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오, 유현의 미학이 뭔지 몰라서 검색해봤는데 참 오묘하네요. 우리에게도 낯선 개념이 아닌 것 같아요. @오도니안 님 덕분에 또 새로운 걸 배워갑니다.
선불교의 개념인가봐요. 덕분에 배워갑니다. 뭔가 서양 중세 고딕 양상이 사람을 압도하는 숭고함을 추구하는 이미지면 동양은 좀 더 친숙하고 일상적인 자연에서 고아하고 현묘함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10, 11장은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12장은 왠지 쓸쓸함이 진하게 남습니다 읽는동안 셰익스피어에 별 관심이 없었음을 확실히 깨닫고 충격을 받았지만 점점 빨려들어가며 결국 완독했습니다 4개월이 지나니 열정 가득한 댓글에도 조금 익숙해지는거 같습니다 냉전 어머니의탄생 모두 기대됩니다 5월에 뵐게요
셰익스피어는 왕의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던 어두운 환상을 깊게 채굴해 내고 있었다. 모든 것들이 다 여기에 있었다. 사람을 그 자신의 파멸로 끌어들이도록 고안된 애매모호한 예언들, 한때 덴마크의 앤을 위협하던 “배를 난파시키는 폭풍우와 무시무시한 천둥들”, 정당하게 왕위에 오른 자들을 향한 살인적인 증오, 환영과도 같은 유령의 모습, 악마 같은 회피, 신체 부위들의 역겨운 혼합물, 심지어 마녀들이 악마적인 장난을 위해 체를 타고 모여드는 장면까지 이 연극에 있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하지만 『맥베스』는 왕족을 만족시키거나 대중을 안심시키면서 편안하게 안주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가 작업한 재료 요소들은 그 안에서 무언가 극도로 특이한 지점을, 연극의 주요 계획에 편입되지 않는 그 어떤 것을 촉발시켰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주어진 상황의 우연한 기회를 포착하여 이를 최대한 전략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유롭고 너그럽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이는 것. 이 양쪽의 강력한 혼합에 비할 만한 건 로페스의 처형장에서 군중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셰익스피어의 마음속에 일어났던 전용적 수긍과 도덕적 반감의 혼합이다. 그 순간에도 그의 정신 속에 이것들이 작용했을지 모른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맥베스』에서의 불투명성은, 앞서 셰익스피어가 『햄릿』, 『오셀로』 그리고 『리어 왕』에서 놀라운 수준으로 보여 주었던 것과 같이 인물의 행동의 동기를 과감하게 삭제함으로써 생겨난 것이 아니다. 햄릿이 왜 광기를 가장하는지, 혹은 이아고가 왜 오셀로를 증오하는지, 리어가 왜 딸들의 사랑을 시험하는지에 대해서는 관객이 정확히 모를지 몰라도, 맥베스가 왜 덩컨 왕을 죽이려고 하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아내에게 부추김을 받으며, 그 자신이 왕관을 차지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고문처럼 고통스러운 독백에서, 맥베스는 그가 자신의 살인적인 환상들에 당혹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익숙하고 관례적인 동기의 중심에는 어둡고 공허한 구멍이 있다. — “아무것도 그게 아닌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맥베스 안에 뚫려 있는 이 구멍은 그의 의식과 연극의 내적 세계의 어둠의 존재인, 마녀들에게로 이어진다. 그들이 정말로 덩컨을 살해하고자 하는 생각을 맥베스의 마음에 불어넣은 것일까, 아니면 그 생각은 그들을 만나기 전부터 이미 그 안에 존재했던 것일까?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없는 것 말고는.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정환 옮김
맥베스시인이자 소설가, 무대 연출.기획자, 번역가로 내공을 쌓은 김정환이 번역을 맡은 셰익스피어 전집. 5차에 걸쳐 출간될 예정이며, 이번에 출간된 1차분에는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 <폭풍우>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5권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어 번역으로 읽어도 좋네요. tautology 동어반복적 논리 속에서 진실이 느껴지는 미묘함.. 근데 '이보척보'는 한참 고민했어요;; 이것은 원래 어떤 연극인가..;;
정말 예전에는 왜 그렇게 이상한 한자어로 번역을 했는지.. 백경이나 마적 같은 제목도 그렇고요. 저는 제목 때문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가 무슨 마적단 나오는 내용인 줄 알았어요. 그중에서도 이척보척은 심하죠. 자에는 자로, 이것도 좀 이상하긴 해요, 언뜻 보면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잣대엔 잣대로.. 라고도 번역하던데 좀더 신박한 번역이 없을까 생각해봤지만 딱히 또 떠오르지도 않더라고요.
ㅋㅋ 이보척보라고 썼네요.. 이척보척도 근데..정말 입에 안 붙는 말이네요;;; 아니 애초에 뜻도 좀 묘하게 다른 듯..
연극이 끝나면서 기괴한 자매들은 언급되지 않은 채로 남으며, 연극 내부에서 그들의 역할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는다. 셰익스피어는 이 연극에 특정한 국지성이 부여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으며, 극 중 위협의 성격이 마녀들이라는 형태로 한정되는 것도 거절했던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마녀들은 — 으스스하고, 정의되지 않고, 안정적인 위치로 고정되거나 이해되지도 않는 그들은 — 셰익스피어가 그의 위대한 비극들에서 받아들인 불투명성의 원칙을 구체적인 형태의 현현으로 보여 주는 상징적인 화신들이다. 셰익스피어의 극장은 관례적인 설명들이 흩어지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환상과 육체가 서로를 어루만지는, 회피적이고 모호한 공간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제임스 1세의 마녀 로망을 실컷 충족시켜주는 연극으로만 남을 수도 있었을 <맥베스>, 그건 그거고 그걸 또 영원한 마스터피스로 만들어버리는 극작가의 능력… 대단하네요.
