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저도 방금 1장을 읽었는데.. 원색장면이라는 제목이 뭐지.. 하고 있었는데 여기 답이 있었네요.. 고맙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aida
향팔이
와 이런 정보 독서에 큰 도움되네요. 감사합니다!

stella15
저도 그 제목이 궁금했는데 여기서 풀리네요.
이 열공모드 넘 좋네요!
근데 프로이트는 거의 모든 것을 성으로 풀고 있어서 하나의 견해, 참고 사항 정도로만 보게되는 것 같습니다.

소피아
저는 종종 '재능이란 어떻게 발현되는가'를 생각해보면서, 나만의 리스트에 항목을 추가해 나가는데요 (이 리스트가 머리 속에만 있어서 자꾸 세부항목을 까먹는 게 문제 ㅜㅜ) 문학은 신동이 나오기 가장 힘든 예술 분야 중 하나라고 들었어요 (시인 제외). 어느 정도 인생을 살아보고 산전수전 다 겪어봐야 작품에 투영된다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 특히나 의무 교육제도가 보편화되기 이전에는 -- 거의 대부분 대작가들의 어린 시절에는 '문학'의 씨앗을 물어다주는 누군가가 가까이에 있더라고요. 이게 첫 번째 조건. 예를 들면, 전해 내려오는 온갖 이야기를 밤낮 들려줬다는 마르케스의 할머니. 셰익스피어 아버지는 가죽장갑 만드는 장인, 안데르센 아버지는 <아라비안 나이트>를 선물하는 가난한 구두장이 - 저는 이런 것도 되게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자료가 너무 없다보니, 그물을 되게 넓게 치는 모양새입니다. 그것도 재미있어요!

오구오구
백년의 고독 그 마르케스입니까 ?

소피아
네 맞아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르케스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온갖 전래동화, 구전설화를 메들리로 들려 주었나봐요. 그래서 나중에 '나도 소설을 써볼 수 있을 거 같은데?'하면서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들을 밑밥삼아 휘리리릭 써재껴 내려갔더니 막 '백년의 고독' 같은 소설 나오고 ㅎㅎ 왜 마르케스의 소설이 마술적 리얼리즘이 되었는지 알만 하지 않나요?

롱기누스
@오구오구 님 덕분에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제목에 이런 깊은 뜻이 있었다니 놀랍고, '세계를 향한 의지'를 읽어 나가는데 유용한 지도, 새로운 랜즈를 하나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오구오구
앗.. 클로드에게 물어본 것 뿐인데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었나봅니다 ㅎㅎ 자주 물어볼게요 ㅎ

YG
@오구오구 님, 이런 가이드 좋습니다. 제가 했어야 할 일을 대신 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고요. 저도 올려주신 글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역~시!!!

바나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번이 특히 이 저자의 능력을 펼치는 부분인것 같아서 유심히 보게 될것 같아요. 감사해요!!

