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최소 결정권은 로봇이 자신의 효율성, 안정성 그리고 목표 달성에 있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응급실 로봇 닥터』 80쪽 , 윤여경.정지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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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마녀
저도 이 문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인간의 최소 결정권과의 차이점부터, 나는 결정할 때 무엇에 염두하는가, 까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더라고요.
김새섬
미래인데도 '방전'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 (81쪽)이 놀랍게도 잘 와 닿네요. 지금 혁신이 일 어날 곳이 '배터리'분야라고 하니까요.
마키아또윤
초능력자나 로봇을 다룬 스토리에서는 배터리 또는 초능력의 한계 설정을 꼭 설정합니다. 배터리나 새로운 에너지원(문명의 척도)의 개발 이슈는 스토리의 세계관 변화에 영향을 줄 정도로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예시: 트랜스포머 세계관-행성 간 이동 능력 있는 문명. 배터리 문제 해결) 수시로 방전될 염려를 가진 로사는 아무래도 인간에게 많이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세계관을 가지겠죠. 배터리 분야에 대해서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흥미돋네요. 더 공부해보겠습니다!
김새섬
오, 그렇네요. 수시로 방전이 되니 인간에게 많이 의지하게 되겠군요. 생각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약마녀
로봇이 악령 빙의 현상이라는 용어도 재미있습니다. 요런 소재로 저도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화 프로젝트라는 단어도 생각거리를 던져 줬습니다. 로봇의 학습은 사람화라고 부르는 게 합당한가? 부터 생각이 여러 가지치기를 하더라고요.
마키아또윤
어린왕자의 서사를 빌려온 건, 로봇과 인간이 서로를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관계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한쪽이 일방적으로 닮아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방식과 감정을 이해하며 함께 변화해가는 공진화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거든요.
처음엔 낯설지만, 점점 소중해지고 결국 서로에게 유일하고도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이야기처럼요.
물론 지금 단계의 로봇 —예를 들면 아무 의도도 욕망도 없는 로봇 —에게 존중을 보이는 것이 무슨 의미냐고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우리가 로봇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결정하는 게 앞으로 훨씬 더 정교해지고 자율성을 갖게 될 로봇이 인간을 어떻게 대하게 될지를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로봇이 인간을 대하는 태도를 다시 다음 세대 인간이 학습하고 모방하게 될지도 모르죠.(예를 들어 AI선생님/상담자/친구가 같은 반 인간 친구나 부모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열 살 어린이의 모습 )
결국, 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미래의 인간관계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니까 로봇에게도 윤리와 책임을 가르치고 우리도 신뢰 관계에 대한 에티켓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하는 그런 세계관입니다.
연약마녀
“ 로봇 의사 원칙
제1원칙, 존중의 원칙 : 모든 환자를 동등하게 대하며 그들의 인간성을 존중하겠습니다. 그들의 의사 결정권을 존중하겠습니다.
제2원칙, 보안의 원칙 : 환자의 개인 정보를 엄격히 보호하며, 이를 절대로 부당하게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제3원칙, 발전의 원칙 :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의학 지식을 갱신하며, 신뢰성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성능을 개선하겠습니다.
제4원칙, 협력의 원칙 : 인간 동료들과 환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겠습니다.
제5원칙, 안전의 원칙 :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며, 내 행동이나 결정이 환자에게 물리적, 정서적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겠습니다. ”
『응급실 로봇 닥터』 페이지 106, 윤여경.정지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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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마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찾아서 비교했더니 의사로서 사람 의사와 동일성도 있고, 로봇으로서의 특징도 있는 원칙이더라고요. 재미있었어요.
마키아또윤
맞아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어느 정도 차용해서 만든 원칙입니다. 로봇 3원칙도 그렇고 SF에서 만든 원칙들이 과학기술계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작가님의 다른 원칙들도 만나보고 싶어요. 기대!
김새섬
“ 그저 스물일곱 살 성인 여성, 로봇 의사로서 인간 의사 수호를 보조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습니다.