어찌 보면 예능 업계의 수완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또 그걸 대중성과 예술성의 토끼를 둘 다 잡은...셰익스피어는 난 사람이었죠.
이제 12장 한 챕터만 남았는데, 다 읽어버리기가 싫어지는 이 마음은 뭘까요. 이별하기 싫다 하하하! 얼마 전에 강유원 선생님도 <세계를 향한 의지>는 셰익스피어를 공부해 보겠다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소개하시면서, 이 책을 읽고 나니까 그동안 셰익스피어에 대해서 좀 안다고 떠들었던 것들이 도대체 뭘 알고 떠들었나 하는, 그런 자괴감이 심하게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셰익스피어 역사극에 관해 강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에 이 책을 읽으니 그런 생각이 굉장히 어이없는 야욕에 불과하지 않나 좌절하게 되었다고, 이 책을 극찬 하시더만요. 잘 모르지만 그 말씀이 조금 이해가 되려고 합니다. 나중에 윌의 작품들을 같이 옆에 쌓아놓고 여러 번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향팔이 이번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의 최고의 페이스 메이커는 향팔이 님이시죠! 고맙고 또 그 아쉬운 마음 이해합니다. :) 5월이든, 또 다음이든 그때도 다른 벽돌 책으로 즐거운 시간 가지면 좋겠습니다. 참, 저는 꼬꼬마 때 (기자 생활 초입에) 강유원 선생님과 교류한 적이 있었는데. (제 첫 책을 아주 좋게 읽으시고 출판사 통해서 만나서 이런 저런 조언을 들었었거든요.) 저도 강 선생님 책은 꼭 챙겨 읽는 독자입니다. 허투루 책 추천을 안 하시는 분이신데, 『세계를 향한 의지』 극찬을 하셨다고 하니, 괜히 제가 으쓱합니다. 하하하! 강유원 선생님의 고전 강의 시리즈는 저도 여러분에게 권하는 책입니다. 다들 한 번씩 챙겨 보세요!
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이 책은 2009년 2월부터 11월까지 동대문구에 있는 정보화도서관에서 큰 호응을 받았던 강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는 고전들을 골라 지식에 관한 '총체적인 통찰'을 꾀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
역사 고전 강의 -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2009년부터 40주 단위로 공공 도서관에서 인문학 연속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철학자 강유원의 두 번째 책. 첫 번째 책 <인문 고전 강의>가 인문학 전반에 걸친 기본적인 고전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인문학의 세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 중 역사만을 다루어 좀 더 깊이 있는 인문학 공부와 역사철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학 고전 강의 - 내재하는 체험, 매개하는 서사강유원의 ‘고전 연속 강의’ 시리즈 마지막 권. 이번 책에서 다루는 문학 작품들은, 가장 오래된 문학 형식인 영웅 서사시(길가메쉬 서사시, 오뒷세이아)부터, 서사시의 새로운 형식이라 할 셰익스피어의 드라마(맥베스, 오셀로), 그리고 현대 소설(모비딕)에 이르기까지, 서사 고전들을 다룬다.
우아 @YG 님 예전부터 강유원 선생님과 교류가 있으셨군요. 그분 디게 까다로우신 것 같던데 YG님 책을 좋게 읽으셨다니 와 저도 읽어볼래요. 사실 저는 따지고보면 강유원샘 덕분에 책걸상 벽돌책 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쫌 억지인가 하하) 강샘이 지난 2월부터 매주 수원평생학습관에서 <옥스퍼드 세계사> 읽기 강의를 하시는데, 강연 녹취를 본인 팟캐스트에 올려서 모든이가 언제든 들을 수 있게 해주시거든요. 그 강의계획서를 보려고 평생학습관 홈피에 들어갔는데 거기 <월간 강양구>가 똭! 보이길래 냅다 신청해서 들었더니 이게 또 보통 재밌는게 아니라…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책걸상도 처음 알게 되고 그믐의 벽돌책 읽기 모임도 알게 된 것이랍니다. <3월 1일의 밤>을 읽을 때는 글은 몇 개 못 올렸지만 책은 다 읽었어요. 그 책이 참 좋았던지라 앞으로도 계속 어떻게 꼽사리 껴볼 생각이었는데 이달에 그린블랫 책을 계기로 글도 많이 올리게 되었네요. 5월에도 함께 하겠습니다.
옥스퍼드 세계사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 펴내는 '도판과 함께 읽는 옥스퍼드 역사 시리즈(The Oxford Illustrated History)'의 세계사 편이다. 저자는 펠리페 페르난데스아르메스토 외 10인이고, 각종 사진과 도표 일러스트 등이 150여 컷 삽입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오오 수원평생학습관에서 좋은 강의가 많네요. 덕분에 월간 강양구 신청했습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잃어버린 나와 내 로맨스의 복원🛠️『사랑도 복원이 될까요?』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
그믐의 흑백요리사, 김경순
브런치와 디저트 제대로 만들어보기ㅡ샌드위치와 수프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