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누가 자신의 반려냥 두고 하찮은 녀석이라고 해서 웃었는데 진짜 하찮은 건 아니죠? ㅎㅎ
냥집사로서 각잡고 분석해보자면, 그런 경우는 대개 두 가지 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슴미다. 첫째, 고양이를 너모 사랑하고 경애하지만, 내가 이렇게 깊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부정하고 싶거나 남들 앞에서 민망함 등의 이유로 짐짓 쿨한 척 집착하지 않는 척 가장하는 경우이지요. 둘째, 옛날 어르신들이 귀한 자식을 부를 때는 개똥아 소똥아 아이고 참 못생겼다 요런 식으로 말을 하고 다녀야 악귀가 질투하지 않아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한 가르침을 오늘날에도 실천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네. 저도 첫번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ㅎㅎ
으아 사진까지 등장이라니, 너무 귀여워요. 냥냥이들:) 둘이 사이도 좋은가 봐요. 근데 봄 여름에 태어난 걸로 추정된다는 말씀은 혹시 유기묘일까요? 제 연인도 유기묘를 한마리 키우고 있는데요. 함께한 시간이 어느덧 8년이 넘어서, 당당히 그 집의 대장이 되셨다고(하하하). 통화할 때도 가끔 옆에서 '야옹야옹'소리가 들린다죠.
@연해 네 맞아요, 고양이 두분 다 스트리트 출신이셔요. 저랑 산 지도 11년째네요. (통화할때 야옹대는 건 저희집 포함해서 집냥이들 종특인데요, 집사가 갑자기 혼자 지껄이기 시작하니까 자기한테 말거는 줄 알고 대꾸해주는 거예요. ‘나한테 뭔말 하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예의상 답은 해주자옹 냐옹냐옹‘)
으아아 상상하니까 더 귀여운데요. 도도한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따스한 냥냥이들:)
오른쪽 냥이 입의 색깔과 눈이 뭔가 먹다가 들킨... 톰을 떠올립니다 ㅎㅎㅎ
@오구오구 카레 먹다 들킨 톰입니다 녜
찬성 한 표!
고교 때 미술선생님이 한 학생의 양쪽 뺨을 양손으로 번갈아가면서 철썩철썩 때리는데 학생은 교실 앞에서 뒤까지 계속 뒷걸음질하며 맞을 수 밖에 없었죠. 선생님의 정신나간듯한 눈을 슬쩍 본 저는 어린 마음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미쳤구나. 딴에는 예술가라고 저러는건가?’
비슷한 음악 전공 담임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저는 나름 모범생이고 임원이라 담임선생님의 총애???를 받았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여학생) 저렇게 맞았던 적이 있어요 ㅠㅠ 미쳤구나 생각했고, 담임이지만 이후에 너무나 정이 떨어지고 소름 끼쳤어요 ㅠㅠ 그 폭력성이란 ㅠㅠㅠㅠㅠㅠ 제정신이 아니더군요. 맞았던 저의 그 친구는 약간 문제아?? (당시 기준으로 파마하고, 욕도 잘하고 공부 못하고.. 수업에 주로 잠 자는)였는데, 친구들사이에는 인기가 많았어요. 저도 좋아했었구요. 그 학생은 가정 형편도 그닥 좋지 않았어요. 생각해보면 가정형편 좋지 않고 부모가 난리치지 않을 애들을 주로 때렸던거 같아요 ㅠㅠ
예전에는 학생들을 어떻게 때리느냐가 선생님들마다의 트레이드마크가 되기도 했었죠. 실로폰채로 때리는 선생님, 따귀를 때리는 선생님이 기억나는데 이분들은 나름대로 스타일이 있어서 체벌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던 것 같아요. 격식이 갖춰져 있어 모욕감이 덜했달까, 이 타이밍에서 이런 방식으로 맞겠구나 예측이 가능했죠. 따귀라고 해도 나름 온건한 따귀? 반면 예측불가능하고 감정적이고 변덕스러웠던 선생님들이 더 공포심과 모욕감을 심하게 줬던 것 같습니다. 제 정신이 아닌 듯한. 학교에서 그런 경험이 당연했었다니..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 다들 재미있게 읽고 또 그만큼 흥미로운 수다도 떨고 계시는 것 같아서 이 게시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 내일 4월 9일 수요일과 10일 목요일은 읽기표대로 3장 '거대한 공포'를 읽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시대는 15세기 때의 전쟁(백년 전쟁, 장미 전쟁 등)과 17세기의 내전(청교도 혁명)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폭력의 시대였습니다. 특히 신교(국교회 또는 성공회)와 구교(가톨릭)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있었고, 개인/가족/공동체 입장에서는 언제든 구금되고, 고문받고, 처형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정을 3장에서 생생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듯이 그 안에서 셰익스피어 가족과 윌리엄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를 추적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2장까지 읽었고 몹시 재미있어요. 3장 기대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책을 이해하는 데에 한 가지 도움이 되는 배경을 설명하자면, 저자 스티븐 그린블렛은 1980년대부터 이른바 ‘신역사주의(New Historicism)’라는 새로운 문예 비평 사조(?)를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자기 비평에 적용하는 비평가랍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셰익스피어와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도 이 신역사주의 비평의 궤적 안에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겠죠. 신역사주의는 작가(셰익스피어)나 작품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식도 부정하고 또 한편으로는 경제나 권력 구조가 작가나 작품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만 강조하는 경향도 부정하면서 1980년대에 등장한 문예 비평이라고 합니다. (이데올로기적으로 따지면 우파의 방식도, 좌파의 방식도 반대하는 비평이겠죠.) 