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너무 좋아서 마무리가 온다는 게 아쉽습니다.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하여 건강 해치기 쉬운 요즘이네요, 작은 동거인 빠른 쾌유 바랍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향팔

borumis
에고 요즘 정말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다들 콜록 훌쩍..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전 템페스트의 폭풍우가 버지니아로 향하다 버뮤다 섬 근처에서 난파된 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장을 읽으니 제임스 1세의 약혼녀인 덴마크 앤 왕비를 폭풍우에 가둔 마녀 음모론에서도 영감을 받았을 수 있겠네요.. 프로스페로도 일종의 흑마 술사니..
그리고 제임스 1세의 공포와 불안과 동시에 어쩔 수 없는 그의 마녀 및 마녀 고문에 대한 매료는 약간 변태같지만.. 어쩌면 공포영화를 못 본 다고 얘기하면서 오징어게임이나 킹덤 장화홍련 쏘우 등 박스오피스 및 OTT 힛트를 쳤던 오컬트 공포영화 잔혹 스릴러 슬래셔들이 생각났는데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bear-baiting이나 처형장면들을 보면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살며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지 않으면 못 참는 이중 심리가 있는 듯 합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셰익스피어 연극 중 제일 좋아하는 게 제일 잔인하고 끔찍한 비극들이네요.. 킹 리어에서 눈알을 뽑거나 맥베스의 피튀기는 장면 등..
예전에 고등학교 때 맥베스 배우면서 봤던 로만 폴란스키 (1971) 버전에서도 좀 잔인했지만 나중에 패트릭 스튜어트 주연의 Rupert Goold (2004) 버전에서 마녀들이 전장 간호사들처럼 나온 게 제일 악몽같이 무서웠어요;;;
https://youtu.be/PrTz3ok8jKs?si=CJXocM9wqb1gUwly
그리고 가장 멋진 세 마녀 장면으로 꼽는 건 애플티비에서 나온 Joel Coen 버전(2021)에서 인격이 셋으로 나뉜 듯이 혼자서 3명 역할을 맡은 Kathryn Hunter의 열연을 꼽겠습니다. 와..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도 연기가 멋졌지만.. 이 분이 짱이었어요..;
https://youtu.be/13WWN6rhxM4?si=VzLpEUx9BeTZpJCU

stella15
와, 첫번째 영상은 거의 뮤지컬인데요? 근데 좀 꿈에 나타날까봐.. ㅎㄷㄷ 근데 두번째 영상에 나오는 노파 몸이 정말 유연하네요. 부럽습니다. 저는 몸이 거의 장작깨비라서 유연한 사람만 보면 ...ㅠ

borumis
저도 보구서 통아저씨 뺨친다고 생각했어요.. 신기하죠~

borumis
그리고 중독성 있는 마녀들 장면과 카리스마 넘치는 레이디 맥베스 외에도 맥베스의 넘버 원 장면은 역시.. 가브리엘 제빈의 소설 제목으로도 나온 장면이죠.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크으어~~ㅜㅜb!!)
제가 제일 좋아하는 Ian McKellen 버전
https://youtu.be/4LDdyafsR7g?si=urTn3l_UK1oZVLe9
Patrick Stewart 버전
https://youtu.be/HZnaXDRwu84?si=mIhuKc6PF5DNBHbW
Denzel Washington 버전
https://youtu.be/48Gxm3FFzw4?si=91foaId8o6GVoHYU
Michael Fassbender 버전 (4분30초 쯤 나오는데.. 너무 작게 말해서 못 들을 뻔;;)
https://youtu.be/N-hZPVkve6U?si=RH96iV-kg_qb7e0F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소꿉친구인 두 사람이 함께 게임을 만들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이 책은 대학생들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플로피디스크 하나로 게임계를 뒤집을 수 있었던 1990년대 ‘문화의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청춘 로맨스이자 성장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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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저도 이안 맥켈런이 제일 좋아요, 나의 영원한 간달프 할부지…

borumis
저 간달프 떨어지는 장면에서 영화관에서 엉엉 할아버지 죽은 것처럼 울었어요..ㅜㅜ 근데 영화 끝나고 '괜찮아.. 나 간달프 어떻게 되는 줄 알아' 했더니 내 친구가 그거 보고 도대체 그럼 왜 운 거냐고;;;

오도니안
셰익스피어 못지 않은 이중의식의 대가이신 걸까요? 갠달프가 안 죽었다는 건 알아. 하지만 죽는 장면은 슬퍼. ^^

borumis
제가 기가 막혀하는 그 친구한테 '아니 그럼 간달프가(와) 떨어지는데 어떻게 안 울 수가 있어!!'하고 도리어 이해를 못 하겠다는 반응;;

오도니안
이중의식이 아니라 불순한 의식...

borumis
ㅋㅋㅋㅋ 거의 흙탕물 수준입니다.

오도니안
크으어~!!

borumis
고문도구 중 여기서 불쌍한 Geillis Duncane에게 쓰인 도구 Pilliwinks는 이름은 귀여운 요정같은데 용도는 전혀 귀엽지 않은;;; thumbscrew가 말그대로 엄지손가락을 비틀었다면.. 이건 다른 손가락들을 비트는 용도로 쓰였다네요..;;; 인간은 참 잔인하고 끔찍한 것에 매료되기도 하고 이런 쪽으로 창의성이 뿜뿜 살아나는 건지..;;; 에휴..



