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그렇네요. 어쩐지... (그런데 거트루드가 클로디어스를 지킬 마음에 아들을 간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린다는 사실도 참 놀랍긴 해요. 이 책 읽기 전까지는 생각을 못해봤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장맥주

borumis
전 한국어 번역을 여기 덧글들 통해서 읽는데 가끔 어라?하고 좀 어색한 게 보이긴 해요..^^;; 그래도 이건 좀 심한 오역이네요. 아마 역자분이 not을 not only로 잘못 보셨나봐요;;

오도니안
좀 이상하다 싶긴 했어요. 원문 보니 훨씬 자연스럽게 뜻이 통하네요. 아무튼 햄릿 읽으면서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이긴 해요.

장맥주
“ 햄릿이 경악과 혐오를 느끼며 판단하듯이, 거트루드와 클로디어스 의 깊은 유대 관계는 부부 사이에 공유되는 비밀들이 아니라 서로에게 강렬하게 이끌리는 성적 궁합에 기인한다. "그걸 사랑이라 부를 수는 없어요. "라고 아들은 중년 어머니의 성적 생활에 대해서 떠올리는 것조차 역겨워하며 선언한다. "어머니의 나이는/ 혈기의 왕성함도 가라앉는 때라고요." 하지만 그는 거트루드의 혈관 속 욕구가 가라앉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어머니와 숙부가 "얼룩진 침대 위의 시큼한 땀 내 속에서/ 부패로 뭉근히 끓어올라, 달큰한 신음을 내뿜으며 서로 관계하는" 모습을 상상하기에 이른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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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햄릿」에서 드러나는 부부간의 친밀감이 일종의 멀미처럼 역겨운 종류라면, 「맥베스」에서 그려지는 부부의 합일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으로서는 매우 드물게도, 남편과 아내는 진정한 영혼의 한 쌍인 양 서로에게 다정하고 장난스럽게 대화를 나눈다. "내 사랑스러운 부인", 맥베스(Macbeth)는 애정을 담뿍 담아 아내를 부르면서, 자신이 꾸미던 일-때마침 그의 친구 뱅쿠오(Banquo)의 살해를 교사하던 것-에 대해서는 그녀에게 일부러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는 일을 완수한 후 그녀에게 알려 더 큰 칭찬을 받기 위해서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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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 결혼 증명서와 마지막 유언장 사이에, 셰익스피어는 아내와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주는 그 어떤 직접적이고 사적인 흔적도 남기지 않았으며, 설령 그러한 흔적을 남겼더라도 현재 남아 있는 자료는 하나도 없다. 언어 구사 능력으로는 세상 어디에도 비할 바 없던 이 남자가 앤을 상대로 쓴 연애편지는커녕,둘 사이의 기쁨이나 슬픔을 나눈 흔적도, 조언의 말도, 심지어 금융거래에 대한 문서조차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 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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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 결혼 생활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심리적 지평을 바꾸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1667년에 밀턴이 «실락원 (Paradise Lost)»을 출판했을 무렵에 와서 그
지평은 결정적으로 달라졌다. 그 시점에서 결혼은 더 이상, 금욕적인 독신주의의 고결한 소명에 이르지 못한 자들에게 아쉬운대로 주어지는 패자의 포상이나, 간음의 죄를 피하기 위해 반강제로 교조적인 승인을 받는 장치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후손을 생산하고 재산을 물려주기 위한 일차원적 수단이라는 주된 인식에서조차 벗이
나 있었다. 결혼은 장기적인 사랑이 꿈꾸는 결실로서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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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셰익스피어의 상상력은, 오래도록 행복한 미래를 가꾸어 갈 커플을 쉽게 만들어 내지 않았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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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
“ 긴 결혼 생활 동안 대부분의 기간을 아내에게서 떨어져 살기로 한 결정과 그에 얽힌 맥락을 배제하고 그의 작품을 읽어 나기
란 어렵다. 아마도 어떤 이유에서건 세익스피어는 배우자 또는 다른 누구에 의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예속 되는 것을 두려워했을지 모른다. 혹은 그 자신이 누군가를 그토록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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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8장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우샘프턴이라는 귀족이 극장을 매우 좋아하고 친구들과 자주 보러왔었다고 하네요.
근데 8장의 제목이 주인/애인입니다....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오구오구
“ 셰익스피어가 이 생식 권장 소네트를 썼을 시기의 사우샘프턴의 초상으로 여겨지는 그림 하나가 최근에 발견되었다. 이 이미지는 매우 놀라움을 안겨 주었는데, 소네트의 언어상 과장법을 쓰고 있다고 늘상 여겨져 왔던 것들이 막상 문자적으로 충실한 묘사였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긴 고수머리, 장미꽃 봉오리 같은 입술, "이 세계의 싱그러운 장식물’(1.9)로서의 자의식, 자아도취에 빠져 있음이 분명한 젊은 청년의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초상화 주인공의 중성적인 모습은 - 그렇기에 오래도록 이 초상화는 여성을 그린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왔다. -- 셰익스피어가 이 기묘한 초기 소네트에서 묘사한 청년의 특징을 아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0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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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이 초상화 같네요.. 와우


borumis
ㅋㅋㅋㅋ 생식 권장 소네트란 말이 너무 웃기지 않나요? 원래 procreation sonnet도 웃기다고 생각했는데.. 번역을 읽어보니 더 재미있네요. 그래도 이 그림은 다음 가디언지 기사에 나온 그림보다는 낫네요. 수염이 없어서 그런지..
https://www.theguardian.com/culture/2016/mar/07/play-to-explore-alleged-romance-between-shakespeare-and-earl-of-southampton

장맥주
가디언지 기사에 나온 그림은... 생식 많이 하셔서 좀 삭은 듯한 분위기네요.

borumis
전 폭싹속았수다 드라마에서 김선호 콧수염한 것보고서도 못 알아봤다는..;; 콧수염은 정말 남자 인상을 확 바꿔놓는 마법의 힘이 있네요;;

장맥주
아시안 남성에게는 대개 안 좋은 방향으로 큰 영향을 미칩니... ^^

향팔
앜ㅋㅋㅋ 생식권장소네트라닠

borumis
그 아름다운 소네트들에 이런 이름이 붙다니.. ㅋㅋㅋㅋ 무슨 출산장려 가족계획 정책도 아니구..;;

장맥주
와우. 생식 권장(?)해야 할 거 같은 비주얼이긴 합니다...?

오구오구
그 누구든 자기만의 소원을 품지만, 그대는 그대의 의지(Will)를 품네,
그리고 거기에 더해진 의지(Will), 그리고 과인된 의지(Will). 135.1-2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02,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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