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그는 매우 공적인 사람이었고,-무대에 오르는 배우, 성공적인 극작가, 명성 있는 시인-동시에 매우 사적인 사람이었다.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신뢰를 받는 사람이자 자신에게 벌어진 사적인 사건들을 외부에 털어놓지 않는 대신, 이와 관련한 모든 언급 대상들을 미묘한 암호의 언어로 바꿔 버리는 작가. 이것은 셰익스피어가 자신을 위해 선택했던 이중의 삶이었다. 놀라운 언어적 기량과 모든 것을 상상력으로 재가공하는 강박적인 습관, 그리고 이와 더불어 수반되던 깊은 야망이 그를 공적인 공연의 삶으로 이끌었다면, 그의 가족이 가진 비밀과 그의 경계적인 지성-아마도 런던 다리에 꽂힌 참수된 머리들의 광경으로 더욱 강화되었을-은 스스로에게 절대적으로 신중하게 비밀을 엄수하라는 충고를 남겼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8장 주인/애인> p.430,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내 딸! 오, 내 금화들! 오, 내 딸!" "다이아몬드를 도둑맞았네. 프랑크푸르트에서 금화 2000더컷이나 들인 것인데." "내 발밑에 쓰러져 죽어 있으면 좋겠구나! 내 발치에 관을 짜고 드러누웠는데 그 관 안에 온통 금화가 가득하다면 좋겠어!" "손해 위에 또 손해구나! 도둑이 그토록 많은 양을 털어 갔고, 그 도둑을 찾겠다고 또 돈이 들고, 그런데 만족도 없고 복수도 없으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그대가 날 칼로 찌르는구나" "아마도 샤일록은 극작가가 만든 상상력의 구획에서 애초에 희극 악당으로서 그에게 할당된 곳에만 머물러 있기를 거절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9장은 베니스 상인의 샤일록이라는 인물탐구를 통해 윌공이 단순히 당시 영국의 반유대주의만 드러낸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탐구. 특히 샤일록 같은 인물은 당시 희극에서의 악당이라는 캐릭터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당시 관객들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복잡한 인물로 그려졌음.
나는 유대인이다. 유대인은 눈이 없는가? 유대인이라고 해서 손이나, 경기들이나, 생각의 관점이나, 감각이나, 애정이나.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가? 같은 음식으로 배불리고, 같은 무기로 상처 입고, 같은 질병에 걸리고, 같은 약으로 치료받고, 기독교도와 똑같은 겨울과 여름을 나면서 따뜻 함과 시원함을 느끼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찌르면 우리가 피를 받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를 간지럽히면 우리가 웃음을 터뜨리지 않는가 당신들이 우리에게 독을 먹이면 우리가 죽음에 처하지 않는가? 그리고 만약 당신들이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우리가 복수를 해야 하지 않는가?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493-494,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알 파치노가 주연한 베니스의 상인 영화가 있는데, 완전 샤일록이 주인공이고 샤일록한테 감정이입되고 젊은이들은 양아치들 느낌이 나죠. 그런데 대사는 세익스피어 희곡 그대로에요.
아 그렇군요~
와 그 영화 보고 싶네요. 알 파치노 좋아하는데..
https://naver.me/5S9dvlwQ 세익스피어 애호자라면 분명 볼 가치가 있는 영화 같아요 ^^
으아.. 제레미 아이언스와 조셉 파인즈까지!!
샤일록 옹이 그야말로 사자후를 토하네요! 베니스의 인간말종 안토니오 패거리들은 샤일록 옹한테서 참교육 한번 제대로 받았어야 옳게된 결말인데 아쉽습니다ㅎㅎ (바싸니오도 포셔를 사랑해서 꼬신 게 아니라 재산 보고 이용해먹은 거였더라고요) 이 연극을 꼬꼬마 때 어린이용 축약본으로 읽고 샤일록을 악역의 대명사로만 기억했던 내 반평생을 돌리도(엉엉) 이 극은 희극으로 분류되던데(심지어 5대 희극?) 저는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보면 모두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모든 것을 다 잃고 쓸쓸히 퇴장하던 샤일록의 마지막 모습이 기억에 남는 슬픈 작품이어요.
샤일록이 주인공이 아니고 악역의 대명사로 남은 것도 이 극이 희극으로 분류된 것도 작가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작용한 것 같네요.. 안그래도 유대인 샤일록도 그렇고 템페스트의 캘리반을 마치 인간이 아닌 뭔가 짐승처럼 표현한 것도 그 당시 신세계로 제국을 뻗어나가기 시작한 영국인의 원주민들에 대한 시대적 시선을 반영한 것 같아 씁쓸했어요.
그의 작품을 두고 여성차별이다 인종차별이다 의견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일 듯해요. 그러고보니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다’ 이런 제목의 책도 (제목만 본) 기억이 나네요. 말씀하신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강조한 내용일 것 같슴다
9장 영어 제목이 Laughter at the Scaffold 라네요. 로드리고 로페스의 처형 장면의 분위기에 대해 초반에 설명합니다. 로페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을 암살하려 했다는 혐의로 처형된 유대계 의사였고, 그의 처형은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조롱하는 공개적인 이벤트였습니다. 베니스상인에서의 법정장면의 모티브가 된 사건인데, 윌공은 이 장면을 통해 사형대 앞에서 군중들이 보이는 조소라는 현상을 탐구했다고 합니다. --> 이 챕터 하나만 논문으로 나와도 훌륭할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논문 모음집을 대중서로 발간한 것일까요? ㅎ 베니스의 상인의 제목은 베니스의 상인일거 같은데 실제 주인공은 샤일록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베니스의 상인을 읽지 않았지만 왜 그런지 이해가 되네요 ㅎㅎ 저는 이제 10장으로 넘어갑니다.
