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문학과지성사에서 한권짜리 전집이 나와있지만 그건 보기만 해도 다소 숨이 막혀서ㅎㅎ 그냥 따로따로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민음사 판도 안 봤네요) 아침이슬 판은 주석이 전혀 없고 문장도 뭐랄까 딱딱해서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셰익스피어 번역이라는 것이 원체 엄청나게 어렵고 잘하기가 불가능한 영역이라지요?
도장깨기라지만 <두 사촌 귀족>이라는 작품은 도서관에 없어서 못 읽었어요ㅎㅎ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향팔이

borumis
와!! 대단하십니다. 저는 영국식 국제학교에 다녀서 학교에서 셰익스피어를 꽤 많이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King Lear, Macbeth, Hamlet, Othello 4대 비극과 Romeo and Juliet, Merchant of Venice, Twelfth Night, Tempest, Taming of the Shrew, A Midsummer Night's Dream 등 거의 다들 읽어본 굵직한 작품만 알고 희극 대부분과 역사극은 전혀 안 읽어봤어요. 안그래도 영국 역사도 만날 헷갈리는데 역사극은 어떤 순서로 읽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향팔이
@borumis 제가 셰익스피어 역사극을 읽을 때 영국 역사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옥스퍼드 영국사>를 병독하면서 읽었는데요, 이 역사책이 제 수준으로 소화하기엔 참 어려웠습니다. 옥스퍼드 교수님들로부터 고통받은 머리통에 셰익스피어 역사극으로 기름칠을 해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셰익스피어 사극 시리즈는 도서관에서 아침이슬 판으로 빌렸는데, 아무도 안 빌려보는지 책 상태도 좋더라고요.
먼저 <심벨린>부터 시작해서 <존 왕>, <리처드 2세>, <헨리 4세 1,2부>, <헨리 5세>, <헨리 6세 1,2,3부>, <리처드 3세>, <헨리 8세>의 순서로 읽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리처드2세, 리처드3세, 헨리4세, 헨리6세가 좋았고요, 헨리8세는 쫌 별로였어요.
참고로 <심벨린>은 역사 극이라기보다는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천착한 로맨스 극으로 분류한다는데, 로마시대 브리튼이 배경이라 그냥 사극이라고 치고 첫빠따로 읽었습니다. 내용이 쉽고 귀엽고 이것저것 짬뽕된 환상동화의 느낌이었어요.

소피아
사극을 좀 읽어볼까 했는데, 말씀하신 것 중에서 <리처드 2세>, <리처드 3세>를 먼저 시작해야겠네요. 리디셀렉트에 열린책들 < 리처드2세>가 올라와 있긴 한데, 등장인물 이름이 굵게 되어있지 않아서 읽기 불편하다는 평이 달렸더라구요 ㅠㅠ 암튼 도전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근데, 헨리 5세는 별로였나요? 저는 영화 <더 킹: 헨리 5세> 좀 재미있게 봐서 희곡도 기대되던데요..
아 그리고 아래에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는 절판 이네요ㅠ ㅠ

더 킹: 헨리 5세잉글랜드 왕의 후계자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는 방탕한 왕자, 할. 그는 왕궁을 등진 채 민중들과 어울려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남인 그는 헨리 5세로 즉위하고, 그동안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왕궁 내 정치와 혼란, 아버지가 남긴 전쟁을 이끌어가야 하는 젊은 왕. 뿐만 아니라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멘토였지만 이제는 늙은 알코올중독자가 되어버린 기사 존 폴스타프를 포함해, 과거의 삶과 관련된 감정들로 괴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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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이
@소피아 헨리 5세는 재미가 없을래야 없기도 힘들 소재인 전쟁 영웅과 아쟁쿠르 전투를 다루고 있는데도, 저는 상대적으로 진도가 별로 안 나가더라고요. 다른 작품들이 워낙 출중해서 그랬을까요? 근데 이런건 개인 취향 문제이니 관심이 가신다면 읽어보셔요. 어차피 전부 이름값 하는 작품들이니까요 :)

borumis
앗 저도 실은 이 영화 때문에 헨리5세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ㅋㅋㅋ 사심 가득한 독서..

