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stella15 그러게 말입니다. 오마이 윌... 사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정말 스몰 'I' 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네요. 가장 편한 침대도 아니고 두 번째로 편한 침대라니... 소심하고 꽁한 성격의 셰익스피어...
저도 @stella15 님, @오구오구 님 말씀처럼 읽으면서 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보통 이런 건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하하) 이 책이 셰익스피어가 직접 목소리를 내서 쓴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를 중심으로 쓰인 것이니까요. 만약 앤도 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면(흥, 나도 별로거든?), 이건 또 다른 반전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저 혼자 또 너무 많이 가고 있나요). 제가 미혼인지라, 아직 잘 모르는 부부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다소 뜬금없지만) 모두의 가정을 응원합니다:)
그쵸 솔직히 앤 쪽에서도 원하지 않았는데 임신 때문에 어거지로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일 가능성이 높죠. 그나마 셰익스피어는 밖으로 나돌아다닐 수라도 있었지.. 앤은 시댁에 꼼짝없이 애 셋을 키우며 갇혀 살았죠..
하하, 시원시원한 말씀 감사합니다. 연인 혹은 부부의 관계는 지극히 내밀한 서사라 파고들수록 흥미로운(?) 지점이 많은 것 같아요(진실은 그들만 알겠지요). 여담이지만, 재작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했던 <에드워드 호퍼 : 길 위에서>라는 전시를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호퍼의 작품은 여러 매체에서 활용될 만큼 꽤 유명해서, 저도 좋아하는 작품이 몇 있었는데요. 그날 전시를 다녀오고 생각이 복잡해졌어요. 그와 아내의 이야기를 알게 됐거든요. 휴... 그 전시를 다녀온 뒤로는 그의 작품이 달라보이던데, 이럴 때면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연해 오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로미오와 줄리엣> 비틀기를 할 수 없을까? 이를테면 윌의 적수였다던 토마스를 연출가로 세우고, 앤과 윌의 서먹한 부부관계를 알고 앤을 이용해 윌을 한 방 먹이는 걸로. 앤이 토마스에 의해 줄리엣에 캐스팅 된 걸 알고 분노한 것도 모자라, 앤이 로미오와 그 문제의 오글거리는 대사를 보고 뒷목잡고 쓰러지기 일보직전. 윈저의 아낙네들 쌤통이라고 막 좋아하고. ㅎㅎ 윌도 윌이지만 앤도 사랑의 기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윌한테 막 질투심 유발하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불쌍해요. ㅠㅠ
와 스텔라님 드라마 작가하셔도 될 듯..! ㅋㅋㅋ 생각만 해도 재미있네요
borumis님 말씀처럼, 스텔라님의 상상력도 너무 재미있네요. 그러게요. 앤이 만약 질투심을 유발했다면 윌은 또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합니다(과연 흔들 수 있을 것인가!). 이 책의 주인공은 윌인데, 저는 왜 자꾸 주변 인물들이 눈에 들어오는지 모르겠어요. 제 개인적인 취향 같지만, 주인공이 있다면 주인공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그를 지탱해주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가곤 하더라고요. 유명인의 배우자, 혹은 자녀들이랄까(그들의 삶을 그려보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윌 공의 재기발랄함은 후반부로 갈수록 도드라지네요.
둘중 하니인 것 같습니다. 배려심이 많거나, 작가적 자질이 있거나. 어느 작가가 그랬다잖아요. 작가는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죄로 책상에서 뭔가를 쓰는 천형을 받았다고. 연해님도 천형을 받으...? ㅎㅎ
으아, 천형이라니... 하하, 저는 그냥 끄적끄적 뭐라도 쓰는 걸 좋아하기는 하는데요. 혼자(만) 쓰는 글은 대체로 어두운 게 많아서...(쩝). 생각이 팡팡팡 터지면서 팽창하기 시작하면, 왠지 모르게 뇌가 간질간질한 그 느낌이 즐겁긴 합니다.
