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위대한 두 자연학자들은 그들이 연구하는 존재들을 '인위적 연속성'으로 환원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인위적 연속성은 모든 존재를 단순한 원인과 결과의 전이로 미리 설명하려 들지요. 다윈과 폰 윅스퀼은 모두 하나의 원인과 숱한 결과들, 하나의 조상과 그 후손들, 하나의 동물과 그 이웃 동물들, 혹은 좀 더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선행현상과 그 이후의 현상들 사이의 수많은 불연속성을 강조합니다. 다윈은 생명체들을 이끄는 상위의 의미 없이, 그저 단독적인 사소한 발명이 생명체들의 적응과 변이를 가능케 한다고 봅니다. 폰 윅스퀼의 경우, '움벨트' 관념은 인간이 순전히 편의에 따라 모든 생명체를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하는 보편적 층을 지칭하기 위해 만들어낸 추상적 개념 '주위'entourage와 대립됩니다. 그런데 폰 윅스퀼은 오히려 '각각의 동물이 자기 위주에 일종의 거품을 형성한다고 보았습니다. ”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216-21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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