새벽서가
이 책 영어 원서 하드백은 $125 이나 하더라구요. 절판되었어도 도서관에는 있지 않을까요? 존 페이퍼백으로 주문했습니다.

siouxsie
으악! 전 <헨리 5세> 영화가 정말 별로여서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대신 제가 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 <텅빈 왕관>을 예전에 봤는데 이런 명대사가 있어 같이 올려 봅니다.
리처드 2세, 헨리 4세, 헨리 5세 이야기라는데, 대사가 너무 어려워서 한글 자막 쫓아가서 읽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borumis
와우.. 이 대사 좋은걸요? 언젠가 써먹어야지..ㅋ
배우진이 왜이렇게 짱짱한가요;;;

siouxsie
셋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라...안 볼 수 없었는데...보고 나서 정치적 역사적 배경의 한계를 깨닫고 책부터 읽을걸..하고 후회했어요

borumis
저도 역사극들을 읽어보고 저 영화를 봐야겠어요!!

Nana
저 텅 빈 왕관 보고 싶은데 못 찾았어요. 어디서 보셨나요? 이거 말고도 텅 빈 왕관- 장미의 전쟁도 있어서 둘 다 보고 싶더라고요.

borumis
그러게요. 어디서 보셨을까요? BBC two 에서 한다고 나오던데

siouxsie
저도 장미의 전쟁은 못 찾았어요. 저건 진짜 오래 전에 본 거라...어떻게 봤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ㅜ.ㅜ 죄송합니다~

Nana
아니에요…죄송하긴요 ^^

소피아
티모시 살라메 캐스팅은 에러라고 생각하고, 지루하다는 평도 봤어요. 근데 저에게는 곱씹어 볼만한 대사들이 있었고, 국내 세력이 불안정할 때 권력자들이 외국-특히, 인접국 -을 이용하는 전략( 현재도 면면히 전해 내려오는) 등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영화였어요.

borumis
으와~!! 감사합니다. 전 심벨린이 역사극인 줄도 몰랐네요. 전 로미오와 줄리엣도 별로 안 좋아해서 로맨스극인 심벨린은 건너뛸게요..^^;;
안그래도 세인트존스 고전목록에서도 역사극 중 리처드 2세와 헨리 4세 1,2부는 필독이더라구요. 헨리8세는 워낙 스캔들로 유명해서 그런지... 연극 자체는 별로인가봅니다. 다들 별로 추천은 없으시네요.
향팔이
@borumis 넵, 심벨린은 아침이슬 판에서는 잉글랜드 역사극으로 분류했지만 내용상 로맨스극이라고 하니 셰익스피어 사극을 읽을 때 굳이 끼워넣어야 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때 ‘로맨스’라는 용어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근대적인 의미의 로맨스와는 관계가 없다고 해요. 관련된 내용은 매커보이 책에서 옮겨봅니다.
“로맨스는 모 험을 떠난 영웅이 마법이나 엉뚱한 우연으로 인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고, 헤어진 가족 및 애인(종종 영웅과 헤어진 이후 내내 고통을 받는)과 마침내 재회하는 이야기이다.
로맨스를 규정하는 요소는 자연재해, 특이한 모험, 전혀 예기치 못한 우연의 일치, 세대 간 혹은 가족 간 갈등, 아주 낮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는 예기치 못한 결론 등이다.”
셰익스피어 희곡은 일반적으로 희극, 비극, 사극, 로맨스라는 네 가지 장르로 구분되지만, 이 중 어느 하나에 속한다고 똑부러지게 분류할 수 없는 작품도 많다고 합니다. 어떤 작품은 두세 장르의 특징적 요소들을 골고루 가지고 있어 ‘문제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요.
셰익스피어가 만년에 쓴 로맨스 극으로는 페리클레스(아테네의 페리클레스 아님ㅋㅋ), 겨울 이야기, 심벨린, 템페스트가 있습니다.

소피아
와와, 셰익스피어 전작 도장깨기하신 향팔이 님 등장하시니, 시작하기도 전에 재미있네요? 저는 아직 <세계를 향한 의지> 펼치지도 않았답니다?! 셰익스피어가 최애가 아닌 데도 불구하고, 저도 갑자기 셰익스피어 도장깨기 하고 싶어지네요?? (#멈춰!!)
우리가 생각하는 '로맨스'를 셰익스피어에게서 찾으려면 희곡이 아니라, 소네트를 읽어야 합니다! 셰익스피어 특유의 생생한 감정 표현 바로 만나실 수 있고, (feat. 소네트 18번) 어라, 이 노골적인 사랑꾼을 보게나? 하게 됩니다.
향팔이
@소피아 셰익스피어 소네트 너모 좋죠! 피천득 선생님이랑 박우수 선생님 번역본으로 접해봤는데 읽을 때마다 새로워서ㅎㅎ;; 또 읽고 싶어요. (하긴 셰익스피어 작품이 다 그렇긴 하죠 한두번 읽어서는 안될 것 같고 몇번이고 재독해야 될거같은..)
피천득샘 책은 원어도 병기되어 있어서 더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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