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Dubois의 책에서 나온 게 그런 의미의 이중의식이었어요. 이런 이중적 정체성을 갖고 살다보면 정말 삶이 스파이처럼 이중 소속으로 살아가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연극은 그런 그의 정체성을 붙들어주는 일종의 해방감을 주는 돌파구였을지도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borumis
향팔이
“ 사회적 권위 앞에서 그는 일견 교묘하고 사근사근하며 순종적이나, 미세하게 도전적이기도 했다. 그는 권위에 대해서 충격적일 만큼 신랄한 비판을 할 수 있었고, 권위가 내포하는 거짓말과 위선과 왜곡을 간파했다. 그는 세속적 힘을 가진 자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세운 그 모든 주장과 입장을 사실상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태평했고, 유머가 넘쳤으며, 부담 없을 만큼 간접적이었고, 미안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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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이
“ 1580년 중반의 어느 때쯤에(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런던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가 어떻게 혹은 어떤 이유로 이 기록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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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이
“ 사실상 루시 경이 가했던 더 심각한 위협은 자신의 사냥감을 지키는 재산 수호자로서보다는 도처에 숨어 있는 구교도들과 그 신앙에 대한 끈질긴 탄압자의 역할에서 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살며시 지워졌으며, 셰익스피어의 이야기 속에서 고향 스트랫퍼드는 평화로운 색채를 띤 나른한 시골 마을로 남아 있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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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결혼 증명서와 마지막 유언장 사이에, 셰익스피어는 아내와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그 어떤 직접적이고 사적인 흔적도 남기지 않았으며, 설령 그러한 흔적을 남겼더라도 현재 남아 있는 자료는 하나도 없다. 언어 구사 능력으로는 세상 어디에도 비할 바 없던 이 남자가 앤을 상대로 쓴 연애편지는커녕, 둘 사이의 기쁨이나 슬픔을 나눈 흔적도, 조언의 말도, 심지어 금융 거래에 대한 문서조차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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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악랄한 성품의 클로디어스는 입을 열 때마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야비한 어조로 부정한 거짓을 일삼는 사람이지만, 아내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할 때는 이상하게도 설득력 있는 온화함을 내보인다. "그녀는 내 삶과 영혼에 너무도 꼭 달라붙어서"라고 그는 레어티스(Laertes)에게 말한다. "별이 그의 궤도를 떠나지 않 듯이,/나 역시 그녀의 곁을 떠날 수가없네."(4.7.14-16)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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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거트루드 역시 똑같은 헌신을 보인다. 그녀는 햄릿을 그 자신의 아들로서 받아들이려 하는 클로디어스의 시도를 적극 비준해 줄 뿐만 아니라-"햄릿, 그대는 그대 아버지의 심기에 누를 끼쳤구나."-햄릿이 숙부의 양심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극중극을 꾸미자 그를 준엄하게 꾸짖는다.(3.4.9)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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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지만 더 강력하게 시사하는 점은, 성이 난 레어티스가 궁전에 들이닥쳤을 때 그녀가 자신의 목숨까지 걸 정도로 용맹하게 남편을 감싸고 돈다는 것이다. 살해당한 폴로니어스(Polonius)의 복수에 온통 집중하여 살기등등해진 레어티스를 두고, 셰익스피어는 종종 결정적인 순간에 그러듯이, 무대가 어떻게 연출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장면을 극본에다 직접 지문으로 써 넣었다. 거트루드는 자신의 몸뚱이를 남편과 복수자 사이에 내던지며 그를 막아서는데, 정말로 그녀는 분노에 찬 레어티스를 물리적으로 제지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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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거트루드는 레어티스의 살인적인 분노를 남편으로부터 살며시 돌려 다른 누군가에게로 향하게 하고 있다. 폴로니어스의 실제 살인자인 햄릿 왕자에게. 그녀는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죽게 만드는 계략을 직접 고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편을 살리려는 압도적인 충동에 굴복하고 있는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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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아, 생각도 못했는데. 그렇군요!

borumis
음;; 이거 좀 오역인 것 같습니다. 원문에는 She is 'not' directly contriving to have her beloved son killed, but her overmastering impuse is to save her husband.라고 써있어서 거트루드가 사랑하는 아들을 죽게 만드는 계략을 직접 고안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편을 살리려는 압도적인 충동에 굴복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따옴표는 제가 더한 것입니다) 자기 아들 죽게 만들 계략을 직접 고안하는 엄마가 어디있겠습니까;; 이건 심한 오역인데요