ㅎㅎ그러니까요. 그 천형을 받으셔야 한다니까요! ㅋㅋㅋ
흐린 주말은 윌이 어쩔 수 없이 스트렛퍼드를 떠나 런던으로 가게 만든 힘이 작용하는 것처럼 저에게는 책을 읽게 만들어주네요..ㅎㅎ 5장을 완독하면서 크게 2가지에 주목했습니다. 첫번째는 '이중의식'으로 표현된 ambivalence에 대한 내용입니다. 가문의 문장을 가지고 있는 계급을 시덥지 않게 보기도 하지만, 그 가문의 문장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극장에 대해 나중에는 후회하는 모습들을 정리하면 아마도 양가성으로 해석되는 ambivalence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윌의 특성과 성향은 햄릿의 to be or not to be 등에 잘 나타나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양가성에 대한 성향은 어느정도는 다 가지고 있으며, 양가성에 대한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고 극복하느냐가 한 인물의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번째 주목한 부분은 moral luck 입니다. 19세기 폴 고갱이 예술의 완성을 추구하기 위해 가족을 남겨놓고 타히티로 떠나면서 도덕적 비난이 일었지만 그가 성공하자 이런 논란은 언제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던 것 처럼, 아내와 세자녀를 두고 정든 고향을 떠나는 윌도 이와 같은 행운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작가의 해설이 나름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결국 운명의 다리라고 할 수 있는 런던 브릿지를 건너면서 윌이 평생을 신중하고, 사생활을 은폐하며 때로는 허구적인 이야기까지 만들어내야 했던 배경에는 다리위에 효수된 지인들의 머리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너 자신을 통제하라. 네 적들의 수중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영리하고 엄격하고 현실적이 되어라. 은폐와 회피의 기술을 익혀라. 무엇보다도, 네 머리가 달아나지 않도록 목 위에 잘 얹어 두어라' 어쩌면 이와 같은 소극적 마키아벨리적 처세술이 윌을 지금까지 베일에 쌓여 있게 만들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중의식이란 말이 낯설었는데 양가감정을 그렇게 번역한 것일가요 양가감정이 훨씬 적절하고 어울리는 번역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저도 이중의식보다는 양가감정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적어봤는데... 고수님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
제 생각에 양가감정이 더 익숙한 단어이고 가까운 뜻이긴 한데 이중의식에 비하면 좀 감정에 치우친 느낌이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이중의식이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서로 모순될 수 있는 믿음을 동시에 갖거나 그에 따라 모순되어 보이는 판단과 행동을 행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봤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인생에 돈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돈은 정말 중요한 거야 하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 거랑 비슷한 게 아닐까 합니다.
@롱기누스 @오구오구 @오도니안 문득 조지 오웰이 <1984>에서 사용했던 이중사고(doublethink)라는 단어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중사고가 제가 생각했던 이중의식과 비슷한 의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조지 오웰이 말하는 이중사고는 독재권력이 일부러 조장하는 것이고 뭔가 매우 부정적인 느낌인데, 세익스피어의 이중의식은 그렇게 부정적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삶의 모순되는 다양한 모습들 중에서 일부를 배척하지 않고 폭넓게 포괄하는 것이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도록 하는 힘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W.E.B.Dubois의 Souls of Black Folk에 나온 이중 의식을 생각했어요.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흑인이 느끼는 이중적인 정체성처럼 셰익스피어도 귀족과 청교도의 억압 속에서 이중적인 정체성을 숨기면서 살아온 것을 보면.. 그리고 오웰의 전체주의 독재권력과는 좀 다를지라도 결국 엘리자베스든 메리든 헨리8세든 이 당시 왕권이 사회에 강력한 전체주의로 작용한 것은 비슷하네요.
원문에는 이부분이 어떻게 나와있는지 궁금해집니다. @borumis 님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
Shakespeare was a master of double consciousness.라고 나옵니다. 이 이중의식이라는 단어는 kindle로 검색할 때 책에서 4번 나오고 그 외에도 double effect, double lives, double entendre. double identity등 double은 책에서 계속 나올 단어같습니다.^^ 반면 ambivalence는 sexual ambivalence라고만 4장에서 1번, 그리고 카톨릭 신앙과 헨리8세에 대한 충성심간의 ambivalence가 3장에서 1번 나왔을 뿐..
@borumis 이렇게 친철하게... 너무 감사합니다. double consciousness 이군요.. 그런데 찾아보니 이중의식은 자신을 두 개의 상충하는 시각에서 바라보는 내적 갈등으로 특히 미국사회에서 흑인들이 자신을 '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백인 사회에서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인식' 사이에서 갈등을 의미할 때 사용하고, 양가성 ambivalence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나 생각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상반된 감정이나 생각을 동시에 갖는 상태, 즉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것, 원하면서도 거부하는 것과 같은 모순된 감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265페이지에 윌을 내적상태를 설명하는 double consciousness는 이중 의식으로 이해되는 것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사회적 정체성과 관련된 윌의 내적갈등이 표현된 것이라고 봐야하니까요... @borumis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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