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③ 판도라의 희망 (브뤼노 라투르)

D-29
진술이 그들로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대응을 목표로 하는 반면에 명제들은 그것을 구분하는 틈 속에서 새로운 현상을 가시화하는 차이점들의 접언에 의존한다. 진술이 기껏해야 무익한 반복이라면 (a는 a이다), 접언은 다른 존재자와 연결된 술어에 의존적이다 (a는 b,c 등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30,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파스퇴르가 더 많은 작업을 할수록 젖산 발효균은 더욱 독립적이 되는데, 이는 발효균과 전혀 닮지 않은 명제인 실험실의 인공적인 조건들 덕분에 젖산 발효균이 이제 훨씬 더 접언되었기 때문이다. 젖산 발효균은 무수히 많은 활동적이고 인귀적인 조건들 속에서 무수히 많은 다른 것들 중에서 접언되었기 때문에, 이제 별개의 존재자로 존재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3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주체-객체 이분법은 한쪽에 의해 무엇이 취해지면 다른 쪽이 잃게 되는 그런 방식으로 활동성과 수동성을 분배한다. ... 우리는 인간-비인간 쌍은 두 반대되는 힘 사이의 힘겨루기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하나로부터 더 많은 활동성이 있으면, 다른 것에도 더 많은 활동성이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38,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명제가 갖는 큰 장점은 그들이 오직 두 영역으로 배열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명제에서는 어떤 어려움도 없이 많은 영역이 있다고 말해질 수 있다. ... 명제를 사용하면.. 복잡한 일들이 지시의 위엄에 기여한 모든 기여자들 사이에서 동등하게 공유될 것이다. 두 영역 사이의 크고 근본적인 간극을 채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른 능동ㅌ적인 실체들 사이의 수많은 작은 간극들을 따라서 단순히 이동하면 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39-240,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지시의 정확성은 횡단하는 연쇄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나타내는 것이지, 두 안정된 지점 사이의 다리나 하나의 고정된 지점과 이동해가는 다른 하나 사이의 밧줄이 아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4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발효균은 속성들로 시작해서 결국에는 실체, 즉 분명한 한계와 이름을 지닌, 완고함을 지닌, 그것의 부분들의 합을 넘는 것이 되었다. '실체'라는 단어는 역사와 무관하게 '밑에 남겨진' 무엇이 아니라, 행위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일관된 전체로 함께 모으고 있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실체는 그 위에 무엇이 지어지든 꿈쩍 않고 남아 있는 기반암이라기보다는 진주 목걸이를 함께 묶고 있는 실에 더 가까운 것이다. 정확한 지시가 일종의 부드럽고 쉬운 순환을 규정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실체는 배치의 안정성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44,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만약 역사가 가능성을 활성화시키는 것 이상의 다른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연합의 곡예가 일어나든, 아무것도, 아무런 새로운 것도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결과는 이미 원인 속에, 가능성으로서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4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역사의 한 지점에서, 생산되기에 너무 어려웠던 현상의 실재성을 유지하는 데 관성으로 충분하다고 상상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하다. 현상이 '결정적으로' 존재할 때, 이는 그것이 영원히, 또는 모든 실행 및 훈육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보살핌으로 관찰되고 보호되어야 하는, 거대하고 값비싼 제도 안에 자리 잡아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50-251,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 둘은 양립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 아니다. 그것은 주인공의 두 집회 각각의 연합과 치환의 연속에 의해 양립 불가능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은 단지 점점 더 적은 요소를 공통으로 갖기 시작했던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66,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파스퇴르가 공기에 의해 운반된 세균이라는 그의 이론을 안정화하자마자, 그는 과거의 실행을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했던 것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69,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실체는 속성 뒤에 영속적이고 몰역사적인 '기반'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퇴적 덕분에 새로운 존재자가 다른 존재자 아래에 누워 있는 것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 내내 그곳에 있어왔던 실체가 있지만, 공간 속에서 뿐 아니라 과거 속에서, 그들이 행위의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조건 하에서만 그렇다. 