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토머스 커탬의 이야기는 많이 안타깝네요.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도 화형이 있는 건 알았지만 그정도로 심한 고문과 잔인한 처형 방식이 있는지는 잘 몰랐어요. 그래도 19세기까지 능지처참이 있었고 연좌제로 친족까지 멸했던 청나라에 비하면 좀 나은 걸까요? 형이 북부 지방으로 떠나기는 했어도 함께 처벌까지 받지는 않았으니까요. 옛날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서구 사회에서는 연좌제로 처벌한다는 개념은 별로 없었나봐요. 커탬의 경우, 도망칠 기회가 있었는데도 도와준 사람이 감옥에 갇힐까봐 자수를 했다던데. 그 댓가가 그처럼 잔인한 고문과 처형이라니. 고문을 담당했던 사람들은 실적을 올려야 출세를 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자기네 여왕을 파문하고 암살까지 지시한 교황에 대한 적의 때문이었을까요? 자기 양심에 따랐다는 게 정상참작도 되지 않은 시대였던 거지요.
당신이 그리고도 남자야? 그녀가 흔들리고 주저하는 남편의 손을 이끌어서 왕을 살해하도록 만드는... 당신이 그 일을 대담히 해냈을 때, 그때 당신은 남자였지. 그러니 그 일보다 더한 일을 해낸다면, 당신은 그보다 훨씬 더 남자다운 사내가 되는 거야 의지와 야망을 불태우고, 흉포한 정서를 공유하며, 그 감정을 기반으로 일심동체의 상태 나는 아이에게 젖을 빨려 보았으니... 그것이 내 얼굴을 향해 미소 짓는 그때라도, 나는 그 이가 듣지 않은 잇몸에서 젖꼭지를 빼내 버리고 바로 그의 머리를 집어던져서 뇌수를 터뜨려 버리리라, 당신이 이 일을 하겠다고 했던 결단을 만일 내가 했던 입장이라면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236-237,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지금 우리의 파*된 부부를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에 비유하는 기사를 많이 읽었는데... 여기 그 자세한 내용이 있네요~
맞아요. 많이 비교들을 하고 분명 연관지을 만한 부분이 있지요. 근데 맥베스 커플 캐릭터를 애정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란부부 따위를 거기다 갖다대는거 자체가 살짝 불쾌한 마음도 있어요. 하하하
윤김 커플을 주인공으로 희극을 쓴다면 희극 장르가 어울릴지 비극 장르가 어울릴지 모르겠네요. 멕베스 커플보다 진지성은 한참 부족한 것 같습니다.
웬지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될 듯한.. 그래도 풍자극의 소재는 많을 듯하네요..^^;;
저두요.. 레이디 맥베스는 나름 카리스마 있는데..!
앗 저도 그 뉴스 봤어요.. 최근에 디x백 사건 때는 마리 앙투아네트에도 비교하던데요.. ㅎㅎㅎ
레이디 맥베스의 흑매력이 훅-하고 들어오네요. 특히 아기를 언급한 저 대사는 정말 충격적이에요. 지금도 온갖 스핀오프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그녀의 강력한 존재감.. 쇼스타코비치 오페라 <므첸스크의 레이디 맥베스> 뒷얘기도 생각납니다(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는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당시 소련 사회 기준으로 엄청나게 대담하고 파격적인 작품이라, 무대에 올렸을 때 스탈린한테 단디 찍히는 바람에 작곡가가 숙청 위기에 처했었다고 하지요. 후덜덜..