도원
우와, 너무 좋은 정보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aida
라틴어는 곧 상류층의 문화, 문명, 신분 상승을 의미했다. 그것은 부모 세대의 야망을 담은 언어였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투사된 보편적인 통화 수단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3,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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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 케닐워스에서의 기억을 통해 셰익스피어는 그날의 노랫소리가 지녔던 힘을, 즉 관중 모두를 숨죽이게 하는 질서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거의 넋이 나갈 듯한 흥분을 불러 일으켰던 노래의 힘을 떠올렸다.
예술이 인간 정신의 안정된 평온과 뿌리 깊은 소란 양쪽 모두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이 역설은, 셰익스피어의 작품활동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83,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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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어린 윌 역시 비슷한 것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1560년대와 1570년대 연극의 주된 레퍼토리는 대부분 '도덕극' 또는 '교훈적인 막간극'이었다. 이는 세속적 훈계를 담아 불복종, 게으름, 방탕함이 가져오는 끔찍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전형적으로 '인류'나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추상화된 주인공이 '정직한 오락'이나 '고결한 삶'이라는 적절한 인도자로부터 벗어나 '무지', '돈만 밝히는 자', '폭동' 같은 인물들과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내용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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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지만 대 부분의 경우 그가 도덕극에 빚진 건 보다 간접적이고 미세한 형태로 드러난다. 그는 그러한 연극의 영향력을 일찍이 흡수했고, 그것들의 도움을 받아서 그의 극작 표면 아래에 잘 감추어진 기초적 틀을 짰다. 그의 작품은 보통 도덕극을 보는 관객이 기대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요소에 기반하여 이루어졌다. 첫째, 볼만한 가치가 있는 연 극이란 인간의 운명을 다루는 그 어떤 내용이어야 하며 둘째, 교육 수준이 높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뿐 아니라 평범한 대중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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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세익스피어가 도덕극에서 흡수한 또 다른 점은 그의 연출 기법 중 특정한 요소에서 드러난다. 바로 인물들의 심리적이고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부분뿐 아니라 외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통해서도 극적인 강조를 보여 주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리처드 3세(Richard III)의 뒤틀린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세익스피어는 그 인물에게 메말라 시든 팔과 곱사등이라는 육체적 결함을 부여했다. 도덕극들은 주인공의 영혼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법을 익히게 해 주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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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셰익스피어가 지금처럼 위대한 극작가이자 시인이 된 데에 셰익스피어 사후 영국과 미국의 국력은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요? 문득 심술궂은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커지면 이백과 나관중이 소포클레스나 세르반테스 정도의 문학사적 위치에 오르게 될까요?

오도니안
국력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 문화가 서구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온 영향도 큰 것 같아요. (그게 그건가) 그러다보니 세익스피어 이야기랑 그를 둘러싼 담론들이 더 와닿고 흥미를 끄는 것 같습니다. 나관중을 떠올려 보자면. 삼국지라는 콘텐츠는 적어도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세익스피어에 뒤지지 않는 위상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나관중의 원본은 지금 읽자면 좀 촌스럽게 느껴지고 뭔가 깊이가 부족해보이는. 그에 비해 세익스피어는 여전히 현대적이고 파도 파도 뭔가 더 나오는 그런 느낌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이 공정한 일인지 아니면 서구 문명의 후광이 작용한 것인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만약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성장한다면 나관중보다는 김용이 세익스피어급 대우를 받지 않을까 싶어요. 이백과 두보 같은 시인들은 나관중과는 또 좀 다른 느낌인데 시와 소설의 차이인지.

장맥주
영국 식민지가 많았던 사실, 현재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라는 사실, 제1외국어로 쓰는 것까지 포함해 영어 사용자가 아주 많다는 사실,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문장 단위로 끊임 없이 재해석된다는 사실이 셰익스피어 작품의 '현대성'과 깊은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소피아
말씀하신 모든 것이 셰익스피어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두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질문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똑같이 영어+식민지 등의 강력한 버프를 받은) 그 수많은 영국 작가 중에 왜 셰익스피어였을까요? 셰익스피어의 그 많은 희곡 작품들은 죄다 서로 다른 감정을 다룬다고 하더군요. 셰익스피어는 수 백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인간의 기본 감정을 아주 쉽게 표현했기 때문에 지금의 셰익스피어가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셰익스피어가 난해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은 상대적으로 듣기 힘들죠. 문맹이거나 아직 글자를 마스터하기 전이라면 연극, 영화, 뮤지컬로도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 도 있으니까요. 셰익스피어의 저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공을 뛰어넘어 넓디넓게 침투할 수 있는 콘텐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머리 속에 담긴 "재능은 어떻게 발현되는가" 폴더를 열어보면 (a.k.a뇌피셜), 두 번째 조건이 '당대에 라이징파워인 국가나 도시에서 산다'입니다 ^^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사후가 아니라 '당대'입니다. 이 부분은 철저히 '운'의 영역인데요, 대부분의 뛰어난 에술가들은 당대에 이미 인정을 받았고, 잘 나가던 도시나 국가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살을 붙인다면, 계속 잘나가던 곳보다는 뒤떨어져있다가 솓구쳐 떠오르던 도시/국가들이 더 유리한 것 같습니다. 거기서 예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커지면 전세계적 으로 문학사에서 큰 획을 그을 작가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이나 앞으로 탄생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심술궂은 질문 자주 던져 주세요.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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