따라서, 실체라는 단어에 이제 두 가지 실제적인 의미가 있다. 하나는 우리가 앞서 보았듯이 실제적 장치들의 거대한 정렬을 함께 유지하는 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더욱 최근의 사건을 예전 것의 '뒤에 누워 있는' 것으로 위치시키는 회고적 일치의 작업이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72,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1864년 이전에 공기로 운반되는 세균은 어디에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심오한 듯 보이는 것은 시간의 선형적 차원인 첫째와 퇴적적 차원인 둘째에 대한 매우 단순한 혼동 때문이다. (...)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단 하나의 상식적인 대답이 "1864년 이후에 공기로 운반되는 세균이 내내 거기에 있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해답은 공간 상에서의 확장만큼 혹독하게 시간 상에서의 확장을 다루는 것을 포함한다. 공간 상 어디에나 또는 시간 상 언제나 존재하기 위해서는 작업이 이루어져야만 하고, 연결이 만들어져야만 하고, 회고적으로 일치되는 것이 용인되어야만 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275,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그것은 마치 우리가 과학이 진리라는 주장을 손상시키고 있던 것과 같다. 물론 우리는 뭔가를 손상시키고 있었다. 그런 데 우리가 손상시키려고 했던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비록 우리가 그 것을 조금 늦게 깨달았더라도, 우리는 이전에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구성과 제조라는 바로 그 관용어의 기반을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만약 우리가 정말로 만들어지고 있는 과학science in action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모든 개념처럼 구성 과 제조라는 용어는 지시와 '개념적인 내용'보다 더 완전히 재구성되어야 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파스퇴르의 해법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파스퇴르가 "발효균은 내 실험실에서 제조되었다."와 "그 발효균은 내 제조로부터 자율적이다."라는 두 문장을 동의어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더 명확히 하자면, 그것은 마치 그가 실험실에서 신중하고 솜씨 좋은 그의 작업으로 말미암아, 발효균이 자율적이고 실재하며 그가 행한 작업으로부터 독립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나는 왜 파스퇴르를 젖산균을 '응시gaze'한 사람으로 그리는가? 나는 왜 본다는 광학적 비유를 사용하는가? 이렇게 말하는 방식의 장점은, 비록 이것이 보는 사람의 활동성을 전혀 포착할 수 없지만, 관찰되는 사물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조한다는 데 있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광학적 비유는 과학자가 자신이 '보는' 것을 '거르는' '탁한 렌즈'를 가졌다고, 그들이 대상을 보는 '관점'을 '왜곡하는' '선입견'을 가졌다고, 그들이 세계가 어떠할 것이라고 '해석하는' '세계관' - 혹은 '패러다임' '혹은 '재현' 혹은 '범주'를 가진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의해 끊임없이 사용된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상식을 지닌 사람이라면 분노를 숨긴 채 물을 것이다. "그렇지만, 파스퇴르가 만들어내기 전에 이미 발효균이 존재했던 거 아닌가요?" 대답을 피할 이유가 없다. "아니요, 그가 실험하기 전에 그것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답은 분명하고 자연스러우며 심지어 내가 앞으로 보이겠지만 상식적이기까지 하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주체-객체의 틀 속에서, 양면성, 모호성, 불확실성, 유연성은 그 자체로 확실한 현상을 암중모색하는 인간들만을 괴롭혔다. 그러나 양면성, 모호성, 불확실성, 유연성은 실험실이 존재의 가능성과 역사적 기회를 제공한 창조물에게도 동반한다. 만약 파스퇴르가 망설인다면, 우리는 발효 역시 망설이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객체는 망설이지도 떨지도 않는다. 명제는 망설이고 떤다.
판도라의 희망 - 과학기술학의 참모습에 관한 에세이 브뤼노 라투르 지음, 장하원.홍성욱 옮김
제가 하이데거도 안 읽어봐서 (그러고보니 참.. 니체 이후의 철학자 책은 거의 못 읽어 본듯;;) 몰랐는데 Gestell이라는 용어를 한국어로 '닦달'로 번역했나봐요? 보통 제가 아는 다그친다라기 보단 어디론가 몰아붙인다는 의미로 쓴 것 같은데 ㅎㅎㅎ 영어에서는 enframing 뭔가 틀에 넣는 것으로 번역되는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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