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저는 이 장 읽으면서 이문열인가? 누가 사람은 평생 두 번 이상 결혼하게 된다는 말이 생각났어요. 한 번은 연상하고, 한번은 연하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100세 시대니 그럴 가능성은 높긴하죠. 근데 문득 천하의 윌도 사랑의 기술은 잘 몰랐나보다 싶더군요. 그시대 철학자가 없진 않겠지만 사랑을 가르치는 철학자는 없었던 같고. 아무튼 사랑엔 좀 서툴지 않았나 싶더군요. 에리히 프롬이 저 시대에 있었다면 윌의 문학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아, 근데 정말 나쁜 사람이더군요. 유산을 하다못해 지인에게 물려줄 지언정 침대 하나 자기 아내한테 주지 않았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그 시대엔 여성을 보호하는 법이 있었을 리도 없고. 저작권법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랬다면 판권이라도 가져왔을텐데. 암튼 앤이 삶이 어땠을지도 생각해 볼 대목인 것 같습니다.
저도 앤의 삶이 궁금해졌어요~~ 유명인. 성공한 작가, 부동산 부자였던 남편을 두었던 앤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궁금해요.
첫째 딸이 좀 떼어주지 않았을까요? ㅎ 윌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앤은 얼마나 증오로 불타올랐을까요? 이런 걸로 외전을 만들어도 좋았을텐데... ㅋ 근데 <햄릿> 이나 <맥베스>가 그렇게 야한 얘기였나?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ㅋ
ㅎㅎㅎ 약간 섹슈얼한 텐션이 흐르긴 하죠..
아마.. 요즘 말하는 쇼윈도 부부?같이 살았을 것 같네요..
@stella15 그러게 말입니다. 오마이 윌... 사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정말 스몰 'I' 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네요. 가장 편한 침대도 아니고 두 번째로 편한 침대라니... 소심하고 꽁한 성격의 셰익스피어...
저도 @stella15 님, @오구오구 님 말씀처럼 읽으면서 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보통 이런 건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하하) 이 책이 셰익스피어가 직접 목소리를 내서 쓴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를 중심으로 쓰인 것이니까요. 만약 앤도 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면(흥, 나도 별로거든?), 이건 또 다른 반전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저 혼자 또 너무 많이 가고 있나요). 제가 미혼인지라, 아직 잘 모르는 부부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다소 뜬금없지만) 모두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그쵸 솔직히 앤 쪽에서도 원하지 않았는데 임신 때문에 어거지로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일 가능성이 높죠. 그나마 셰익스피어는 밖으로 나돌아다닐 수라도 있었지.. 앤은 시댁에 꼼짝없이 애 셋을 키우며 갇혀 살았죠..
하하, 시원시원한 말씀 감사합니다. 연인 혹은 부부의 관계는 지극히 내밀한 서사라 파고들수록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것 같아요(진실은 그들만 알겠지요). 여담이지만, 재작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했던 <에드워드 호퍼 : 길 위에서>라는 전시를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호퍼의 작품은 여러 매체에서 활용될 만큼 꽤 유명해서, 저도 좋아하는 작품이 몇 있었는데요. 그날 전시를 다녀오고 생각이 복잡해졌어요. 그와 아내의 이야기를 알게 됐거든요. 휴... 그 전시를 다녀온 뒤로는 그의 작품이 달라보이던데, 이럴 때면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연해 오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로미오와 줄리엣> 비틀기를 할 수 없을까? 이를테면 윌의 적수였다던 토마스를 연출가로 세우고, 앤과 윌의 서먹한 부부관계를 알고 앤을 이용해 윌을 한 방 먹이는 걸로. 앤이 토마스에 의해 줄리엣에 캐스팅 된 걸 알고 분노한 것도 모자라, 앤이 로미오와 그 문제의 오글거리는 대사를 보고 뒷목잡고 쓰러지기 일보직전. 윈저의 아낙네들 쌤통이라고 막 좋아하고. ㅎㅎ 윌도 윌이지만 앤도 사랑의 기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윌한테 막 질투심 유발하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불쌍해요. ㅠㅠ
와 스텔라님 드라마 작가하셔도 될 듯..! ㅋㅋㅋ 생각만 해도 재미있네요
borumis님 말씀처럼, 스텔라님의 상상력도 너무 재미있네요. 그러게요. 앤이 만약 질투심을 유발했다면 윌은 또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합니다(과연 흔들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의 주인공은 윌인데, 저는 왜 자꾸 주변 인물들이 눈에 들어오는지 모르겠어요. 제 개인적인 취향 같지만, 주인공이 있다면 주인공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그를 지탱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곤 하더라고요. 유명인의 배우자, 혹은 자녀들이랄까(그들의 삶을 그려보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윌 공의 재기발랄함은 후반부로 갈수록 도드라지네요.