이 장면이 가져다주는 충격에서, 그리고 맥배스와 그 아내의 관계 전반에서 놀라운 점음, 그들이 얼마나 널리 상대방의 정신 세계를 점거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238,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34년간 결혼 관계에 있던 자신의 아내에게 그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그의 인맥 관계를 보여 주는 마지막 흔적이라 할 수 있는 유언장에서, 셰익스피어는 아내의 몫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침묵을 지킨다." "내 아내에게는 나의 두 번째로 좋은 침대와 비품 일체를 남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248-249,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내와의 관계가 냉담했음 "두 번째로 좋은 침대" 유산: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좋은 친구여 주님의 이름으로 참아 주시게, 여기 묻혀 있는 흙을 파내지 말도록 하게 이 비석을 보호하는 자에게 복이 있으리, 내 뼈를 움직이는 자에게 저주 있으리.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251-252,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어머나... @YG 님이 말씀하신 비문... 윌공이 납골당 이장될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또한 사후에 아내 앤과 함께 묻히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자신이 직접 주문한 비문이라는 사실..... 이번 챕터의 제목 "후회"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해보이네요 ㅎㅎ
거의 저주 아닌가요 ㅋㅋㅋ 전 이 무덤을 파서 자길 건드리는 것에 대한 저주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의미의..^^;;
4장 마치고 5장으로 먼저 넘어갑니다. 윌공의 결혼생활과 작품에 숨겨진 의도를 따라가는 저자의 기술방식이 스릴러를 방불케 하네요. 윌공의 작품에서는 행복한 결혼 생활보다 소외된 배우자, 불륜, 결혼 바깥에서의 열정적 관계?? 아마도 개인적 경험일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쵸 3장이 냉전스파이스릴러 같았다면.. 4장은 요즘 한창 유행인 domestic thriller 느낌? ㅎㅎㅎ 소설 '햄넷'을 읽으면서 이건 내가 생각한 두 사람의 이미지가 아닌데..했는데 이게 좀 더 씨니컬한 제가 상상한 셰익스피어 부부의 이미지에 근접했습니다. ㅋ
세익스피어 안엔 다 들어 있다, 뭐 그런 비슷한 제목의 책이 있었던 것 같아요. 페미니즘 주제를 다루려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드라마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인생의 온갖 주제들이 다 녹아들어가게 된 것 같아 재미있습니다. 희곡이란 장르가 재미있는 것이, 작가의 사상이 어느 캐릭터의 대사를 표현되고 있는지 알 수 없잖아요. 멕베스가 최후를 맞기 전에 하는 유명한 대사, 인생은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한 서툰 연극이라는 대사를 보고 세익스피어가 염세주의자였다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염세주의와 관계가 없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무엇인가를 단정짓고 옳고 그름을 얘기하는 철학과 달리, 이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주장할 수 있지 않아? 하지만 내가 그렇게 주장한다는 건 아니고, 하는 방식으로 온갖 사상을 다룬 것이 세익스피어의 세계이고, 그래서 학자와 정신과의사와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그 안에서 무한한 메세지들을 찾아내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도 내용이 궁금하네요.
동감합니다. 그래서 여러 음모론 중엔 셰익스피어가 한명일 리 없고 여러 명이었다!! 이런 썰도 등장했나봐요. 마치 피라미드는 고대인이 지었을 리가 없고 외계인이 지었다!!는 썰처럼 말이에요, 하하하. <끝좋다좋>도 사실 내용은 별다를게 없어요.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의 친숙한 플롯에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전래동화 같은 스토리고요. 다만 여성인 주인공이 자신의 운명과 사랑을 “하늘의 처분”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열씨미 짱구를 굴리고 과감한 행동으로 개척해 나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페미니즘과 정말 거리가 먼 듯한 연극 Taming of the Shrew (한국어 제목은 말괄량이 길들이기?라는 귀여운 rom com 제목같더라구요) 이걸 고등학교 영어시간에 읽으면서 대체 이런 misogynist 작품을 왜 읽으라는 거야!하고 콧방귀 꾸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보면 셰익스피어 자신이 연애나 결혼시절 저렇게 부인을 다루고 싶었던 걸까?하는 생각도 들고.. 생각해보면 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나 리어왕도 그렇고 약간 여성을 자기 맘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안되는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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