로사는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관찰했다. 거울 속에서 동그란 눈을 반짝이는, 분홍빛 머리를 한 상냥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을 보고 있었다. 대면할 일이 많은 의료계에서는 부드러운 인상에 말끔한 외관을 유지해야 했다. ”
『응급실 로봇 닥터』 101쪽 , 윤여경.정지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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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미래에도 인간은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군요. 외형적인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칼리 같은 기계 장치가 등장했을 법도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선뜻 그것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라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어쩌면 먼 미래에도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변함없이 우산을 쓰고 다니는 풍경이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
당신 인생의 이야기단 한 권의 작품집으로 "전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과학 단편소설 작가 중의 한 명"이라는 명성을 얻은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최고의 과학소설에 수여되는 네뷸러상, 휴고상, 로커스상, 스터전상, 캠벨상, 아시모프상, 세이운상, 라츠비츠상을 모두 석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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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또윤
네, 새섬님.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보는 방식’이 그렇게 쉽게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지난 수천년 간 인간의 뇌가 진화를 거의 안했다고 하니까요. 외형에 기대는 본능 같은 감각이 오히려 인간이 사이보그화(수호의 뇌에 심어진 동기화 칩)되면서 달라질 수도요. 그러면 어떤 얼굴을 좋아하려나.....
로사는 ‘아름답다’기보다는,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부드러운 인상을 지향하게 디자인했습니다. 미모가 강조된 로봇은 오히려 불편하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저는 비가 오면 무조건 우산 쓰고 싶습니다. 메탄비가 일 년에 하루 내린다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는 무슨 재질의 우산이어야 하려나..히힛
마키아또윤
동물의 세계에선 수컷이 더 화려하고 눈에 띄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인간 사회에서는 유독 여성에게 외모가 강조되는 문화가 이어져온 게, 늘 흥미롭고도 씁쓸한 지점인 것 같아요. 단순히 가임기의 신호나 생물학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오히려 문명화된 사회 속에서 대면이라는 감정적 접 점을 더 자주, 더 많이 요구받아온 쪽이 여성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아이들을 돌보거나, 노약자나 환자와 마주하는 일들, 혹은 일상적인 돌봄과 정서적 중재 같은 감정노동들이요. 그 과정에서 편안하고 호감 가는 외모는 일종의 기대치처럼 굳어졌고, 시간이 지나며 사회적 압박으로 굳어져버린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이건 단순히 미의 기준이라기보다는 감정적 수용성, 온화함, 비위협성 등의 코드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해요. 외모는 여전히 평가의 기준이 되지만, 동시에 어떤 자기표현이나 권력의 형태로도 작동하니까요. 예전처럼 수동적으로 남의 시선에 맞추는 얼굴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나의 얼굴, 브랜드로 나서는 시대가 오고 있다면… 그건 꽤 반가운 변화같습니다.
김새섬
오, 작가님과의 대화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하긴 의사야 말로 매번 다른 환자를 만나니 진정한 '서비스'업이지요.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부드러운 인상'이라는 설명이 굉장히 공감갑니다. 저라도 세계 최고의 미남미녀에게 진찰받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마키아또윤
로사가 불쌍하기도 합니다. 의사로 프로그램됐으니 그렇게 살아야하고. 외전으로 쌍둥이 로사 로봇의 직업을 추천해 주실래요?
① 뷰티 유튜버
② 중학교 담임 선생님
③ 국정원 해커 요원
④ 등등등
연약마녀
농업치유사나 장례지도사요. 이유를 물어보신다면 그냥 막 떠오른 생각입니다.
ssun
뷰티 유튜버 어떨까요?
좀 오래 된 이야기지만 황신혜 배우님이 컴퓨터가 뽑은 미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여러 규범에 갇히도록 설계된 AI가 어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어떤 조언을, 왜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로사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설계된 AI인데, 전혀 다른 일을 한다는 것도 흥미롭고요. 어떤 이야기든 기대하겠습니다.
마키아또윤
네, 저도 그 부분 정말 궁금해서 차기작으로 쓰고 있습니다. ㅎㅎㅎ 황신혜는 인간이 생각하는 컴퓨터 미인이고, 그렇다면 컴퓨터가 생각하는 미인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요? 단순히 인간적인 미적 감각을 넘어, 오직 인공지능만 감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아름다움을 판단할지도 모르죠. 예를 들어, 사람마다 발산하는 고유의 전자기장 패턴이라든가, 뇌파의 미세한 진동에서 오는 안정적인 공명 주파수 같은 것이 AI가 판단하는 미의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하지만 AI에게는 마치 음악처럼 아름답게 느껴질 그런 세계가 정말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승려가 컴퓨터 미인일지도요. ㅎㅎㅎ
아린
저는 지식과 감성도 겸비한? 로봇이 앞으로 더 호응받지 않을까요?
지지와 응원이 각박한 세상에서 내편이 되어 주는 친구 로봇. 클라라와 태양에 나오는 로봇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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