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

D-29
그는 권위에 대해서 충격적일 만큼 신랄한 비판을 할 수 있었고, 권위가 내포하는 거짓말과 위선과 왜곡을 간파했다. 그는 세속적 힘을 가진 자들이 그들 자신을 위해 세운 그 모든 주장과 입장을 사실상 무너뜨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태평했고, 유머가 넘쳤으며, 부담 없을 만큼 간접적이었고, 미안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고 제임스 1세가 즉위하며 "킹스맨 극단"으로 개명 제임스 왕의 강력한 후원이 있었고, 윌공은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하는데, 책이나 예술품보다는 주로 고향 부동산에 투자함
책 중간에 17세기 초반 만들어진 장갑 사진이 나오는데, 세익스피어의 아버지가 장갑 만드는 장인이었다는 이야기가 다시 보이네요. 전 장갑 하면 흔히 보는 가죽 장갑 정도 생각했었거든요. 무언가 안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정확한 앎은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7장 들어갔는데 흥미진진합니다. 이런 거친 세상에서 우리 시골 출신 셰익스피어가 나쁜 친구들한테 물들지 않고 훌륭하게 성공을 거둔 거구나 하는 기특하고 뿌듯한 마음이 드네요.
사회가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고학력자들이라고 하는 현상이 그때도 있었구나 싶구요. 우리나라 근대화 초기의 시인과 작가들 모습과도 겹쳐 보이는 것 같구.
제임스왕이 1605년에 옥스포드 대학을 방문했을때 대학에서 준비한 연극 모두 실패하였고 이후 그윈이라는 학자가 소극을 준비했는데, 그 극을 제임스왕이 좋아함. 극에 나오는 세명의 소년이 마녀로 분장해 나오고 제임스 왕의 조상인 뱅쿠오에 대한 전설을 언급하며 극찬함. 윌공은 이후 <맥베스>를 통해 세 명의 마녀가 등장해 뱅쿠오의 후손이 왕이될거라 예언하는 부분이 있음. 윌공은 실제 사건에 영감을 얻어 자신의작품을 창작한 것으로 보임 1906년 킹스맨 극단이 맥베스 공연했는데, 당시ㅣ 제임스 왕의 심리적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 왕의 복잡한 성격 (학문을 좋아하면서도 사냥을 즐기고 장난을 받아주면서도 깊은 공포에 시달림?) 이런 불안과 공포를 연극에 반영. —> 이 전략이 성공하여 킹스맨이 계속 왕실의 후원을 받을 수 있었음 11장의 화약 음모(Gunpowder Plot)사건 오늘날까지도 영국에서는 매년 11월 5일 "가이 포크스의 날"(Bonfire Night)을 기념하며 불꽃놀이와 모닥불로 이 사건을 기억합니다. "Remember, remember, the 5th of November"라는 유명한 동요도 이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by Clude) 왕의 암살계획이 드러나서 처형되고 하는 것은 지금으로치면 내란사건일텐데... 그런 정치적 격변기에 윌공은 제임스왕을 위로하는 극을 만들어 성공했고 그게 멕베스의 배경이라는 거네요 그래서 11장 제목이 "왕에게 마법걸기" 인가봐요
셰익스피어는 당대의 시사 현안과 연결될 수 있는 미세한 암시들을 극 중에 심어 놓았으며, 일례로 그중 가장 잘 알려진 농담이 대사 속에서 뛰어나왔을 때 연극을 관람하던 관객들 사이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소리가 파도처럼 번져 나갔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시골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사람으로서, 셰익스피어는 병든 소나, 손상된 곡식이나, 오랫동안 앓다가 죽어가는 아이들이 생겨 날 경우에 이러한 불행의 원흉으로 이웃이 행하는 악의적 마술을 탓 하는 경우를 아마 직접적으로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한 재앙들의 원인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었지만, 주로 예기치 못한 불행 -난폭한 폭풍, 원인 불명의 소모적인 병들, 근거를 설명할 수 없 는 발기 부전 -이 닥치면, 사람들은 거리 끝 돼지우리 같은 집에 사는 가난하고 추하고 무방비한 노파를 탓하며 위협적으로 투덜대기 일쑤였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565,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제임스 왕은 <악마연구>를 출간 - 마녀들이 단순히 지역 문제가 아닌 왕국 전체를 위협한다 - 악마가 특히 왕족을 노린다고 믿음 - 악마의 계략은 "반은 진실, 반은 거짓"이라 더 현혹적이라고 생각 - 악마가 마녀들에게 제공하는 도구: 모호한 예언, 유혹적인 쾌락, 실체 없는 환영 윌공은 이 책을 꼼꼼히 읽고, 제임스의 내면을 파악한 후 그 내용을 <맥베스>에 반영... 이래서 천재라고 하나봐요. 시대 뿐 아니라 통치자의 마음을 꿰뚫는 혜안이 있었네요...