향팔
으, 한강 <소년이 온다>에 나왔던 모나미 볼펜 고문도 생각나네요.

borumis
아아악;;; 제가 여태껏 '소년이 온다'를 재독 못해요.. 넘 고통스러움..

향팔
그래도 다 읽으셨으니 대단합니다.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으셨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YG
제가 한때 따라 읽었던 노르웨이 스릴러 작가 가운데 요 네스뵈가 있습니다. 그 네스뵈가 『맥베스』를 다시 쓴 작품이 있어요. 호가스 셰익스피어 프로젝트의 한 권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호가스 출판사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현대 독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고, 또 그 의미를 확장하기 위해서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유명 작가가 다시 쓰게 하고 있습니다.
호가스 셰익스피어로 인터넷 서점에서 입력하면 마거릿 애트우드(『템페스트』), 트레이시 슈발리에(『오셀로』), 하워드 제이컵슨(『베니스의 상인』), 지넷 윈터슨(『겨울 이야기』) 등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시 써서 펴냈어요. 요 네스뵈는 『맥베스』를 선택해서 다시 썼고요.
저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같이 읽었던 분들(JYP, 혼비 작가)은 실망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

맥베스노르웨이의 국민 작가이자, 영 미 스릴러를 대표하는 두 거장 마이클 코넬리와 제임스 엘로이마저도 칭송해 마지않는 범죄소설의 천재인 요 네스뵈가 불멸의 고전이자 문학사상 가장 강렬한 비극으로 꼽히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만났다.

마녀의 씨2016년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그의 희곡들을 현대 소설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네 번째 주자는 <눈먼 암살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마거릿 애트우드이다.

뉴 보이'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주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원작자 트레이시 슈발리에이다. <뉴 보이>는 <오셀로>의 플롯과 인물 관계를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감정적 격동기를 겪는 소년 소녀의 하루 속에 원작을 압축해 담아냈다.

샤일록은 내 이름2016년 윌리엄 셰익스 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그의 희곡들을 현대 소설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두 번째 주자는 <영국 남자의 문제>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하워드 제이컵슨이다.

시간의 틈2016년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작가들이 그의 희곡들을 현대 소설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첫 번째 주자는 휫브레드상 수상작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로 잘 알려진 지넷 윈터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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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맞아요! 호가스 셰익스피어 책들 다 재미있어요! 전 Ian McEwan의 넛셸도 추천합니다. 햄릿을 태아의 시점에서 해석한건데.. 와.. 재미있었어요.

넛셸<속죄>, <체실 비치에서>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현대 영문학의 대표 작가 이언 매큐언의 최신작이자 열네번째 장편소설로, 자궁 속 태아를 화자로 내세워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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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
ㅎㅎ 이거 가지고 세 분이서 또 논쟁 벌이셨나요?
전 북유럽 소섦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딱히 좋은 줄 모르겠던데 소개해 주신 책 언제고 함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향팔
독서가 아직도 10장에서 멈춰 있는 중인데; <햄릿>으로 가는 길에 리처드 왕 시리즈가 나오길래 수다 떨러 또 왔습니다.
먼저 <리처드 2세>는 아주 섬세하더라고요, 치열하기도 하고. 인물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시와 같고… 아니 그냥 작품 전체가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어요. 극 중간쯤에 가서 리처드 왕에 대한 쿠데타가 성공하는데, 이후부터는 하루아침에 권좌에서 끌려내려온 전직 군주의 심리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대목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리처드가 왕관을 내어 놓는 장면과, 폼프릿 성 감옥에서의 마지막 독백(그린블랫 책에도 나오죠)입니다. 연극 공연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었어요.
그린블랫 책에서는 <리처드 3세>가 나중에 나온 <리처드 2세>보다 기량이 쪼금 딸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예시로 대사도 한 대목 실려 있지만, 저는 그 장면을 읽을 때 그런 건 잘 못 느꼈어요. 리처드가 보스워스 들판에서 최후의 결전을 앞둔 밤, 자신이 살해한 모든 이의 영혼과 조우하며 느끼는 공포가 극도의 분열과 혼란으로 나타나는 장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confrontation도 살짝 생각나고요.)
‘곱사등이 두꺼비’로 태어나 ‘지옥의 사냥개’로 살았기에 세상 모두에게서 멸시받고, 심지어는 낳아준 어머니로부터도 저주받은 존재. 그래서 천국이란 왕관에 있는 것이라고 믿었고, 믿어야만 했고, 그것을 위한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았으며, 완벽한 이기주의자인 자신을 부인하지 않았던 리처드. 보스워스 전투에서 타고 있던 말을 잃고 난 뒤, “말을 다오! 말을! 말 한 필이면 내 왕국도 주리로다!” 반복하며 부르짖는 외침이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대사라는 사실은, 리처드 3세의 ‘악’을 혐오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로 남습니다.

리처드 2세'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15권. 학정으로 치닫던 리처드 2세가 에드워드 3세의 넷째 아들인 랭커스터 공작 아들, 즉 사촌 헨리 볼링브루크(훗날 헨리 4세)에게 밀려나 플랜타저넷 왕가에서 랭커스터 왕가로 바뀌는 잉글랜드 역사의 한 대목이다.

리처드 3세에드워드 4세 치하에서 왕위 계승 앞 순위 자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며 드디어 왕위에 오른 리처드 3세 통치 2년, 그리고 1485년 헨리 리치먼드(훗날 헨리 7세)가 보스워스 전투에서 승리해 튜더 왕조를 여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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