근데 아마존에서 검색하니 이 책의 양장본이 나오네요. 양장본에 컬러 사진과 사료등이 나와요. 9장 뒤에 사진, 그림 자료들이 나오는데 해상도가 높지 않아서 구글에서 검색해서 봤어요. 이부분은 양장본으로 넣어도 좋았을거 같은데.. 아무래도 출판하시는 분들한테는 이페이지만 양장으로 넣기 어려운가봐요~ 스완극장, 글로브 극장 그림과 사진을 보니... 영국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ㅎㅎ
1567년에 와서야 성공한 식료품 가게 주인인 존 브레인(John Brayne)이 런던의 첫 독립형 극장인 레드 라이온(Red Lion)을 스텝니(Stepney)에 세우게 된다. 이는 대담한 사업이었다. 영국에 이런 건물이 세워진 것은 로마 제국의 쇠락 이후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장 도시 근교에서의 삶,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은 상당 부분 당대의 최첨단 분야에 몸담았던 것에 빚지고 있지 않나 싶네요. 갈릴레오의 업적이 이탈리아의 도시에 있는 대학교수라는 그의 위치 덕분에 최신형 망원경을 접하기 쉬웠던 것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던데, 역사 상 위인들의 업적은 그 자신의 천재성만큼 그가 딩시에 어디에 있었는가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굉장히 공감됩니다.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중요한거 같아요.....
갈릴레오 하니 생각나는데 @오도니안 님 말씀처럼 셰익스피어는 최신 과학 지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것 같고 또 그럴 수 있었던 환경에 있었나봐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햄릿이 오필리어한테 - 지구가 태양을 돌듯이 나도 너를 맴돈다? 대강 이런 대사를 치는데, 셰익스피어도 이미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라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그린블랫 책에도 나온 그 인쇄소 친구가 책을 많이 구해주기도 했을 것이고요 ㅎㅎ
찾아봤는데 햄릿 대사에 지구가 태양을 돌듯 나는 너를 맴돈다 이런 얘기가 나온 건 아니네요(엉엉 비루한 기억력), 죄송합니다! 전에 읽은 역사책에서 햄릿의 ‘태양이 움직인다는 것을 의심하라’는 대사를 인용해 설명하는데 그 기억이랑 제 상상력이 엉켰나 봅니다. 인상적인 부분이라 아래 그 내용을 옮겨볼게요. 책도 참 좋은 책이에요 ㅎㅎ 그대는 별들이 불꽃이라는 것을 의심하라, 태양이 움직인다는 것을 의심하라, 진실조차 거짓일 수 있다고 의심하라, 하지만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만은 의심하지 말아다오. (그대는 별들이 불이 아닐까 걱정하노라, 그대는 태양이 움직일까 걱정하노라, 진리가 거짓말쟁이가 될까 걱정하노라, 하지만 나는 사랑한다는 것을 결코 의심하지 않으리니.) -셰익스피어, 『햄릿』, 2막 2장 “그대는 별들이 불이 아닐까 걱정하노라. 태양이 움직일까 걱정하노라.” 셰익스피어는 우주에 대한 예로부터의 이해를 뒤흔들어놓을지도 모를 새로운 사상을 암시하고 있는가? 『햄릿』,(1600년경 출판)은 코페르니쿠스가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1543)에서 태양은 움직이지 않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암시한 지 50년 이상 후에야 집필되었다. 이 이론들이 유럽의 일부 식자층 사이에서만 회자되었더라도 셰익스피어는 아마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오필리아를 향한 햄릿의 애절한 고백이 분명히 보여주듯이, 이 이론들은 추측이나 이상한 수학적 가설로 생각되었다. 이 이론들은 전통적인 학설과는 절대적으로 상충되었고, 아주 중요하게는 상식과 관찰에 도전했다. (…) 하지만 여전히 소수의 사상가들은 의혹을 품었다. 셰익스피어는 갈릴레이와 같은 해인 1564년에 태어났다. 영국의 극작가와 이탈리아의 철학자가 작업을 하고 있을 무렵에 우주에 관한 지식을 수정하고 우주가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고자 하는 기나긴 과정이 진행 중이었다.
새로운 서양 문명의 역사(하)문명의 역사』는 14판(2002년)부터 3세대로 접어들었다. 주디스 코핀(Judith G. Coffin)과 로버트 스테이시(Robert C. Stacey) 두 사람이 공저자로 투입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번역해 선보이는 『새로운 서양 문명의 역사』는 16판(2008년)을 원본으로 삼았다. 3세대 『서양 문명의 역사』의 초판격인 14판의 내용을 15판(2005년)에 이어 수정 보완한 책이다. 2세대 저자들이 빠지고 3세대 저자 두 명으로 지은이가 모두 바뀐 데
저도 궁금했었는데 찾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네요 ! 별들이 불꽃이라는 것을 의심하라, 태양이 움직인다는 것을 의심하라, 진실조차 거짓일 수 있다고 의심하라, 하지만 내 사랑은 의심하지 말라~ 그냥 평범한 수사로 읽을 수 있는데 향팔이 님 인용해주신 내용을 보니 지동설을 접해본 듯해요. 지동설이 그럴듯하게 느껴지지 않았어도 이런 게 다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말이야 하는 인상 정도는 충분히 받았을 듯 하네요. 그리고 햄릿의 사랑이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를 같이 생각해 본다면, 천동설이 맞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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