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비극을 어떻게 조립할 것인지 다시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비극적 줄거리가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하는 데에 사건의 인과 관계 설명이 얼마만큼 필요한가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고, 한 인물을 설득력 있게 드러내기 위해 그의 행동을 설명하는 명쾌한 심리적 근거 또한 얼마만큼이나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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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세익스피어는 연극의 효과를 헤아릴 수 없이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그가 줄거리에서 핵심적인 설명이 되는 요소를 빼 버린다면, 그래서 현재 일어나는 행위들을 뒷받침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 동기, 또는 도덕 원칙이 설명되지 않도록 가로막아 버린다면, 오히려 관객과 그 자신에게 특히나 열정적이고 강렬한 반응이 솟구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극작의 중요한 핵심은 풀어야 할 수수께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설명되지 않는 불투명성 (opacity)을 전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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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의미심장한 작법이군요.
장맥주
실력 어중간한 사람이 따라하면 가랑이 찢어질 작법인 듯합니다. ^^
장맥주
“ 이 불투명성이야말로 기존의 논리적 설명이 속박, 수납하고 있던 엄청난 양의 극적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셰익스피어는 깨달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그 이전부터 줄거리상의 공식적 설명이나 구실에 대해 - 심리적이거나 신학적인,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 양식의 이유에 대해서 - 비꼬듯 회의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다. 그의 연극들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이 거의 전적으로 불가해하며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고, 바로 이런 관점에서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희극과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비극을 썼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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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지만 적어도 사랑은 확연히 알아볼 수 있는 동기라도 됐다. 「햄릿」에서 세익스피어는 자신이나 관객에게, 극의 진행 사항들이 모두 이치에 들어 맞게 해주는 익숙하고 합리적인 근거나 설명을 제공하여 저자와 관객을 안심 시켜 주기를 거절한다면, 무언가 헤아릴 수 없이 심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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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핵심은 단지 불투명성을 만들 어 내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그저 혼탁하고 지리멸렬한 연극이 될 테니까. 그보다 셰 익스피어는 자신의 천재성과 엄청난 성실성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희곡 작업에 매달린 결과 얻어낸, 극작에서의 내적 논리, 즉 시적인 일관성에 점점 더 기대게 되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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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피상적인 의미 구조를 뜯어내 버리고, 그는 극 내부에서 울리는 핵심적인 주제들의 낭랑한 반향, 떠오르는 이미지들의 섬세한 발전 과정, 각 장면이 서로 의미 있게 배치되는 탁월한 편성, 관념의 복잡한 전개, 병치되는 줄거리들의 결합, 심리적 집착을 드러내는 폭로를 통해서 연극의 내적인 구조를 구축해 냈던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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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햄릿」에서 이 개념 구조상의 혁신은 기술적인 것이었다. 즉 그것은 셰익스피어가 비극을 구상하면서 내렸던 실제적인 선택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 시작이 되는 지점이 바로 왕자의 자살 충동적인 우울증과 그가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수께끼적 광기였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미학적 전략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인물의 동기를 설명하지 않고 없애 버리는 것은 그가 작가로서 행하던 극작 기술의 실험적인 측면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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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햄넷의 죽음 이후, 그것은 존재 자체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근본적인 자각 변화를 의미했다. 이것은 곧 어떤 것들은 입 밖에 내어 말해야 하고, 어떤 것들은 그저 침묵한 채 가라앉혀야 하는지를 구분하는 그의 이해였으며, 또한 깔끔하게 정리되고 잘 다듬어지고 안정감 있게 잘 빠진 것들보다도 어딘가 어수선하고 손상되고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는 것들을 더욱 선호하는 그의 취향의 표현이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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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주원장은 한시에 쓰인 글자 하나 갖고 자기를 비난하는 뜻이라며 역모죄로 처형했다는데, 카톨릭적인 함의가 많은 연극이 검열을 통과해서 상영될 수 있었다는 게 좀 신기해요.
