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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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를 비롯하여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다른 이론가들이 원했던 것은 좀 더 정돈된 질서를 가진 것이었다. 무대는 언제나 한 장소만을 표현해야 하며, 연극의 시간은 최대한 하루 내에서 표현되어야 한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또한 비극에서부터 발화되어 고양된 감정들은 절대로 “경멸스러운 장난질”이나 희극의 외설적인 웃음으로 더럽혀져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러한 것들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유래한 정석 시학에서의 금지와 제한들이었고, 셰익스피어와 그의 동료 전문 극작가들이 거의 언제나 관례적으로 성실하게 위반해 왔던 것들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사람은 『한여름 밤의 꿈』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동시에 한 책상에 펼쳐 놓고(그리고 동일한 상상력으로) 글을 써 나간 사람이며, 어느 한 사람의 환희로 가득 찬 웃음소리가 거의 아무런 어려움 없이 다른 사람에게는 쓰디쓴 눈물로 치환될 수 있음을 간파한 인물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주어진 상황의 우연한 기회를 포착하여 이를 최대한 전략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유롭고 너그럽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이는 것. 이 양쪽의 강력한 혼합에 비할 만한 건 로페스의 처형장에서 군중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셰익스피어의 마음속에 일어났던 전용적 수긍과 도덕적 반감의 혼합이다. 그 순간에도 그의 정신 속에 이것들이 작용했을지 모른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1장. 왕에게 마법 걸기> p.61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주는 화요일에 대차게 비가 내리고 나서 정말로 봄이네요. (하지만, 독감과 코로나19 유행 중이니 다들 조심하세요! 우리 집 작은 동거인도 나흘째 학교 못 가고 있어요;) 셰익스피어와 함께 한 4월 벽돌 책 함께 읽기도 막바지입니다. 오늘 4월 25일 금요일부터 이번 주말에는 읽기표대로 11장 '왕에게 마법 걸기'를 읽습니다. 작품으로는 『맥베스』를 중심에 놓고서 셰익스피어와 엘리자베스 1세에 이어서 잉글랜드 왕이 된 제임스 1세의 관계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그 고리는 『맥베스』에서도 비중 있게 등장하는 세 마녀의 '마녀'입니다. 이렇게 11장을 주말까지 읽고서 월요일, 화요일에 12장을 읽고 이번 책은 마무리합니다.
마녀들은-으스스하고, 정의되지 않고, 안정적인 위치로 고정되거나 이해되지도 않는 그들은-셰익스피어가 그의 위대한 비극들에서 받아들인 불투명성의 원칙을 구체적인 형태의 현현으로 보여 주는 상징적인 화신들이다. 셰익스피어의 극장은 관례적인 설명들이 흩어지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환상과 육체가 서로를 어루만지는, 회피적이고 모호한 공간이다. 예술에 대한 그의 이러한 인식은, 길리서 던케인의 자리를 대신하여 왕의 경이로운 시선 앞에서 극적으로 연출된 마녀의 세계를 공연한다는 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말해 준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1장, 616쪽,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책이 너무 좋아서 마무리가 온다는 게 아쉽습니다.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하여 건강 해치기 쉬운 요즘이네요, 작은 동거인 빠른 쾌유 바랍니다.