장맥주
어라. 그렇네요. 어쩐지... (그런데 거트루드가 클로디어스를 지킬 마음에 아들을 간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린다는 사실도 참 놀랍긴 해요. 이 책 읽기 전까지는 생각을 못해봤어요.)

borumis
전 한국어 번역을 여기 덧글들 통해서 읽는데 가끔 어라?하고 좀 어색한 게 보이긴 해요..^^;; 그래도 이건 좀 심한 오역이네요. 아마 역자분이 not을 not only로 잘못 보셨나봐요;;

오도니안
좀 이상하다 싶긴 했어요. 원문 보니 훨씬 자연스럽게 뜻이 통하네요. 아무튼 햄릿 읽으면서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이긴 해요.

장맥주
“ 햄릿이 경악과 혐오를 느끼며 판단하듯이, 거트루드와 클로디어스 의 깊은 유대 관계는 부부 사이에 공유되는 비밀들이 아니라 서로에게 강렬하게 이끌리는 성적 궁합에 기인한다. "그걸 사랑이라 부를 수는 없어요. "라고 아들은 중년 어머니의 성적 생활에 대해서 떠올리는 것조차 역겨워하며 선언한다. "어머니의 나이는/ 혈기의 왕성함도 가라앉는 때라고요." 하지만 그는 거트루드의 혈관 속 욕구가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어머니와 숙부가 "얼룩진 침대 위의 시큼한 땀 내 속에서/ 부패로 뭉근히 끓어올라, 달큰한 신음을 내뿜으며 서로 관계하는" 모습을 상상하기에 이른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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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햄릿」에서 드러나는 부부간의 친밀감이 일종의 멀미처럼 역겨운 종류라면, 「맥베스」에서 그려지는 부부의 합일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으로서는 매우 드물게도, 남편과 아내는 진정한 영혼의 한 쌍인 양 서로에게 다정하고 장난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내 사랑스러운 부인", 맥베스(Macbeth)는 애정을 담뿍 담아 아내를 부르면서, 자신이 꾸미던 일-때마침 그의 친구 뱅쿠오(Banquo)의 살해를 교사하던 것-에 대해서는 그녀에게 일부러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는 일을 완수한 후 그녀에게 알려 더 큰 칭찬을 받기 위해서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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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 결혼 증명서와 마지막 유언장 사이에, 셰익스피어는 아내와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그 어떤 직접적이고 사적인 흔적도 남기지 않았으며, 설령 그러한 흔적을 남겼더라도 현재 남아 있는 자료는 하나도 없다. 언어 구사 능력으로는 세상 어디에도 비할 바 없던 이 남자가 앤을 상대로 쓴 연애편지는커녕,둘 사이의 기쁨이나 슬픔을 나눈 흔적도, 조언의 말도, 심지어 금융거래에 대한 문서조차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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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 결혼 생활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심리적 지평을 바꾸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1667년에 밀턴이 «실락원 (Paradise Lost)»을 출판했을 무렵에 와서 그
지평은 결정적으로 달라졌다. 그 시점에서 결혼은 더 이상, 금욕적인 독신주의의 고결한 소명에 이르지 못한 자들에게 아쉬운대로 주어지는 패자의 포상이나, 간음의 죄를 피하기 위해 반강제로 교조적인 승인을 받는 장치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후손을 생산하고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일차원적 수단이라는 주된 인식에서조차 벗이
나 있었다. 결혼은 장기적인 사랑이 꿈꾸는 결실로서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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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셰익스피어의 상상력은, 오래도록 행복한 미래를 가꾸어 갈 커플을 쉽게 만들어 내지 않았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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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 긴 결혼 생활 동안 대부분의 기간을 아내에게서 떨어져 살기로 한 결정과 그에 얽힌 맥락을 배제하고 그의 작품을 읽어 나기
란 어렵다. 아마도 어떤 이유에서건 세익스피어는 배우자 또는 다른 누구에 의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예속 되는 것을 두려워했을지 모른다. 혹은 그 자신이 누군가를 그토록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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