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저는 보통 임상현장 쪽에서 채취(물론 혈액이나 골수 등은 우리가 하기도 했지만)한 검체로 실험실에서만 실험을 하기 때문에 이런 현장에서의 채취 작업은 낯설었는데 재미있네요. 토양학자들이 이렇게 흙을 '맛보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이렇게 대충 해도 괜찮을까요?) 토양학자들이 그나마 색은 표준화했지만 토양의 맛?질감? 등은 표준화하기 힘든 암묵적 지식implicit knowledge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네요. 예전에 소믈리에 등의 그런 감각을 표준화나 검증하기 힘들어서 흑백요리사 같은 경우도 저렇게 두 명만 있어도 판단이 엇갈리지 않나..했는데. 그나저나 여기서도 라투르가 유명 와인 가문의 아들답게 아버지의 와인 테이스팅을 언급하는 군요!
아.. 샤토 라투르는 아니고 메종 루이 라투르 가문이군요..;; 그래도 금수저;;
126페이지: 한때 모든 줄거리에 따라붙을 수 있었던 성찰성은, 내가 최초로 인정하건데, 나를 넘어서 있다. --> 모든 줄거리에 " 동시에" 따라붙을 수 있는 성찰성은, 내가 최초로 "인정하건대", 나"에겐 벅차다" A reflexivity that could follow every thread at once is, I would be the first to admit, beyond me. 번역과 맞춤법 검수 문제인 듯합니다..
그림 2-23을 통해 칸트의 현상에 대한 배경도법도 라투르의 순환하는 지시체의 설명도 더 이해하기 쉽네요. 뭐랄까 칸트가 전형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거울을 마주보는 광학적 이미지같으면 라투르는 루이스 캐롤의 거울나라의 앨리스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네요! Curiouser and curiouser!
과학학의 참모습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학이 가장 잘하는 것, 즉 과학적 실행의 세부사항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작업을 따라가보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6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가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생산하는 ㅅ실행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록, 그동안 실재론에 대한 대부분의 철학적 논쟁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 분명해질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6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실험실은 확실성의 생산을 이해하기에 훌륭한 장소이며, 그것이 내가 실험실을 그토록 많이 연구해온 이유다. 그러나 이 지도처럼, 실험실도 다른 분과, 기구, 언어, 실행의 끊임없는 퇴적물에 의지한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 누구도 과학이 세계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무로부터 스스로를 창조해내며 첫 데뷔 무대를 갖는 초보자라 여기지 않는다. 실험실에는 언제나 과학의 그것(과학에서 말하는 우주)과 놀랄 만큼 유사하게 미리 구성된 우주가 있다. 그 결과, 알려진known 세계와 알아가는knowing 세계가 언제나 서로 협조를 이루어나가기 때문에, 지시는 언제나 동어 반복과 닮아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7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러한 대표물을 통해 숲 전부를 소유하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 사이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의회가 전 미국을 보유하듯이, 작은 부분이 거대한 전체를 파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정치에서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도 매우 경제적인 환유가 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7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식물학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배우면서 변화하지만, 그 과정에서 식물도 역시 변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관찰과 경험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둘은 모두 구성constructions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83,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러나 실제(과학의) 실행에서는 아무도 객체로부터 단어로, 지시 대상으로부터 기호로 직접 이동할 수 없으며, 언제나 위험한 중간 통로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8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과학의 텍스트는 모든 다른 형태의 내러티브와 다르다. 그것은 차트, 다이어그램, 식, 지도, 스케치 등 산문이 아닌 형태로 텍스트 안에 존재하는 지시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 스스로의 내적 지시체를 동원하면서, 과학의 텍스트는 자체적 검증을 수반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최종 보고서는 다이어그램에 대해 이야기한다. ... 