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그리고 분명 우리는 둘 다 그렇다고 말해야 하지만, 실재론적 대답 혹은 상대주의적 대답 혹은 그 둘 사이에서 교묘하게 왕복하는 것에 동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확언이나 확실성이나 오만 없이 그래야 한다. 실험실 과학자들은 자율적 사실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단순한 '행위 만들기making do(fait-faire)'의 두 가지 버전 사이에서 우리가 주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그간 단순하고 간단한 팩티쉬를 두 부분으로 깨뜨리는 망치에 맞아왔음을 입증한다. 비판적 지성이 가하는 충격이 우리를 어리석게 만들어온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론과 실행의 차이는 내용과 맥락, 자연과 사회의 차이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만들어진 분할이다. 더 정확히 말해서, 그것은 강력한 망치가 내려쳐진 덕에 조각 난 단일체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2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천민이 그들의 비참한 조건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대신에, 자간나트는 그 자신과 그의 숙모의 인간성을 그가 자유롭게 해준다고 믿는 이들의 인간성과 함께 파괴해버린다. 어쨌든 인간성은 이렇게 '단지 돌'이라는 방해받지 않는 존재에 의존한다. 우상파괴주의는 우상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우상파괴주의자에게 파문 받은 주장하기와 행위하기의 방식을 파괴한다. 우상으로 그의 감정을 투사하는 유일한 사람은 망치를 든 우상파괴주의자이지, 그의 몸짓에 의해 족쇄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하는 그들이 아니다. 믿음을 가진 유일한 사람은 모든 믿음들에 대한 투사인 그뿐이다. 왜냐고? 왜냐면 그는 실로 정말 이상한 믿음의 느낌the feeling of belief을 믿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직 우상파괴주의자의 마음 속에만 있을 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2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팩티쉬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 즉 그것은 구성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실제적이고, 자율적이고, 우리 자신의 손으로부터 독립적인 것이라고 제안한다. ... 첨부물들은 자율성을 감소시키지 않고 오히려 육성한다. 우리가 '구성'과 '자율적인 실재'라는 용어가 동의어라는 점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팩티쉬 구성의 의미에 관한 전체 이론을 수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기보다는 그저 또다른 형태의 사회구성주의로 오인하게 될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3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들은 믿음을 믿는다. 그들은 사람들이 순진하게 믿는 것을 믿는다. 그러므로 두 가지 형태의 불가지론이 존재한다. 특히 비판가들에게 굉장히 소중한 첫 번째 형태는 믿음의 내용에 대해서 믿는 것을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 이러한 불가지론의 정의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하고자 하는 것은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순진함은 중대한 죄악이다. 구원은 항상 자율성과 독립성의 환상 뒤에 숨은 노동과 꼭두각시를 붙잡고 있는 그 줄을 드러내는 데서 나온다. 그러나 나는 불가지론을 가치, 권력, 관념, 사실, 구별이나 구성에 대한 의심으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의심 자체에 대한 의심으로, 또한 어쨌든 믿음이 이러한 삶의 양식을 붙들어 매는 것이냐는 관념에 가해진 의심으로 정의할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35-43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다른 사람이 믿는다는 그 믿음이 사람에게 특별한 정도의 자유를 허용하는 바로 그 메커니즘이 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3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가 더 이상 사실과 물신에 사로잡히지 않고 다시 팩티쉬의 보호 아래 살게 된다면 우리가 어떤 종류의 삶을 전개하게 될 지를 숙고하게 만든다. 적어도 세 가지가 완전히 변할 것이다. 행위와 지배에 대한 정의,'외부의' 물리적 세계와 '내부의' 정신적 세계 사이의 분할선, 그리고 그것들을 나타내는 공적 제도들과 더불어 돌봄care과 주의caution의 정의들이 그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4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가 완전한 지배를 가지거나, 심지어 가진다고 믿을 때에도, 우리는 우리가 만든 것에 의해 놀란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4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프랑켄슈타인, 프로메테우스의 신화?
