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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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전히 인위적으로 핵과 세포를 분리하고, 이론화하는 것으로부터 이론을 분리하는 것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 분리가 지성사 학자로 하여금 비역사적이고, 끝없이 펼쳐진 '순수한' 과학적 개념을 제시할 수 있게 만든다는 데 있지 않다. 진짜 위험은 이에 상응하는 사회과학자의 믿음, 즉 미리 '핵이 제거된' 맥락을 준비함으로써 과학과 기술을 다룰 필요 없이 사회의 존재를 설명한느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에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8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런 라투르의 주장에 대해 과학학 내에서도 '비실재론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많은 이는 "이론은 구성될 수 있어도 실재는 구성될 수 없다." 는 반론을 폈다. 과학 지식이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었다고 보는 사회구성주의자들도 라투르의 이런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다. 라투르는 이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에 자신의 주장을 정교화해서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요즘 읽은 책 중 실재가 구성되는 예를 많이 읽은 것 같은데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행동' 같은 책에서 여러가지 감정 및 행동 반응까지 '구성'되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2장 끝에서 과학은 사실주의적 그림이 아니고 과학도 그림도 우리를 구성된 세계로 연결한다고 하는데 얼마 전 읽은 Eric Kandel이 화가들 뿐 아니라 그림을 보고 감상하는 우리들 자신도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는 지식, 무의식적 감정 및 상황 등에 따라 인식하는 그림의 이미지를 구성하게 되는 것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했는데 이 또한 구성주의의 한 예겠죠? Kandel은 인문학자가 아니라 뇌과학자지만 문학과 예술 등과 접해서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감상하고 해석하는 지에 대한 책들을 많이 낸 것 같아요.
통찰의 시대 - 뇌과학이 밝혀내는 예술과 무의식의 비밀뇌과학의 연구 성과와 자서전이 결합된 책 《기억을 찾아서》로 국내 과학서 시장에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천재 신경과학자 에릭 캔델이 인류에게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과학, 예술, 인문학을 넘나들며 파헤치는 책이다.
저는 일 때문에 최근에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다시 읽었는데, 실재가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을 중간에 엄청 가차 없이 공격하는 대목이 길게 나오더군요. 그런데 왠지 통쾌했어요. 하하하. 윌슨이 쓴 용어들: ‘무정부 상태의 해적 깃발 아래에서 우왕좌왕하는 반역자 선원들’, ‘과연 자신이 의도한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과학과 정반대의 것으로서 진부함과 환상을 동시에 가진 비일관적 꿈들의 단편’, ‘췌장의 위치도 모르는 심령치료사처럼 무지하다’, ‘난해한 전문어들을 남발하여 진영을 어지럽힌다’...
통섭 - 지식의 대통합'큰 줄기를 잡다, 모든 것을 다스린다, 총괄하여 관할하다.'라는 의미의 제목처럼 학문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학문의 대통합을 이루어야 함을 역설하는 책이다. 얼핏 어려울 듯한 내용을 여러 학문들을 넘나들며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그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통섭'임을 알 수 있다.
윌슨이 살아서 리사 펠드먼 배럿이나 로버트 새폴스키의 책을 읽었더라면 혈압 깨나 올렸을 거 같습니다.
오 안그래도 윌슨이 초기랑 다르게 인생 막판에 가서 태도가 급변했다고 어디선가 읽었던 것 같은데.. 나중에 윌슨의 통섭 등 여러 책들을 읽어봐야겠어요. 이 분도 과학 전쟁의 전사였을까요?
과학 전쟁의 전사였는데, 라투르랑 같은 부대 소속은 아니었을 거 같고 같은 전선에 있었을 거 같지도 않네요. ㅎㅎㅎ <통섭>은 명저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인생 막판에 태도가 급변했다는 건 아마 유전자선택설에서 집단선택설로 돌아선 것 이야기일 텐데, <통섭> 하고 큰 관련은 없습니다.