모든 단계에 각 요소는 그것의 근원으로 인해 물질에 속하고, 그것의 목적지로 인해 형식에 속한다는 점을 주목하라. 그것은 너무나 구체적인 영역으로부터 추상화되고, 다음 단계에서는 다시 너무나 구체적인 것이 된다. 우리는 결코 사물과 기호 사이의 단절을 발견한 적도 없고, 무형의 연속적인 물질에 임의적이고 추상적인 기호를 부과하는 것에 직면한 적도 없다. 우리는 각각이 앞선 것을 위한 기호 역할을 하고 뒤따라오는 것을 위한 사물 역할을 하는 잘 짜인 요소의 중단되지 않은 연속을 보고 있을 뿐이다. 모든 단계에서 우리는 수학의 기초적인 형식form을 발견하는데, 이 형식은 연구자의 그룹에 체화된 실행의 매개를 통해 물질matter을 수집하는 데 사용된다. 각 단계에서 현상은 이러한 형식, 물질, 숙련된 신체들과 그룹들의 잡종으로부터 끌어내진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6-10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는 칸트적 신화에서처럼 지적인 범주에 따라서 토양을 나눈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물질로 하여금 형식과 물질을 분리하는 간극을 건너도록 함으로써 각 현상의 의미를 전달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내가 두 극단을 고르든 중개의 단계를 증가시키든, 나는 이렇게 동일한 불연속성을 발견한다. 그럼에도 연속성이 존재한다. 모든 사진이 각 단계마다 어느 때보다도 더 확실하고 정확하게 만들어지는 같은 사물을 이야기하고 같은 숲-초원 전환을 재현하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7,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러한 지시의 행위는 유사성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모두 조절된 일련의 변형, 변성, 그리고 번역에 의존하기 때문에 더욱 확실히 보장된다. 사물은 이렇게 긴 연쇄의 각 단계에서 변형을 계속 겪으면서, 더욱 내구력을 갖게 되고 더 빠르고 멀리 수송될 수 있게 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지시는 진술의 진리를 보장하기 위한 그 어떤, 바깥 세계에 놓인 물질적 보증물을 단순히 가리키는 행위 또는 보존 방법은 아닌 듯이 보인다. 그보다 지시는 일련의 변형을 통과하면서 불변하는 것을 유지하는 우리의 방법이다. 지식은 그것이 모방을 통해 유사해진 실제 외부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일관성과 연속성을 보장하기를 돕는 실제 내부 세계를 반영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0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는 언제나 과학자의 정신으로 인해 놀라고, 당연하게도, 그들이 스스로의 인식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에도 감탄해야 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1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우리는 오직 작은 부분(표본 색상으로부터 표준적인 색상으로의 통행)만이 유사성에, 일치adequatio에 의존하는, 이전과 같은 연쇄를 발견한다. 그 외의 다른 것은 모두 오로지 필요할 때 발걸음을 되돌리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역적인 길을 수립한 자취의 보존에만 의존한다. 물질/형식의 변화를 가로질러 과학자들은 경로를 만든다. 축소, 압축, 표시, 연속성, 가역성, 표준화, 텍스트와 번호들과의 양립 가능성, 이 모든 것들이 단지 일치라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1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르네가 그의 손에 든 다이어그램이 우리의 앞선 단계들보다 더 추상적인가, 아니면 더 구체적인가? 더 추상적인데, 왜냐하면 여기에 원래 상황의 극미량이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더 구체적인데, 왜냐하면 우리는 몇 줄로 요약된 숲-초원 변천의 정수를 손으로 잡을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그램은 구성인가, 발견, 발명 또는 관습인가? 언제나 그렇듯, 네 가지 모두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20,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이러한 모순적인 성질들 모두는 이 다이어그램에 실재성을 싣는다. 그것은 실제적이지 ㅇ낳고, 아무것도 닮지 않았다. 그것은 닮은 것 이상을 한다. 그것은... 우리가 되돌아갈 수 있는 원래 상황의 장소를 취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다이어그램을 이러한 일련의 변형들과 분리시킬 수 없다. 고립되면, 이것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어느 것도 대신하지 않은 채 대신한다. 그것은 그것이 모아온 것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채로 요약한다. 그것은 그것에 선행하는 것과 뒤따르는 것 사이의 통행을 허용하는 조건에서만 진실된, 이상한 횡단물이자 정렬을 만들어내는 조작자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120-12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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