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②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브뤼노 라투르)

D-29
철학을 좀 더 파고들 시간이 있다면 물리학의 연결과 비연결 사이의 혼동이 항상 '이동'déplacement과 '변형'transformation이라는 두 용어의 관계가 도치된 탓에 나온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텐데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22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요컨대, 요원한 것에 다다를 수 있게 하는 모든 변형의 길들을 되찾아야 합니다. 과학을 정의한다고 하는 환원주의, 자연주의, 기계론이라는 3대 용어가 기계, 신체, 질료의 미덕을 찬양하는 입장으로든 그 악덕을 비난하는 입장으로든 제대로 평가를 내리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 희한하지 않습니까?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23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해방과 근대화의 거대한 이야기는 자연의 점진적 확장을 전제합니다. 그러한 자연의 법칙들은 차츰 다양한 주관적 신념들을 대체하겠지요. 밀착과 연루의 이야기라고 불렀던 또 다른 거대한 이야기로 말하자면, 주체의 세계와 대상의 세계 사이의 구분이 점진적으로 사라지면서 인간들의 정부와 사물들의 정부가 자꾸만 더 얽히고 설키지요.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마침내 이성의 지배와 더불어 자연이 도래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이성의 지배에 대한 꿈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마침내 자연이 사라집니다. 나는 내가 오늘날 과학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우리에게 자연이 없기 때문이요, 우리들이 하루가 다르게 다시금 무한에서 유한으로, 혹은 무한에서 다수성, 복합성, 연루된 것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233-23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완독했습니다. 일부 좀더 고민해보고 의문이 생기는 부분도 있고 일부는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제가 정확히 파악한 것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다소 박식하고 환유적인 라투르식 표현에 적응하다보면 좀 나아지네요.
벌써 완독하시다니 전 이제 앞부분 읽는데 좀 어렵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어가 이상한 것도 있고요. 일단 읽어 보겠습니다.
저도 막 완독했습니다. 생각보다 읽을 만했어요. 역자 후기에 '브뤼노 라투르의 책 치고는 친절한 편'이라고 해서 마음을 푹 놓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산뜻한 마음으로 <판도라의 희망>으로 넘어갑니다. 함께 해주신 @borumis 님께 깊은 감사 말씀 드립니다!
앗 역자 후기에 그런 불길한 말이;; ㅋㅋㅋ 다음 책에서 뵙겠습니다.
심지어 맞는 말인 것 같았습니... 판도라 행성에서 뵐게요!
ㅋㅋㅋ 진짜 외계행성에 도착한 기분입니다. 지금 외계어부터 배우는 중
다음 책은 긴장하며 시작하겠어요. 덕분에 관심만 두고 있던 책을 어찌어찌 읽어가고 있습니다.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제가 감사하지요. 그런데 다음 책 좀 어렵네요. ^^;;;
그 이유는 아직 아무도 해석들의 더미 속에서 확실한 경계와 고유한 역사를 지닌 '과학'이랄 만한 것을 분할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서야 과학의 역사를 다른 역사와 연결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을 테지요. 그래서 결국 이 '과학인문학'이라는 근사한 표현이 나오게 된 겁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p.4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과학인문학 편지> 저는 뒤늦게 이제 시작합니다.
나는 대상들을 전개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제안합니다. 과학과 기술이 '속하는' 상황들을 기술하되 매번 다른 형태로, 언제나 놀랍고 거의 항상 논쟁이 따르는 형태로 기술하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중략) 사건들이 바른 방향으로 착착 나아가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과학이론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p.8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과학과 정치, 증명과 수사학 사이의 그 어떤 구분도 과학적 증거가 곤란을 겪어가며 천천히 획득된다는 이 흥미로운 현상은 '기술하려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구분에는 한 가지 목적밖에 없습니다. 이서으이 힘이 오랫동안 비이성의 힘에 밀리다가 마침내 최종적인 승리, 필연적인 승리를 거둔다는 식으로 장대한 논쟁의 역사를 구성하려는 목적 말입니다. 이것들은 싸움의 개념들이지요. 이 싸움은 아마도 정당화되겠지만 이 싸움 때문에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된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과학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11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나는 코스모스(cosmos, 공통세계)라는 단어를 계속 쓰는데, 인류학자들이 흔히 이 단어에 부여하는 의미에 준하여 사용합니다. '실제 삶의 모습 속에서 특정한 문화를 통해 결합되는 모든 존재들의 배열'이라는 의미로요. (중략) 그 존재들이란 신, 영, 천체, 나아가 식물, 동물, 동족, 도구,의례까지 가리킵니다. 나는 복수로 코스몰로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하나하나 뒤죽박죽, 임기응변으로 탐색해야만 하는 관계들의 전체에 지나치게 일관성을 부여하는 격이 될 것 같습니다.(중략) 이 때문에 나는 내 친구 존 트레시에게서 코스몰로지보다 한결 소박한 '코스모그램(코스모스의 그림)이라는 용어를 빌려왔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13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다시 한 번 '코키토'가 아니라 '코키타무스'인 것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p.14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코키타무스'이야기에는 실험실들이 우회와 구성, 잡다한 코스모그램을 거느리고 전면에 나와 있습니다. '연장된 실체'는 일종의 인위적이고 관념적인, 거의 피상적인 연속성으로 나타나고요. 반면에 '코키토'이야기에서는 무한한 우주의 물질이 수학적 기호로 직접 표시된 인과의 기나긴 연쇄를 끌고 전면에 등장하지요. (중략) 첫번째 경우에서 연장된 실체는 상상력을 통해서가 아니면 어느 곳에서도 확장되지 못합니다. 두번째 경우에는 도처에 퍼져 이미 우주적으로 확장되고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p.15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그런데 한없이 심각한 것은, 바로 잘못된 그 형이상학적 비전 때문에 우리가 더 이상 세계에 대해서 서로 합의를 보지 못하게 됐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제 그 무엇으로도 주체와 객체를 연결할 수 없을 테니까요. 물론 데카르트는 그 둘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기 위해 신을 경우했습니다. 하지만 신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확실치 않지요...세계, 세계에 대한 합의는 영영 사라져버렸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p.16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그들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의 권위를 지닌 것과 의견, 소문, 동요, 이데올로기, 파워게임, 단순한 수다에 지나지 않는 것 사이의 '구획'demarcation으로 돌아가고 싶을 겁니다. (구획은 과학철학의 고전적 용어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p.16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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