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독재적 자아를 신성한 ‘사회‘로 대체한 것은… ‘세계에 관한 관점‘인 각 개인의 시선을 이제 확실히 바깥 세계로부터 더욱 멀리 떨어뜨렸다. 사람들은 이제 자기 스스로의 범주가 만들어낸 감옥뿐 아니라 그들이 속한 사회적 그룹이 만들어낸 감옥에도 갇히게 되었다.
둘째, 물론 많은 정신과 많은 통들이긴 하지만, 그들 각각은 같은 집합적 정신 상태에 갇혀 있는 것이다.
셋째, 칸트 철학에서의 유일한 장점, 즉 절대적 확실성의 대용품인 선험적 범주의 보편성을 위험에 빠뜨렸다. 정싴이 세계로부터 단절되었을 뿐 아니라, 각각의 집합적 정신과 각각의 문화 역시 다른 것들과 단절되었다.
넷째, 폭민정치 mob rule에 대한 두려움과 연관되었다.
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boru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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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질문을 굉장히 불공평하고 또 굉장히 진지하게 만들었던 것은 실재에 대한 확실한 연결을 상실할 것만 같은 두려움과 그 자리를 군중에 의해 침범당할 것 같은 두려움의 공명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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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과학을 통해 알게 된 실재 세계는 전적으로 그 세계 그 자체에 남겨졌다. 현상학phenomenology은 오로지 인간의 의식을 위한 세계world-for-a-human-consciousness 만을 다루었다.
… 이런 지식은 사물들이 어떻게 진짜로 존재하는지를 설명해주는 데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왜냐하면 현상학에서 우히는 결코 인간의 지향성intentionality 이라는 편협한 초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관점에서 다른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는 대신, 우리는 항상 인간의 관점에 고정된 것이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37-3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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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지금 첫장을 읽어가고 있는데 무슨 철학사를 다시 짚어가는 느낌입니다.^^;; 간만에 Plato의 Gorgias까지 다시 펼쳐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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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현상학이 과학을 인간의 지향성으로 제한함으로서 그것을 포기해버린다면, 그 반대의 움직임인 인간을 '자연 현상'으로 연구하는 것은 더욱 나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즉 그것은 풍부하고 논쟁적인 과학의 인간사 human history of science를 포기하는 것이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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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과학학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으로 보면 이런 포기가 싫겠지만... 솔직히 과학자들은 별로 인간을 자연현상으로 연구하는 것이나 논쟁적인 과학의 인간사를 포기하는 것이 그렇게 나쁘게 여길 것 같진 않은데요. 제 생각에는 그런 환원주의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의 나쁜 점을 더 구체적으로 명시해줄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안 그러면 니들이 하는 게 대체 뭘 위한 거야?하고 맨 처음 심리학자처럼 뭔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듯합니다.

