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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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폴스타프의 냉소적이고, 반영웅적인 관점 — 권력을 쥔 자들의 이상적인 흰소리를 두고 그가 던지는 가차 없고 희극적인 평가 절하와, 자기 한 몸의 안위를 건사하는 것을 제일의 원칙으로 삼는 그 본연의 완강한 자세 — 은 그를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나 군사적 영웅주의를 드높이는 축전의 내용 속에 도저히 함께 녹여 낼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셰익스피어가 그러한 축전의 관점을 보여 주고자 했던 것은, 특유의 회의적인 지성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연극의 성공을 위한 것이었다. 그저 상대를 비꼬아 대기만 하는 왕 이상의 존재로 할을 드높여 주기 위해서는, 폴스타프가 지난 두 개의 연극에서 연속적으로 훌륭하게 표현한 바 있던 그의 가차 없는 희극적 조롱을 그만 줄이고, 회의적 관점도 배제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셰익스피어는 부득이하게 관객에게 했던 약속을 깨고 그의 희극적 명물을 『헨리 5세』 에서는 빼 버리기로 결정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 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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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전에 『헨리 5세』 를 읽을 때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갔던 게 역시 폴스타프 경이 가셔서 그랬나봅니다ㅎㅎ 스페샬 빌런도 없고, 심리 묘사도 적고..
향팔
“ 『헨리 4세』의 저자는 할 왕자에게서 그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그가 만들어 낸 인물에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실험적인 참여와 신중한 자기 보호적 거리감이 뒤섞인 태도를 투영했으며, 술집을 전전하며 익혔던 언어 유희와 각종 상황극의 강습이 가져다준 기능적 유용성을 인식했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조심스럽게 배분되어 계산된 개인적 이익 추구에 필요한 대가를 무감상적으로 받아들였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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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할 왕자를 셰익스피어와, 폴스타프 패거리를 런던의 가방끈 긴 건달 작가진과 연결시킨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작가의 삶과 주변 인물들에 관해 알지 못하고 작품 자체만 접한다면 영원히 알 수 없을 이야기네요! 이런 내용들을 읽고나서 <헨리 4세>와 만나면, 혼자 읽을 때는 모르고 지나친 부분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겠어요. <세계를 향한 의지> 독서가 더욱 재밌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헨리 4세 1부'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16권. 1399년 리처드 2세를 폐위시키고 왕위에 오른 헨리 4세가 왕위 계승의 정통성 문제로 시달리다가 노섬벌랜드 백작의 아들 핫스 퍼가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헨리 4세 2부'아침이슬 셰익스피어 전집' 17권. 1부에 이어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과 헨리 4세의 죽음과 헨리 5세의 즉위가 줄거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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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그러나 그들을 믿지 마시게. 벼락출세한 한 까마귀가 있으니, 우리의 깃털로 미화되었고, ‘배우의 거죽으로 싸여 있는 호랑이의 심성’을 가진 그는 자네들 중에서도 으뜸으로 무운율 시구를 주워섬길 능력이 있네. 그리고 절대적인 요하네스 팩토텀(Johannes Factotum: 만능인)으로 행세하니, 제 생각에는 본인이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무대를 뒤흔들어 대는(Shakescene) 작자인 모양이야.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향팔이 저도 그 대목 읽고서 웃었습니다. 그나저나, 욕하는 일도 예전이 훨씬 고상(?)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욕을 이렇게 고상하게 먹이다니!
롱기누스
shakescene. 정말 언어의 마법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도니안
“ “내가 그를 위한 대담한 처벌을 고안하여 그대에게 일러 줄 테니. 연주를 시작하시오, 피리 부는 자들이여.”
(중략)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요령은 언제 시선을 엄숙하게 고정하고 또 언제 시선을 명랑하게 돌려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었다. 즉 단죄할 때와 춤을 출 때가 각각 언제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장,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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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다들 즐겁게 읽고 계시죠? 저는 이번 주에 조금 심란한 일(사실, 계속 심란하긴 합니다만)이 있어서 즐거운 수다에 동참하는 일에 뜸했네요;
내일 4월 18일 금요일부터 주말에는 읽기표대로 8장 '주인/애인'을 읽습니다. 8장에서는 이미 17세기 초부터 사랑하는 이성 연인에게 보내는 연시로 읽혔던 셰익스피어 소네트 154편이 애초에 누구를 대상으로 쓰인 시인지, 또 그 대상과 셰익스피어 사이는 실제로 무슨 관계였는지 그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장입니다. 제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제일 충격(?)받았던 장이기도 합니다. (저는 짐작조차 못했던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조심스러운 숨기기가 소네트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말에는 셰익스피어의 연애 시의 은밀한 비밀을 들여다 보시죠!
