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러스는 당신이나 그곳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더군요. '왠지 모래는 따갑고 태양은 뜨겁지만, 밤이 되면 별빛은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라고요."팔려나갔을 때 토러스의 기억은 모두 삭제되었고 경험 데이터로 축적되었다. 인간이 첫걸음을 성공하거나 자전거를 처음 탔을 때의 일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무의식에는 정보가 쌓이는 것처럼, 토러스의 경험 데이터 속에는 수호와 함께 보낸 시간 그리고 그로 인해 얻은 자부심과 인정, 실패에 대한 무형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그 흔적은 구체적인 사건이나 대화로는 기억되지 않았지만 그의 알고리듬과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로 남아있었다. ”
『응급실 로봇 닥터』 윤여경.정지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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