서깊은 글로브 극장이 젠트리피케이션의 산물이라니.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에서 극장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네요. 이 책 넘 좋아요. 원문 대본과 주석까지 함께 올려줬고.. 진짜 셰익스피어 입문용으로 최고! 대체 왜 절판된 건지..;;
맞습니다.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셰익스피어 작품 읽을 때 큰 도움이 된 책이에요.
오~ 도서관에라도 있는지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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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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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달빛 아래, 셰익스피어를 읽었어요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수림문학상 수상작들 🏆
[📚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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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
<피프티 피플> 인물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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