연해
네,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8장도 읽기 시작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소네트 한 편 한 편이 흥미롭습니다. 굉장히 직설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제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런가. 척하면 척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많... (하핫)
근데, YG님 심란한 일이 있으시다는 말씀에 걱정이 올라오네요.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차근차근 잘 해결되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겠습니다. 그 혼란한 와중에도 모임지기 역할을 정성스럽게 잘 해주셔서, 늘 든든한 마음이 가득해요:)
aida
저도 즐겁게 읽고 있어요. 다만. 작품을 너무 몰라서 ㅎㅎ 따라만 가는 중이에요. 8장에서 빵 터지네요.
6장 뒤에 그림들을 볼때. 저 적갈색 머리를 한 백작이 왜 나오지 궁금했는데.
아. 생식 권장 소네트 라니요. ㅋㅋㅋ
직설적인 시에 혼자 피식피식 하며 시작했지요.
borumis
ㅋㅋㅋ 저도 만날 영어수업시간에 소네트 몇 편씩 조금조금씩만 읽어봤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묶어 놓으니 막 뭔가 뒷배경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보일 듯 말듯 (이렇게 은근슬쩍 떡밥들을 뿌려놓으니 상상력이 더 들끓게 만들죠) 재미있어요.
연해
“ 그는 매우 공적인 사람이었고,-무대에 오르는 배우, 성공적인 극작가, 명성 있는 시인-동시에 매우 사적인 사람이었다.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신뢰를 받는 사람이자 자신에게 벌어진 사적인 사건들을 외부에 털어놓지 않는 대신, 이와 관련한 모든 언급 대상들을 미묘한 암호의 언어로 바꿔 버리는 작가. 이것은 셰익스피어가 자신을 위해 선택했던 이중의 삶이었다. 놀라운 언어적 기량과 모든 것을 상상력으로 재가공하는 강박적인 습관, 그리고 이와 더불어 수반되던 깊은 야망이 그를 공적인 공연의 삶으로 이끌었다면, 그의 가족이 가진 비밀과 그의 경계적인 지성-아마도 런던 다리에 꽂힌 참수된 머리들의 광경으로 더욱 강화되었을-은 스스로에게 절대적으로 신중하게 비밀을 엄수하라는 충고를 남겼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8장 주인/애인> p.43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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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 "내 딸! 오, 내 금화들! 오, 내 딸!"
"다이아몬드를 도둑맞았네. 프랑크푸르트에서 금화 2000더컷이나 들인 것인데."
"내 발밑에 쓰러져 죽어 있으면 좋겠구나! 내 발치에 관을 짜고 드러누웠는데 그 관 안에 온통 금화가 가득하다면 좋겠어!"
"손해 위에 또 손해구나! 도둑이 그토록 많은 양을 털어 갔고, 그 도둑을 찾겠다고 또 돈이 들고, 그런데 만족도 없고 복수도 없으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대가 날 칼로 찌르는구나"
"아마도 샤일록은 극작가가 만든 상상력의 구획에서 애초에 희극 악당으로서 그에게 할당된 곳에만 머물러 있기를 거절했다고 할 수 있다."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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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9장은 베니스 상인의 샤일록이라는 인물탐구를 통해 윌공이 단순히 당시 영국의 반유대주의만 드러낸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탐구.
특히 샤일록 같은 인물은 당시 희극에서의 악당이라는 캐릭터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당시 관객들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복잡한 인물로 그려졌음.
오구오구
“ 나는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눈이 없는가? 유대인이라고 해서 손이나, 경기들이나, 생각의 관점이나, 감각이나, 애정이나.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가? 같은 음식으로 배불리고, 같은 무기로 상처 입고, 같은 질병에 걸리고, 같은 약으로 치료받고, 기독교도와 똑같은 겨울과 여름을 나면서 따뜻 함과 시원함을 느끼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찌르면 우리가 피를 받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간지럽히면 우리가 웃음을 터뜨리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에게 독을 먹이면 우리가 죽음에 처하지 않는가? 그리고 만약 당신들이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우리가 복수를 해야 하지 않는가?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93-494,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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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알 파치노가 주연한 베니스의 상인 영화가 있는데, 완전 샤일록이 주인공이고 샤일록한테 감정이입되고 젊은이들은 양아치들 느낌이 나죠. 그런데 대사는 세익스피어 희곡 그대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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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직접 번역한 번역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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