장맥주
조선시대 여러 사화도 떠오릅니다. 설공찬전이 금서가 된 배경도 생각나고요.
장맥주
“ 셰익스피어는 리어의 행동이 더욱 자의적으로 보이면서 또한 더 깊은 심리적 욕구에 기반한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의 리어는 권력의 정점에서 은퇴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동시에 나약한 의존적 존재가 되는 것은 견디지 못하는 사람인 것이다. 국가와 가정에서 모두 절대 권력자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싶지 않은 그는 공식적인 제의를 일으킨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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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리어는 답을 요구한다. "말하라." 그녀가 "아무것도 아닙니다."(1.1.85-86)라고, 연극 전체에서 내내 어둡게 울려 퍼지는 이 의미심장한 말을 입에 올렸을 때, 리어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던 것을 듣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공허, 존경의 상실, 정체성의 절멸. 연극이 끝날 때, 이러한 절멸은 리어에게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형태로 다가온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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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
오늘 완독했습니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들은 많이 들어봤지만 읽어본 작품 두어개, 연극이나 영화로 접한 작품 서너 개정도 였습니다. 이번 벽돌책을 읽으며 거론된 작품들을 같이 따라가면서 예전에 읽었을 때보다 훨씬 이해도가 높아져서 정말 좋았습니다. 남아있는 자료가 별로 없어서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쓰여졌지만 그 바탕이 되는 자료가 그의 문학이었기 때문에 그의 현실을 작품 속에 녹여낸 작가로서의 모습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시대의 종교박해, 유대인의 실상, 개인적으로는 불행했던 결혼 생활, 가족과 떨어져 지낸 일상, 신분의 문제.. 여러 측면에서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을 분석해서 이렇게 훌륭하게 서사를 만들어 내고 이렇게 잘 읽히게 쓴 그리블랫 교수님, 정말 대단하네요. @YG 덕분에 4월에도 좋은 책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
YG
@Nana 님도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 책은 Nana 님 취향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 다음에 또 꽂히는 벽돌 책 있을 때 함께 해요. 말씀하셨던, 벽돌 책 'Replay' 모임은 고민 중입니다.
장맥주
“ 「태풍」의 주인공은 왕족 대공이자 강력한 마술사지만, 그는 또한 틀림없이 위대한 극작가이기도 하다. - 인물들을 조종하고, 그들을 서로의 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짜 맞추려고 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연출하기도 하므로, 과연 그의 왕자다운 힘은 정확히 자신이 창조해 낸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극작가의 힘이며, 그의 마술적 힘은 시공간을 바꾸고, 생생한 환영을 자아내며, 주문을 외우는 극작가의 힘과 맞아떨어진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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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셰익스피어의 연극에서 극작가 자신의 모습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는 연극을 쓰는 사람에 대한 것보다 이 삶에는 더 홍미로운(혹은 최소한 더 극적인)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때때로 리처드 3세나 이아고, 혹은 오톨리커스나 폴리나 같은 인물 속에서 살짝 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는 그 자신을 숨겨 두었다. 하지만 「태풍」에서 마침내 그는, 표면 위로 직접적으로 드러났다고는 할 수 없어도, 최소한 그림자 의 윤곽이 포착될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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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완독했습니다. 셰익스피어와 셰익스피어의 작품뿐 아니라 문학 전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네요. 이번에도 좋은 책 추천해주신 @YG 님과 함께 읽어주신 다른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저도 끝에 한 챕터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셰익스피어 사후에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더 높아지게 된 과정이라든가, 현대 희곡 혹은 문학에 셰익스피어가 남긴 영향 같은 게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borumis
저도 마지막이 좀 아쉬웠어요. 뭔가 셰익스피어의
인생처럼 잘나가던 도중에 끊긴 느낌..;; 뭔가 해석의 여운도 남고.. 그나마 전 Afterword가 책 끝에 있어서 좀 마무리 느낌이 나던데.. 이걸 한글판에선 400주기 기념 글로 맨 앞에 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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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책을 직접 번역한 번역가와 함께~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