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②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브뤼노 라투르)

D-29
이리하여 갈릴레이는 옛 코스모스-궁정 신하의 아첨에 점술이 아직 유용하게 쓰이던 시대-와 이제 곧 무한해질 우주의 달 사이의 '과도기적' 인물이 되었습니다. '근대성으로의 과도기'라는 이러한 해석 때문에 갈릴레이는 우리 모두와 같 은 다중적 세계 속의 다중적 인물이 되지 못하고 둘로 분열된 세계 속의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모습이 되었지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게다가 나는 다른 책에서 과학의 전선이 늘 더욱 치고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근대성' 혹은 '근대화'라는 유난히 모호한 말들을 정의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실의 진리와 가치들의 허상이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는 과거에서 도망치는 자가 바로 근대인이라는 겁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아마 여기서 말하는 책이 이 책인 모양이네요. 나중에 읽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이 책은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연구해온 인류학자인 저자 브뤼노 라투르가 근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방식에 던지는 독특하고 근본적인 문제제기이다. 탈근대주의의 근대성 비판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라투르가 말하는 근대인의 본질은 이분법이 아닌 ‘하이브리드’의 증식이다.
오우 저도요. 근데 도서관에 없고 한글 종이책도 없고 넘 비싸서 나중에 킨들 전자책으로 구해봐야겠어요;;
내년에 STS 관련 책 읽기 시즌 2를 할 때 한번 도전해볼까 싶습니다. (그 사이에 동네 도서관에 구입 신청하고... ^^;;;)
멀지 않은 미래에 과학이 마침내 정치, 감정, 정서, 정념의 세계와의 케케묵은 혼동에서 완전히 벗어나리라 생각하는 사람이 근대인이지요. 근대, 근대화를 추진하는 자는 언제나 가증스러운 과거와의 대조를 통해서만 파악되는 빛나는 미래를 향하여 달려가는 자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세 번째 해결책이 있을까요? 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앞으로 치고나가는 근대화 전선이라는 거대한 연출을 다소 수정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나는 학생이 조금 전에 설명한 버전의 이상한 점을 분명히 눈치 챘으리라 믿습니다. 모든 학자 들이 근대적인 것을 지니면 '자유로워지고' 낡은 것을 지니면 여전 히 '매인 바 된다는' 버전 말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그런데 한없이 심각한 것은, 바로 잘못된 그 형이상학적 비전 때문에 우리가 더 이상 '세게에 대해서 서로 합의를 보지' 못하게 됐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제 그 무엇으로도 주체와 객체를 연결할 수 없을 테니까요. 물론 데카르트는 그 둘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기 위해 신을 경유했습니다. 하지만 신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확실치 않지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16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실은 전 데카르트의 책들을 예전에 읽으면서 '뭐야, 결국 그렇게 번지르르하게 모든 것을 의심하고 회의하고서 '신'으로 모든 게 귀결되는 거야?하고 정말 맥이 풀렸던;;; 차라리 스피노자의 Deus sive natura가 낫다는..;;
다섯 번째 이야기는 철학적 이야기가 적어서 그런지 의외로 네 번째 이야기에 비해 쉬웠습니다. 우리가 이제 인터넷과 AI 그리고 빅데이터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역시 인터넷은 폐해도 있지만 정보와 지식의 민주화에도 기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Cogitamus ergo sumus!
저도 막 다섯 번째 편지로 넘어왔습니다. 네 번째 편지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딱히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이 없었네요.
신문이 인간들의 의회로 대표된 시민들에게 필요한 장비를 갖춰줌으로써 민주주의를 가능케 했다면, 새로운 플랫폼들이 사물들의 의회에서 대표되기를 추구하는 시민들에게 다시금 장비를 마련해줌으로써 기술민주주의를 가능케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우리는 과학과 사회를 완전히 분리할 수도, 완전히 결합할 수도 없습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두 이야기는 번역 작업에 힘입어 동시에 참이 됩니다. 광장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실험실을 '경유하지' 않는 한, 확실한 앎은 없습니다. 충분히 전문적인 고급 지식을 축적할 때까지 그저 사유하고, 타당한 실험들을 구상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 우리는 그 실험실들의 문을 어쩌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조심스 레 닫아놓을 겁니다. 하지만 내가 이미 충분히 보여주었듯이 그곳에 '머물러 있기'도 동시에 불가능하지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 그것도 생각하는 대중, '코기타무스'를 말할 수 있고 가능하다면 '칼쿨레무스'calculemus까지도 말할 수 있는 대중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계산할까요? 어떤 도구를 이용해서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정치가들은 "우리는 우리가 아는 한에서만 나섭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 행동을 취하진 않습니다"라고 말하지요. 공적 행위가 순전히 지식의 확실성에만 의존하게 되었으니 참 희한한 이론입니다. "과학자들이 A, B라고 주장하니 우리 정치가들도 행동에 나설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대중)은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 그저 진리를 따르는 셈이니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정치가들은 이런 식으로 브뤼셀이 유럽에서 맡았던 것과 거의 같은 역할을 과학에 떠넘겼습니다. 상위의 권위를 빙자하여 자기들 입으로 주장할 용기가 없는 결정들을 마치 불가피한 운명인 양 받아들이게 했지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내가 과학인문학 혹은 디지털인문학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추구하는 사상은, 이 편지들에서 요약한 모든 원칙들을 이용하여 시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들과 디지털 바다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우리는 객관적 지식을 잃지 않으면서 과학을 ‘세속화할’séculariser 수 있을까요? 사실상 과학인문학의 모든 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17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애석하게도 전문가들은 다소 수도원 문지기 같은 데가 있습니다. 안에서는 은거생활의 의무에 따라 무덤처럼 입을 꾹 다물고 지내야 하고, 밖에서는 수완을 발휘하며 입담도 좋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도원 문지기처럼 영혼을 둘로 쪼개어 살며 언제나 불행하지요. 사실, 무수히 다양한 견해들의 평균을 내고 다양한 형태의 연구 전선들을 저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데이터로 정리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인’ 것입니다. 전문가로서, 연구의 찬란한 불확실성을 이루는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게지요. 하지만 동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대중의 관심과 목표를 자세히 말해야만 하는 전문가는 분명히 ‘정치적’이기도 합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17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정치가들은 이런 식으로 브뤼셀이 유럽에서 맡았던 것괴 거의 같은 역할을 과학에 떠넘겼습니다. … 가장 기이한 점은, 이 명령들이 종합적으로 보면 과학적이지도 않다는 겁니다. 그 명령들은 한없이 다채로운 연구들의 전선을 중재하는 전문가들의 단순화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정치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행위는 오직 지식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상정되며 거기에 어떤 토의나 의결을 덧붙이지 않으니까요. … 합리론과 인식론으로 수백 년을 해먹고 나니, 과학에서는 진리에 대한 추구를 치워버리고 정치에서는 자율적 의사결정을 치워버리는 명령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공공생활 전체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네요!
브뤼노 라투르의 과학인문학 편지 - 인간과 자연, 과학과 정치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생각 180-18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이세진 옮김, 김환석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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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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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한국 장편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수림문학상 수상작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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