세간에 떠도는 모든 일화에서는 공통적으로, 무언가 일이 잘못된 방향으로 틀어진다. 셰익스피어는 붙잡혔고 자신이 적당하다고 느끼는 수준보다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아마 법적으로 허락되는 범위를 벗어났을 것이다.) 그가 신랄한 발라드를 지어 이에 대응했다고 전해지는데, 이 발라드의 모든 버전은 예상대로 그저 그런 수준이며 그 어떤 판본도 셰익스피어의 실제 시구들에 버금갈 만큼 시적인 홍미나 신뢰성을 주지 않는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오히려 흥미로운 것은 "어떤 이가 잘못 말하듯, 누추하게 시든 것이 루시라면/ 그러면 그 어떤 일이 벌어지든 루시는 누차 시들지." 등 셰익스피어가 루시 경의 성격이나 아내의 정절을 공격하는 내용으로 모욕적인 글을 써서 이 가혹한 대접에 대응했다는 의견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현대의 전기 작가들은 대체로 이 발라드에 회의적인데, 그 이유는 일단 셰익스피어가 이런 일을 벌일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며 루시 경 역시 이렇게 공개적인 중상을 당하기에는 너무나 강력한 권력자이자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김삿갓과 비슷한 일화들이 셰익스피어에게도 많이 따라다니나 봅니다. ^^
11장: 『말레우스 말레피카룸』(마녀의 망치)과 같은 마녀 사냥 지침서가 있었던 시절임. 레지널드 스콧: 이러한 미신적 믿음에 대해 『마녀와 그 마술의 발견』이라는 책을 1584년에 출간 - 마녀 재판에 대한 비판적 관점 - 스콧은 시인들이 마녀에 대한 환상을 퍼뜨린 주범이라고 주장 - 제임스 왕은 영국 왕위에 오른 후 이 책을 불태우라고 명령 -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이 책을 읽었던 것으로 보임 - 킹스멘 극단은 오히려 대중의 마녀에 대한 공포와 관심을 상업적으로 활용함
셰익스피어의 극장은 관례적인 설명들이 흩어 지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환상과 육체가 서로를 어루만지는, 회피적이고 모호한 공간이다. 예술에 대한 그의 이러한 인식은, 길리스 던케인의 자리를 대신하여 왕의 경이로운 시선 앞에서 극적으로 연출된 마녀의 세계를 공연한다는 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말해 준다. 「맥베스」를 관람한 왕의 반응이 어땠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 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셰익스피어의 킹스멘 극단은 왕의 직속 제1극단의 위치에서 결코 밀려나는 일이 없었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614,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이 책을 읽고 나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네요. 왠지 실망할 거 같은 느낌이지만 한번 봐야겠어요.
개인적으로 전 좀 실망했어요..^^;; 심지어 여우주연상 후보에 대한 불신이..;;
또한 어쩌면 그에게 내재되어 있는 도덕적 보수주의 같은 것에 거슬리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의 보수적 관점은 『헨리 6세』 3부작에서도 드러나는데, 전통적인 충고와 교훈을 재확인하는 이러한 지점에 대하여 말로는 『탬벌레인』에서 대담하게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러한 보수성은 셰익스피어 자신 역시 혼란스럽고 무절제한 삶에 전적으로 투신하기를 거절한 점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7장 무대를 흔들다,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팔스타프를 내치는 헨리5세가 어쩌면 셰익스피어 자신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바로 이 셰익스피어는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그의 극단 업무를 돌보게 되고, 거의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실하고 꾸준한 집필 활동을 하면서(그의 작품들이 엄청난 성취를 이루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많은 돈을 모으고 또 유지했고, 감옥에 투옥되거나 거친 법정 공방을 겪는 일도 한 번 없었으며, 농경지와 런던의 부동산에 안전한 투자를 하고,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에 아주 좋은 저택을 사 두고, 그리고 40대 후반에 은퇴하여 그곳으로 돌아간 사람이었다. 이렇듯 야무진 생활 양식은 갑자기 혹은 뒤늦게 발현된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스트랫퍼드를 벗어나 런던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겪은 격동의 혼란과 고통의 시간 속에서, 셰익스피어는 이러한 삶의 자세를 서서히 확립해 나갔을 것이다.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7장 무대를 흔들다,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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