둘중 하니인 것 같습니다. 배려심이 많거나, 작가적 자질이 있거나. 어느 작가가 그랬다잖아요. 작가는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죄로 책상에서 뭔가를 쓰는 천형을 받았다고. 연해님도 천형을 받으...? ㅎㅎ
으아, 천형이라니... 하하, 저는 그냥 끄적끄적 뭐라도 쓰는 걸 좋아하기는 하는데요. 혼자(만) 쓰는 글은 대체로 어두운 게 많아서...(쩝). 생각이 팡팡팡 터지면서 팽창하기 시작하면, 왠지 모르게 뇌가 간질간질한 그 느낌이 즐겁긴 합니다.
ㅎㅎ그러니까요. 그 천형을 받으셔야 한다니까요! ㅋㅋㅋ
흐린 주말은 윌이 어쩔 수 없이 스트렛퍼드를 떠나 런던으로 가게 만든 힘이 작용하는 것처럼 저에게는 책을 읽게 만들어주네요..ㅎㅎ 5장을 완독하면서 크게 2가지에 주목했습니다. 첫번째는 '이중의식'으로 표현된 ambivalence에 대한 내용입니다. 가문의 문장을 가지고 있는 계급을 시덥지 않게 보기도 하지만, 그 가문의 문장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극장에 대해 나중에는 후회하는 모습들을 정리하면 아마도 양가성으로 해석되는 ambivalence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윌의 특성과 성향은 햄릿의 to be or not to be 등에 잘 나타나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양가성에 대한 성향은 어느정도는 다 가지고 있으며, 양가성에 대한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고 극복하느냐가 한 인물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 주목한 부분은 moral luck 입니다. 19세기 폴 고갱이 예술의 완성을 추구하기 위해 가족을 남겨놓고 타히티로 떠나면서 도덕적 비난이 일었지만 그가 성공하자 이런 논란은 언제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던 것 처럼, 아내와 세자녀를 두고 정든 고향을 떠나는 윌도 이와 같은 행운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작가의 해설이 나름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결국 운명의 다리라고 할 수 있는 런던 브릿지를 건너면서 윌이 평생을 신중하고, 사생활을 은폐하며 때로는 허구적인 이야기까지 만들어내야 했던 배경에는 다리위에 효수된 지인들의 머리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너 자신을 통제하라. 네 적들의 수중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영리하고 엄격하고 현실적이 되어라. 은폐와 회피의 기술을 익혀라. 무엇보다도, 네 머리가 달아나지 않도록 목 위에 잘 얹어 두어라' 어쩌면 이와 같은 소극적 마키아벨리적 처세술이 윌을 지금까지 베일에 쌓여 있게 만들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중의식이란 말이 낯설었는데 양가감정을 그렇게 번역한 것일가요 양가감정이 훨씬 적절하고 어울리는 번역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저도 이중의식보다는 양가감정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적어봤는데... 고수님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
제 생각에 양가감정이 더 익숙한 단어이고 가까운 뜻이긴 한데 이중의식에 비하면 좀 감정에 치우친 느낌이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이중의식이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서로 모순될 수 있는 믿음을 동시에 갖거나 그에 따라 모순되어 보이는 판단과 행동을 행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봤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인생에 돈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돈은 정말 중요한 거야 하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 거랑 비슷한 게 아닐까 합니다.
@롱기누스 @오구오구 @오도니안 문득 조지 오웰이 <1984>에서 사용했던 이중사고(doublethink)라는 단어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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