전자를 염두에 두면, 신역사주의는 작가의 천재성이나 작품의 고유성을 부정하거나 혹은 (그린블렛이 이런 절충적 입장 같은데) 그것을 복합적인 구성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16세기 말과 17세기 초 영국의 문화,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요인이 셰익스피어의 창작과 작품을 구성했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신역사주의는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때 또 개별 작품을 이해할 때 그것이 탄생한 문화, 정치, 경제 등의 다양한 맥락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린블렛이 『세계를 향한 의지』에서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을 그가 살았던 시대와의 상호 작용 속에서 보여주는 것도 그 때문이겠죠. 같은 맥락에서 신역사주의는 경제적 요인이나 권력 구조에 둔감하기보다는 그것을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이 책에서 셰익스피어가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경제적 배경, 물질적 조건, 당대의 권력 구조를 세심하게 따지는 게 그런 대목이겠죠. 하지만, 경제적 요인이나 권력 구조를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는 경향(마르크스주의 비평)과는 선을 긋습니다. 우선, 경제적 요인이나 권력 구조 외의 여러 우발적 사건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의 영향력을 비슷한 비중으로 고려하고 있고요. 결정적으로 셰익스피어 개인의 능력이나 의지 또 그 생산물로서의 작품과 연극이 역으로 시대에 미친 영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이런 결정론적인 비평 경향에 대한 반발의 결과겠죠. 신역사주의를 보는 시각은 비평가의 입장에 따라서 천차만별인 듯합니다. 하나의 텍스트를 둘러싼 맥락을 풍성하게 보여줘서 그 작품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 문학과 역사의 행복한 만남을 이끈 비평이라는 상찬이 한쪽에 있습니다. 반대쪽에서는 ‘그래서?’ 결국은 비평가의 그럴듯한 이야기일 뿐이라는 냉소도 있고요. 저는 문학 비평에 문외한이지만, 스티븐 그린블렛의 셰익스피어 읽기가 보여주는 풍성함을 염두에 두면 신역사주의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성급한 독자가 원하는 화끈한 결론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여러 맥락을 섬세하게 고려하면서 저자와 작품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하게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거든요. 그리고 이런 접근 방법은 문학 작품 읽기뿐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이런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상가의 흐름이 있지요. 미셸 푸코라든가 @장맥주 작가님께서 다른 모임에서 읽고 계시는 브뤼노 라투르라든가. 언제 한번 함께 읽어보고 싶은데 벽돌 책 기준에 미치는 책이 없는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이라든가.)
신역사주의에 관한 이야기 감사해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매커보이 책에서 그린블랫은 신역사주의 관점에서 말한다고 했는데 그게 뭔가 싶었거든요. 이제 알았네요. 세상 무엇이고 역시 단순한게 없습니다 하하
@향팔이 "세상 무엇이고 역시 단순한 게 없다"는 걸 인정하는 비평이 스티븐 그린블렛의 입장 같아요. 하하하!
조용히 계셔서 오늘은 등청을 안 하시나 했습니다. ㅋ 올려주신 글 두 번 읽었습니다. 근데 뭔 말인지 알 것 같은데 저자가 견지하고 있는 자세가 맞는 거 아닌가요? 한 인물을 구현해 내는데 다각적인 시각이 필요한. 이 신역사주의가 1980년대 등장한 사조라면 그 이전은 안 그랬다는 얘기인데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동서냉전의 시대였으니. 지금은 오히려 이전 시대를 말하면 그게 냉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폭삭 속았다며. ㅋㅋ 근데 지금은 새롭지 않을지 몰라도 그 시대에 이런 얘기를 했다면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암튼 수고 하셨습니다 .^^
@stella15 그 이전에 유행하던 비평의 주류는 이른바 '신비평'이라고 부르는 경향이었다고 합니다. 신비평은 '텍스트 그 자체'만을 염두에 두고 문학 작품 외에는 다른 요소를 최대한 배격하는 경향의 비평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의도, 시대적 배경 따위는 텍스트를 이해할 때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고, 비평가가 유일하게 절대적 가치로 집중해야 하는 건 텍스트의 가치일 뿐이라는 접근법?
제가 어렸을 때, (단지 저자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재미있게 읽었던 문학 이론 책이 있어요. 테리 이글턴의 『문학 이론 입문』.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 책에서 문학 이론의 소개와 평가가 있는데, 그 책에서도 신비평은 거의 악의 축처럼 묘사가 되었던 걸로 기억하긴 합니다. (당연하겠죠. 이글턴은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니까요.)
문학이론입문'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하는 이 책은 낭만주의시대부터 현대까지의 다양한 문학이론들을 명쾌하게 분석한 입문서이다. 현상학, 해석학, 수용이론, 구조주의, 탈구조주의 등 난해한 비평 주제와 개념들이 저자의 비판적 성찰로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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