아 맞아요! 행동에서 읽었던 것 같네요..^^
일부 과학자들은 과학 지식이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다거나 과학적 실재가 구성되었다는 과학학의 주장은 과학적 합리 성에 대한 도전이며, 증거와 데이터에 근거한 엄밀한 과학 지식과 보통 사람의 믿음의 차이를 무시하는 반과학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비판자들의 표적 중에는 (너무도 당연히!) 브뤼노 라투르도 포함되어 있었다. 라투르에게는 실재를 무시하는 비실재론자, 사회구성주의자, 과학을 이해하지 못한 인문학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실은 이 책을 일기 전까지 앞의 두 권까지는 저도 라투르가 말만 난해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고 어렵다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오해했던 것 같네요. (물론 한국어 번역들은 아직 좀 장벽이 높지만..홍성욱 선생님 본인 글은 쉽게 쓰시면서 번역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하셨네요.). 어쩌면 앞의 책들이 구체적이고 상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이미 그 책(편지?인터뷰?)의 대상이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의 배경 맥락을 전부 다 알고 있는 전제 하에서 이야기하니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역시 라투르는 어렵구나, 뜬구름 잡는 얘기 많이 하네,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ㅠ.ㅠ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로다 하는 심정으로 읽고 있어요. ^^;;;
뜬구름 잡는 얘기는 여전히 많은데.. 그래도 그나마(?) 이전 책보다는 실제 예시로 설명해주고 도식을 통해 조금 더 이해가 가긴 하네요.. 근데 여전히 좀 빙빙 돌려서 결론 앞에 서론이 긴 건 여전해요;;
책 거의 다 읽어가는데 저는 난해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다는 마음이 더 커지고 있어요. 어쩌죠? ^^;;;
완독했는데 그나마 결론에서 좀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오탈자 뿐 아니라 오역 및 미번역 문장이 많네요;; 라투르 작품 중 불영 번역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영어로 쓴 거라 영어원문이 화질 안 좋은 pdf 스캔인 점 빼고는 읽을만 했어요.
저도 막 다 읽었어요. 다 읽었지만... 어려웠습니다. 영어 원문 읽을 능력도 안 되고 그럴 마음도 없으니 그냥 어려운 책이었다, 하고 넘어갈래요. ㅎㅎㅎ (그런데 번역하지 않은 문장이 있다고요? 이런...) 다음 책도 암담해 보이네요. 아이고.
여러 학생들이 무슨 과학학 스터디하면서 각자 조금씩 맡은 장을 번역한 걸 모아서 나중에 교수님이 감수한 것 같은데 이전에 저희 과도 교과서 이런 식으로 장마다 분배해서 학생들한테 번역시킨 게 얼마나 참담한 지 알기 때문에 납득이 가네요..;; 제 생각에 오역된 문장들은 학생들도 원 문장을 잘 이해 못하고 그냥 글자 보이는 대로 번역한 듯합니다;;
제가 차마 적지 못한 이야기를 적어주셨네요. ^^
근데 웃기는게 라투르의 원문을 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물론 칸트, 데카르트, 하이데거, 화이트헤드, 플라톤 등 나오는 철학개념 등 백그라운드 지식을 좀 알고 있으면 더 이해하기 쉽지만 (그리고 프랑스 인문학자 답게 우리 독자들도 그런 건 기본상식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정작 그의 글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예전에 대학원 다닐 때 논문 뒤지다가 어떤 과에서 석사 논문을 책 번역한 걸로 내서 학위 받은 거 보고 그것도 충격이었어요;;; 번역은 의뢰도 할 수 있는 건데...저희 과에선 논문 쓰다 위경련 와서 응급실 두 번씩 실려가는 게 일상다반사였거든요....
헐;;;; 논문 번역 돈 주고 하는데..(제가 몇 번 알바로 했던;;) 그걸로 학위를 받았다고요? 그런 식이면 전 학위 몇개는 받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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