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에 대한 이진숙의 멋진 해설을 듣고 싶다.

D-29
숭고미는 거대하고 무한한 것 앞에서 유한자가 느끼는 공포를 아름다움으로 바꾼 것 - 에드문트 버크 광대한 하늘과 바다 앞에서, 수도승은 더욱 왜소하고 초라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버림받은 존재가 아니라 거대한 무한자와 더불어 숨 쉬고, 언젠가는 그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 존재다. 이것은 유한자가 자신의 삶이 참으로 왜소하고 비루하다는 인식을 통해서 거꾸로 무한자를 영접하는 영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화란 현재의 필요에 의해 과거의 사건을 소환해서 재해석하는 그림이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164, 이진숙 지음
세잔의 "붉은 옷의 마담 세잔"을 보면 시간과 우정, 시간과 사랑의 두께가 서로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세잔의 인물화는 어떤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실패의 흔적일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들이 아름다운 것은 그 좌절의 기록이 솔직하기 때문이다. 세잔의 대부분의 그림에 감도는 옅은 푸른빛은 완전히 도달하지 못하지 못한 아련한 거리의 흔적이다.
세잔의 "two apples on the table" 이다. 테이블 위에 납작한 접시 하나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사과 두 알이 그냥 놓여 있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그리기 쉬운 것은 아니다. 사과는 둥글지만, 인공물인 공처럼 완벽하게 둥글지는 않다. 왼쪽 사과는 좀 더 붉은 색이 많고 아주 약간 상대적으로 더 가로로 퍼진 형태다. 오른쪽 사과는 좀 더 둥근 구에 가깝고 녹색기가 더 많이 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보니 갑자기 '사과'라는 보통명사의 횡포가 느껴진다. 동양인, 서양인, 흑인, 백인, 여자, 남자 등으로 보통명사를 이야기할 때 분류로 얻는 효율성은 있을 수 있지만, 한 개체의 고유성은 효율성에 묻히고 만다. 세잔이 보고 있는 사과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그리기 위해 세잔은 그저 사과를 바-라-보-기 만 했을 뿐이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그래야 비로소 알 수 있는 사과가 있을 것이다.
세잔은 나무의 우툴투둘한 껍질, 나뭇가지 하나하나, 잎사귀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그리지 않았다. 세잔이 그리고 싶어한 것은 나무 자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잔에게는 그림이 그 나무를 보았을 때의 감각을 환기시킬 수 있는 것이 더 중했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185, 이진숙 지음
불완전한 이해는 서로가 견뎌야 하는 간격인 동시에 새로운 해석을 위한 미완성의 가능성이니까. 그래야만 이해받지 못한 고독은 위대함과 동의어가 될 수 있으니까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188, 이진숙 지음
아파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진실한 깊이까지 이해할 수 있다. 아픔을 이기려 노력해본 사람만이 그 노력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추락해본 사람만이 그 추락의 속도와 충격을 안다. 그리고 추락의 밑바닥에도 삶과 인간이 있다는 것도.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219, 이진숙 지음
Jane Avril Leaving the Moulin Rouge, 틀루즈로트레크가 그린 당시 유명한 댄서 제인 아브릴이다. 어여쁜 외모를 가진 댄서는 화려한 공연을 끝내고 난 뒤 의례 뭇 신사들의 구애를 받았다. 그러나 제인 아브릴은 그저 일을 끝내고 혼자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간다. 툴루즈로트레크가 바라봤던 것은 추앙받는 무대 위의 스타 에인 아브릴이 아니라 밥벌이의 고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의 재능과 노동력을 팔아 하루하루를 먹고사는 비정규직 보헤미안의 삶이었다.
쇠락하는 시대의 생존법은 쇠락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시대를 거슬러 살아갈 수 없다. 시대를 거슬어 살아가는 것은 개인의 쇠락을 필연적으로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 거대한 흐름속에서 연약한 개인의 몸부림은 의미가 없어진다. 혹시 운이 좋아 당대에는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후대에 인정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다. 그래서 쇠락의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쇠락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생존법이다. 반시대적인 고찰을 하는 자들은 자기 시대의 위선과 모순을 통찰하고, 타협하지 않음으로써 시대와 불화한다. 또한 이들은 자기 시대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기 때문에 '소모적인 역사적 열병'에 고통받는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 272, p.299, 이진숙 지음
Mucha, 필요의 경제에서 욕망의 경제로 넘어가는 시대를 읽고 예술과 상업을 조화시킨 화가
불행해지고 싶은면, 남의 행복을 들여다보라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불행해지는 방법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311, 이진숙 지음
앙리 마티스… 그의 그림은 ‘단순함에서 오는 힘과 명징함에서 오는 원숙함’이 느껴진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356, 이진숙 지음
작품은 많이 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림이 삶의 일부가 되고 때로는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357, 이진숙 지음
차별화된 시스템을 내제화하고 나면 시스템의 상층부를 차지함으로써 권력을 누리는 일만 중요하게 남는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366, 이진숙 지음
차별화된 시스템을 내제화하고 나면 시스템의 상층부를 차지함으로써 권력을 누리는 일만 중요하게 남는다. 나치를 지지하는 유대인(거트루드 스타인은 실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부역했던 유대인이며 성소수자였음),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동양인을 폭행하는 흑인, 일제치하를 찬양하는 친일파, 가부장제를 찬양하는 성소수자는 인종이나 성별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차별적인 시스템에 동조하는 부역자들이다.
숲속의 사슴처럼 소심하여 제 집에 있으면서도 손님처럼 어색하게 - 푸시킨 “예브게니 오네긴” 중
꿈은 희망이 보여서가 아니라 절망하고 싶지 않아서 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 388, 이진숙 지음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가 ‘품위’있는 사회이다. - 이비샤이 마갈릿
새로고침 서양미술사 세트 - 전3권 - 미술사를 바꾼 순간들 101 2권. p. 404, 이진숙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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