믿음들을 공격하는 것이 우리가 과학의 확실성들에 의해 강화될 때 하는 한 가지 것이다. 그런데 과학 그 자체가 믿음으로 변형될 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일한 해결책은 정치학, 미학, 형이상학의 완전한 정지이자 밑바닥인, 탈근대주의적 가상성virtuality이다. 그러나 가상성의 엔진은 탈근대주의자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지,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팩티쉬가 잘했던 것은 주의caution와 주목publicity를 접언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잡종을 조작할 때 돌봄이 취해져야 함을 공공연하게 단언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선, '이교주의', '복고주의archaism' 그리고 '반동'은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이지만, 그것은 오직 근대화를 위한 장식으로 이용될 때만 그렇다. 우리가 복귀할 수 있는 고대의 원시문화 같은 것은 없다. 이는 그저 반동적 인종주의의 이국적 판타지일 뿐이다. 이교주의도 이와 마찬가지며, 근대화론자가 발명한 것인 반동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둘째로, 비근대적이 되는 것은 다시 필연적으로 우리의 계보와 우리의 선조에 대한 재작업을 함축한다. 우상숭배는 아마도 처음부터 일신교를 위한 잘못된 표적이었을 것이다. ... 실재론은 사회구성주의를 위한 잘못된 표적이었다. 각 시대의 오류는 같으며, 이것들은 다른 이들의 순진한 믿음에 대한 순진한 믿음으로부터 온 것이다. 근대주의자들은 항상 그들 자신을 이해하는 데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는 그들의 우상파괴주의와 그러한 우상파괴가 가져오는 불안 때문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7-45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셋째로,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우상파괴주의자의 망치를 제쳐 놓는 것은 우리가 항상 코스모폴리틱스cosmopolitics에 연루되어왔음을 보게 해준다. 정치의 의미를 굉장히 축소시키는 것을 통해서만, 정치라는 것이 고립되고 벌거벗은 인간들의 가치, 이해관계 의견, 사회적 힘들로서 제한된다. 사실을 그것들의 헝클어진 네트워크와 논쟁으로 다시 병합시키고 믿음을 다시 그것들의 존재론적 무게를 얻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커다란 이득은... 비로소 정치가 항상 그래왔던 것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간과 비인간 행위 능력들의 경영, 외교, 결합, 협상 밀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제 지식인의 역할은 망치를 손에 들고 사실을 가지고 믿음을 깨부수는 거나 낫을 쥐고 믿음을 가지고 사실을 깎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팩티쉬가 되는 것이다. 즉 팩티쉬가 사실과 물신으로, 믿음과 사물로 변형되는 위협에 대항하여 존재론적 지위의 다양성을 보호하는 것이다. (...) 우리는 자유, 즉 인간의 행위 능력을 물신의 제조에, 그리고 사실의 제조에 두 차례 더해서 얻어진 그 자유의 의미를 과소평가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58-45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주체가 비인간성으로, 즉 주관성, 열정, 환영, 시민 투쟁, 망상, 믿음 등으로 빠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객체라는 확고한 고정 장치가 필요했다. 그러나 객체 또한 비인간성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므로, 객체가 비인간성으로, 즉 냉정함, 영혼 없음, 의미 없음, 유물론, 전제주의 등으로 빠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체의 권리와 '타인에 대한 동정'을 들먹여야 했다. 비인간성은 그러므로 항상 다른 편의 카드 더미 속에 있는 접근 불가능한 조커가 된다. (...) 더 잘하는 것, 비인간성을 다른 어딘가에 위치시키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애초에 주체-객체 이분법을 만들었던 몸짓 안에서 말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0,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한 가지 명확한 점은, 오직 하나의 합의settlement가 존재하며, 그것이 존재론, 인식론, 윤리학, 정치학, 신학의 문제들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탐구는 곧 수많은 난제들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자연, 사회, 도덕, 그리고 정치체에 대한 정의는, 모든 권력 중에서 가장 강력하고 역설적인 것, 즉 정치를 없앤 정치, 인간성이 비인간성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는 비인간적인 자연 법칙을 만들기 위해서 전부 함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3-46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사회과학자들의 시각에서 가장 이상한 점은 과학학이 심지어 비판적이지도, 폭로적이지도, 도발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과학의 이론으로부터 과학의 실행으로 주의를 돌림으로써, 과학학은 그저 우연히 근대주의의 합의를 함께 지탱하는 프레임을 발견했을 뿐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나는 주체-객체 이분법을 건드리지 않고, 이를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다른 쌍으로 대체하려고 시도해왔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선, 가장 쉽고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인식론이라는 인공물 전체일 것이다. 바깥 세계와 완전히 단절된 채 그것을 바라보면서, 그럼에도 담론과 사물을 분리시키는 위험한 심연에 지어진 단어들의 연약한 망으로부터 확실성을 추출하려고 노력하는, 고립되고 유일한 통 속의 정신mind-in-a-vat이라는 관념은 너무나 이상해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46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박소해와 함께 박소해 작품 읽기
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박소해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 78호 함께 읽기 [책증정][박소해의 장르살롱] 8.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17회
현대 아일랜드 문학의 보석
[소설은, 핑계고] #1. 남극(클레어 키건)<함께 읽기> 클레어 키건 - 푸른 들판을 걷다<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이 키건 신작 함께 읽기원서로 클레어 키건 함께 읽어요-Foster<맡겨진 소녀>
체호프를 소리내어 읽어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라아비현의 북클럽
[라비북클럽]가녀장의 시대 같이 읽어보아요[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라비북클럽] 김초엽작가의 최신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 같이 한번 읽어보아요[라비 북클럽] 어둠의 심장 같이 읽어보아요(완료)
도스토옙스키에게 빠진 사람들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5. 근방에 작가가 너무 많사오니, 읽기에서 쓰기로 @수북강녕도스토옙스키 전작 읽기 1 (총 10개의 작품 중에 첫번째 책)
📝 느리게 천천히 책을 읽는 방법, 필사
[ 자유 필사 ], 함께해요혹시 필사 좋아하세요?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
쏭이버섯의 읽기, 보기
모순피수꾼이름없는 여자의 여덟가지 인생왕과 사는 남자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나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인생책 5문5답] 42. 힐링구 북클럽[인생책 5문5답] 43. 노동이 달리 보인 순간[인생책 5문5답] 44. Why I write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4.아이티 혁명사, 로런트 듀보이스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3.니그로, W. E. B. 듀보이스
The Joy of Story, 다산북스
필연적 혼자의 시대를 살아가며 같이 읽고 생각 나누기[다산북스/책 증정] 박주희 아트 디렉터의 <뉴욕의 감각>을 저자&편집자와 같이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도리의 "혼자 읽어볼게요"
김홍의 <말뚝들> 혼자 읽어볼게요.박완서 작가님의 <그 많던 싱아~>, <그 산이 정말~> 혼자 읽어볼게요.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1> 혼자 읽어볼게요.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2>도 혼자 읽어볼게요.
유쾌한 낙천주의, 앤디 위어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밀리의 서재로 📙 읽기] 9. 프로젝트 헤일메리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