에고 요즘 정말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다들 콜록 훌쩍.. 모두 건강 유의하시길.. 전 템페스트의 폭풍우가 버지니아로 향하다 버뮤다 섬 근처에서 난파된 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 장을 읽으니 제임스 1세의 약혼녀인 덴마크 앤 왕비를 폭풍우에 가둔 마녀 음모론에서도 영감을 받았을 수 있겠네요.. 프로스페로도 일종의 흑마술사니.. 그리고 제임스 1세의 공포와 불안과 동시에 어쩔 수 없는 그의 마녀 및 마녀 고문에 대한 매료는 약간 변태같지만.. 어쩌면 공포영화를 못 본 다고 얘기하면서 오징어게임이나 킹덤 장화홍련 쏘우 등 박스오피스 및 OTT 힛트를 쳤던 오컬트 공포영화 잔혹 스릴러 슬래셔들이 생각났는데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bear-baiting이나 처형장면들을 보면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 살며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지 않으면 못 참는 이중 심리가 있는 듯 합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셰익스피어 연극 중 제일 좋아하는 게 제일 잔인하고 끔찍한 비극들이네요.. 킹 리어에서 눈알을 뽑거나 맥베스의 피튀기는 장면 등.. 예전에 고등학교 때 맥베스 배우면서 봤던 로만 폴란스키 (1971) 버전에서도 좀 잔인했지만 나중에 패트릭 스튜어트 주연의 Rupert Goold (2004) 버전에서 마녀들이 전장 간호사들처럼 나온 게 제일 악몽같이 무서웠어요;;; https://youtu.be/PrTz3ok8jKs?si=CJXocM9wqb1gUwly 그리고 가장 멋진 세 마녀 장면으로 꼽는 건 애플티비에서 나온 Joel Coen 버전(2021)에서 인격이 셋으로 나뉜 듯이 혼자서 3명 역할을 맡은 Kathryn Hunter의 열연을 꼽겠습니다. 와.. 덴젤 워싱턴과 프랜시스 맥도먼드도 연기가 멋졌지만.. 이 분이 짱이었어요..; https://youtu.be/13WWN6rhxM4?si=VzLpEUx9BeTZpJCU
와, 첫번째 영상은 거의 뮤지컬인데요? 근데 좀 꿈에 나타날까봐.. ㅎㄷㄷ 근데 두번째 영상에 나오는 노파 몸이 정말 유연하네요. 부럽습니다. 저는 몸이 거의 장작깨비라서 유연한 사람만 보면 ...ㅠ
저도 보구서 통아저씨 뺨친다고 생각했어요.. 신기하죠~
그리고 중독성 있는 마녀들 장면과 카리스마 넘치는 레이디 맥베스 외에도 맥베스의 넘버 원 장면은 역시.. 가브리엘 제빈의 소설 제목으로도 나온 장면이죠.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크으어~~ㅜㅜb!!) 제가 제일 좋아하는 Ian McKellen 버전 https://youtu.be/4LDdyafsR7g?si=urTn3l_UK1oZVLe9 Patrick Stewart 버전 https://youtu.be/HZnaXDRwu84?si=mIhuKc6PF5DNBHbW Denzel Washington 버전 https://youtu.be/48Gxm3FFzw4?si=91foaId8o6GVoHYU Michael Fassbender 버전 (4분30초 쯤 나오는데.. 너무 작게 말해서 못 들을 뻔;;) https://youtu.be/N-hZPVkve6U?si=RH96iV-kg_qb7e0F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소꿉친구인 두 사람이 함께 게임을 만들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이 책은 대학생들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플로피디스크 하나로 게임계를 뒤집을 수 있었던 1990년대 ‘문화의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청춘 로맨스이자 성장물이다.
저도 이안 맥켈런이 제일 좋아요, 나의 영원한 간달프 할부지…
저 간달프 떨어지는 장면에서 영화관에서 엉엉 할아버지 죽은 것처럼 울었어요..ㅜㅜ 근데 영화 끝나고 '괜찮아.. 나 간달프 어떻게 되는 줄 알아' 했더니 내 친구가 그거 보고 도대체 그럼 왜 운 거냐고;;;
셰익스피어 못지 않은 이중의식의 대가이신 걸까요? 갠달프가 안 죽었다는 건 알아. 하지만 죽는 장면은 슬퍼. ^^
제가 기가 막혀하는 그 친구한테 '아니 그럼 간달프가(와) 떨어지는데 어떻게 안 울 수가 있어!!'하고 도리어 이해를 못 하겠다는 반응;;
이중의식이 아니라 불순한 의식...
ㅋㅋㅋㅋ 거의 흙탕물 수준입니다.
크으어~!!
고문도구 중 여기서 불쌍한 Geillis Duncane에게 쓰인 도구 Pilliwinks는 이름은 귀여운 요정같은데 용도는 전혀 귀엽지 않은;;; thumbscrew가 말그대로 엄지손가락을 비틀었다면.. 이건 다른 손가락들을 비트는 용도로 쓰였다네요..;;; 인간은 참 잔인하고 끔찍한 것에 매료되기도 하고 이런 쪽으로 창의성이 뿜뿜 살아나는 건지..;;; 에휴..
으, 한강 <소년이 온다>에 나왔던 모나미 볼펜 고문도 생각나네요.
아아악;;; 제가 여태껏 '소년이 온다'를 재독 못해요.. 넘 고통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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