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분명히 짧게나마 황홀한 축복의 순간들을 경험한 적은 있었을 테지만, 그는 자신이 그토록 강렬하게 쓰고 꿈꾸었던 사랑을 절대 발견하지도 실현하지도 못했다.
이 상실의 감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 믿음과 사랑의 공허함에 대한 회의적 암시 - 평범한 신사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것은 그에게 중대한 성취일 수 있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69,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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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eJ
저도 오늘 완독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더 많이 ,더 깊이 알았더라면 더 유익한 독서였을 듯 한데..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4월의 좋은 책 감사드립니다. 5월도 기대됩니다
YG
@borumis 저도 처음 읽었을 때는 '이렇게 마무리한다고?' 그랬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이게 최선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저자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해 보자면, 갑작스러운 은퇴로 삶을 말줄임표로 남긴 셰익스피어의 삶에 이 작품도 운을 맞추고자 했던 듯해요. 또 다들 11장을 읽으시면서 새삼 고개를 끄덕이신 '여백의 미학'을 이 평전을 통해서 재현한 것으로도 읽히고요. @달맞이 님께서 12장에서 느낀 쓸쓸함도 그렇고.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YG
@달맞이@FiveJ 두 분도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이 책 처음 읽고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몇 개 찾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작가를 아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는 법이죠.
우리 5월에도 또 즐겁게 벽돌 책 함께 읽어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드디어 오늘 4월 28일 월요일과 내일 4월 29일 화요일 마지막 장 12장 '일상적인 것의 승리'를 읽으면서 이 책을 마무리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리어왕』과 『템페스트』 같은 작품을 통해서 셰익스피어의 돌연한 은퇴 또 딸과의 관계를 짚으면서 책을 마무리하고 있어요.
앞에 다른 댓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갑작스러운 마무리가 셰익스피어의 마무리와 대구를 이루는 것처럼 읽혀서 저는 나쁘지 않았답니다. 마무리 인사는 사흘 후에 다시 드릴게요.
연해
한 분 한 분 완독하신 분들이 생겨 살짝 조급한 마음이 들었는데, 주말 내내 부지런히 읽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그의 작품을 더 많이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아요. 물론 그래도 좋았습니다. 작가와 작품은 떼어놓고 봐야 하는 걸까, 라는 고민에 종종 빠지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애매모호한 마지막 부분에서 살짝 어리둥절했지만 열린 결말이라 생각하려고요.
지난달에 『3월 1일의 밤』을 읽었을 때도, 잘 몰랐던 여러 인물들의 일화를 밀도 있게 다룬 점이 참 좋았는데, 이번 책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셰익스피어의 인간적인(현실적인) 면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어 친숙해진 기분입니다.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는 지점도 몇몇 있었고요(헷).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추측인지는 명확히 알 수 없겠지만요.
이번 달에도 YG님의 탁월한(?) 선택 덕분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아직 3일이 더 남았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도 이 공간이 셰익스피어 이야기로 가득했으면(댓글 20개는 겹치지 않도록 자중하겠습니다...) 좋 겠어요. 5월의 책은 두 권 중 어떤 책이 선택될지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입니다:)
오도니안
@향팔이 @borumis 전 뭔가 명확하고 논리로 표현이 되지 않으면 불편해 하는 강박 같은 것이 있는 편인데 유현 개념이 편해지는데 좀 도움이 되더라구요. 강유원 선생님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는데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믄요
아주 재밌게 완독했구요. 한달에 셰익스피어 희곡 한편씩 읽기 시작해서 리어왕 읽었읍니다. 댓글 못 달아도 열심히 조용히 잘 따라가고 있어서 벽돌책탑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흐뭇합니다
YG
@그러믄요 님, 이번 달에도 함께 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재미있게 완독하셨다고 말씀하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
롱기누스
수원시 평생학습관에 다 들어가봅니다. 당근 신청했구요.. ㅋㅋ 이러다 팬심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YG
@연해 님, 마무리하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3월에 이어서 4월에도 즐겁게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이번 달에는 (일상에 심란한 일이 많아서) 수다에 많이 참여 못해서 아쉬웠어요. 또 다음에도 재미있는 벽돌 책으로 함께 해요!
오도니안
“ 그의 앞길에는 그 어떤 편리한 유산도 떨어지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나타난 부자 친척도 없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 그의 빛나는 장래성을 알아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 이끌어 준 지역 유지도 없었다. 뉴플레이스 저택은 오직 자신의 재능에서 비롯된 상상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고된 노동으로 일구어 낸, 손에 잡히는 물리적 결실이었던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2장 일상적인 것의 승리,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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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
앗, 제가 바로 이 인용을 앞의 감상에 이어서 올리려고 했었답니다. @오도니안 님도 이제 마무리로 달려가시는군요!
혹시 여러분 마지막 장(12장) 읽으면서 이런 생각 해보신 분은 없으세요? 작가의 필터로 살펴보는 은퇴를 준비하는 셰익스피어의 모습이 정말 오늘날과 겹친다는? 가끔, 셰익스피어를 '최초의 근대인'으로 호명하는 상찬을 보곤 했는데, 정말 생활인으로서의 근대인의 원형이 그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해봤답니다.
오도니안
맞아요. 왠지 셰익스피어는 우리 쪽 사람 같고 그 이전은 중세 같고 그런 느낌이 있어요.
stella15
저는 아직 12장을 읽고 있는 중이긴한데 요부분 읽고 갑자기 윌 너마저...? 뭐 그런 느낌이라 고나 할까? ㅎㅎ 어찌보면 이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고, 이 시대도 이런 고민이 있었구나 좀 놀라웠습니다. 더구나 적잖은 재산을 모았을 윌이 그런 고민을 하다니 말입니다. 다른 건, 예전엔 자신의 노후를 위해 자식을 낳는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 안하죠. 그런 점에서 윌은 자신이 뒷방 늙은이 될까봐 두려워 했다는 건 좀 흥미로운 대목인 것 같습니다. 자식이 나의 적이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윌만이 할 수 있는 건지 그 시대에도 보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성계와 이방원의 관계도 좀 생각나고. 돈 있는 사람들은 이런 고민하겠구나 합니다. ㅋ
오도니안
“ 그에게 법적 계약서도 있고, 서약 담보금도 있고, 벌금도 있고, 이중 구매 증빙서도 있고, 회수금도 있었겠지. 이것이 그의 벌금 중의 벌금이요 그가 받는 회수금 중의 회수금인가, 벌건 흙으로 가득한 벌렁 까진 정수리를 회수받게 되는 것이? 그의 증빙서는 과연 그의 구매를 증빙해 줄 것인가, 이중 증빙서로도, 이제 그는 고작 증서 한두 장을 펼쳐 놓은 폭과 넓이 이상으로는 구매할 수 없을 텐데도? 그의 땅에 대한 양도와 증빙 서류들은 이 관 안에 거의 들어가 있지 않다. 그리고 상속인인 그 자신도 이 관 이상의 것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거야, 그렇지?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12장 일상적인 것의 승리,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