borumis
“ 그림 1-1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인식론, 도덕, 정치, 그리고 심리학은 서로 협력하고 있으며 같은 협력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주장하는 바다. 또한 이는 과학학의 대상이 되는 실재를 파악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저 바깥 세계의 안정적 특성이라 여겨지는 확실성을 과연 재현해낼 수 있을 것인가와 같은 냉정한 인식론적 질문 뒤에는 언제나 좀 더 걱정스러운, 우리가 군중을 피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둘째 질문이 숨어 있는 것이다. 반대로 '사회'에 관한 정의 뒤에도 너무도 많은 민중들의 입을 막기 위해 객관적 실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숨어 있는 것이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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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우리에게는 사람들에 대항한 '우월한 힘'이나 세계에 대한 '접근'을 상실할까 봐 계속해서 두려워하는 불구의 독재자인 통 속의 뇌 혹은 통 속의 정신이 필요 없다. 우리는 통제 불가능한 민중에 대항한 초월적 힘으로서의 절대적 확실성을 갈구하지도, 세계와의 접촉을 통한 절대적 확실성을 갈구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확실성이 결핍되지도 않았는데, 왜냐하면 우리는 결코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꿈을 꾼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우리에게는 객관적인 실재의 기세를 꺾는 사회적 세계나, 민중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객관적 실재도 필요치 않다. 비록 이 모든 것들이 과학전쟁의 시대인 지금은 놀랍게 들리겠지만, 문제는 간단하다. 우리는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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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라는 것은 그 정의상 다른 종들 사이에 놓인 커다란 틈을 가로지를 때 생기는 오해를 내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과학자들이 두 문화 사이에 다리를 완전히 놓고자 한다면, 그들은 수많은 소음들과 약간의 허튼소리 이상의 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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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과학학이 논쟁적인 두 번째 이유다. 실수로 과학학은 다른 논쟁 중간에 끼어버렸는데, 이 논쟁은 과학 자체 내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한쪽에는 여전히 겉으로는 자율적이며 집합체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과거의 과학Science처럼 보이는, '냉전 분과들'이라고 불릴 만한 분과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대문자 S로 시작하는 과학Science이라는 단어로는 쉽게 포착될 수 없는 정치, 과학science, 기술, 시장, 가치, 윤리, 사실의 이상한 소용돌이가 존재한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3-5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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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여기서 말하는 대문자 S로 시작하는 Science와 소문자 s의 science는 마치 SF소설에서 하드 SF와 소프트 SF로 구분하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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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분과 내에서도 과학Science이라는 모델과 연구라는 모델 사이에 다툼이 있는 것처럼, 사회과학과 인문학 내에서도 한편은 탈근대postmodern라고 불릴 수 있고 다른 한편은 비근대nonmodern라 불렸던 두 가지 상방되는 모델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탈근대라고 부를 수 있는 첫째 모델이 더욱 결핍되고 더욱 폭로적이고 더욱 부정적이고 더욱 해체적인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취하는 모든 것들이 비근대라고 불리는 둘째 모델에서는 존재, 배치, 확인, 구성의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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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합리주의자 프로젝트의 압도적인 실패를 취하려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탈근대주의는 근대주의와 같은 향수병을 느낀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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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과학학은 내가 보기에 이와는 아주 다른 비근대적인 임무를 수행해왔다.우리에게 근대성은 결코 세상의 질서였던 적이 없었다. 실재와 도덕성은 결코 결핍된 적이 없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5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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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어쩌다가 2장의 영어 pdf 파일을 인터넷에서 발견했는데요.. 사진 질이 책보다 조금 더 낫고 번역이 더 이해하기 쉽네요. 예를 들어 111쪽의 '나는 내 설명에서 나 자신이 단 한 순간이라도 사진의 시각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수를 저지를까 봐 매우 걱정된다.'라는 매우 희한한 문장도 실은 'I am so afraid of making a mistake in my account that I myself do not dare lose sight of the photographs, even for an instant.'인 평범한 문장이고 저라면 '나는 내 설명에서 실수를 할까 봐 워낙 두려워서 나 자신이 단 한 순간이라도 사진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도록 한다.'라고 번역하면 이해가 더 잘 갈텐데..;;; 다른 라투르의 한국어 번역서들도 그렇고 번역들이 참 아쉽습니다.

장맥주
이쯤 되면 오역이네요. 설명하다 실수할까봐 사진에서 눈을 뗄 수가 없네요, 하는 귀여운 얘기가 어떤 사람이 인간의 평소 시선과 다른 ‘사진의 시각’이라는 태도를 의지에 따라 취할 수 있다는 문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siouxsie
헉 저만 이해 못 하는 줄 알고 제 문해력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제 비루한 영어실력에도 영어가 훨 명확하네요. 역자 프로필을 보니 프랑스어 번역은 아닌것 같고...어느 나라 말을 한국어로 바꿨는지도 궁금하네요. 영어 잘하는 분들은 영어로도 책을 쓰셔서 쩝

borumis
프랑스인이지만 유튜브 강의들을 보니 영어도 잘 하셔요. '우리는 근대..'는 Catherine Porter가 불어에서 영어로 번역한 것 같은데 이건 따로 translator가 나오지 않은 걸 보니 라투르가 직접 영어로 쓴 것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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