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가면서 오늘치 에세이 두 편을 읽었습니다. 과연 명불허전이네요. 칭찬일색의 독서 후기는 쓰지 말자 했는데, 좋은 마음이 가득차네요. ㅎ
전에 김연수 작가가 쓴 글에서, 창고에서 먼지 쌓인 채 잊혀지는 책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사람은 작가뿐이니 쓴다는 의미의 문장을 읽은 적이 있어요. 이 작가에 대한 호기심은 그 글에서 비롯한 것인데, 두 번째 글이 딱 그런 글이네요.
젓가락으로 살살 생선을 뒤집어야겠습니다. 더 귀를 기울여야겠고요. 다음 이야기도 더 읽고 싶지만, 내일치는 내일 찬찬히 읽어야겠어요.
[청춘의 문장들]
D-29

대낮

반달
안녕하세요! 월요일에 해당하는 두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두번째 글에 이덕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예전에 <책만 보는 바보>라는 책에서 들어본 거 같아요. 순둥이 같은 느낌이었는데 '~하지 마라'고 하니 까탈스러운 느낌이 드는군요. 어렵기만 할 거 같은 옛 책을 읽고, 그 행간에서 이덕무가 표현하지 않은 감정을 읽어내는 김연수 작가님의 통찰력에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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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반달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월요일에 해당하는 두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두번째 글에 이덕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예전에 <책만 보는 바보>라는 책에서 들어본 거 같아요. 순둥이 같은 느낌이었는데 '~하지 마라'고 하니 까탈스러운 느낌이 드는군요. 어렵기만 할 거 같은 옛 책을 읽고, 그 행간에서 이덕무가 표현하지 않은 감정을 읽어내는 김연수 작가님의 통찰력에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달님 반갑습니다 : )
맞아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이덕무라는 인물도 궁금해져요. 우리는 2025년에 있고, 저자는 2004년에 1997년의 일을 적었으며, 조선 정조 때 사람 이덕무가 젊은 날에 쓴, 그의 아버지의 옛 기억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우리 역시, 개정판 책머리에 저자가 쓴 글처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봄마중
김연수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순수하고 섬세한 분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끌리는 책이네요. 매일 조금씩 아껴 읽어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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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봄마중님의 대화: 김연수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순수하고 섬세한 분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끌리는 책이네요. 매일 조금씩 아껴 읽어보려합니다.
안녕하세요. 봄마중 님 반갑습니다. 저도 처음 읽어요. : )

대낮
윽. 51쪽 한시, 제대로 된 해석 궁금하네요. AI에게도 물어보고ㅋ 파파고도 돌려보고 해도...그런 건 의미없고ㅜ 네이버에 누가 해석을 올려놓은 게 있는데 책이랑은 달라요. 아시는 분 도움 주시길...

반달
'내리 내리 아래로만 흐르는 물인가, 사랑은'에서 정약용, 정약전 형제에 대한 글을 읽으니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김훈 작가가 쓴 <흑산>이라는 소설도 읽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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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그렇다면 오기다. 자기 손으로 자기 눈을 찌른 것은 오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는 그 오기가 너무 좋았다. p. 61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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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반달님의 대화: '내리 내리 아래로만 흐르는 물인가, 사랑은'에서 정약용, 정약전 형제에 대한 글을 읽으니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라는 영화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김훈 작가가 쓴 <흑산>이라는 소설도 읽고 싶어지네요.
<흑산도 하늘길>이라는 소설도 있어요. 그때는 한승원 작가의 딸 이름이 한강이라고 알고 특이하다 하던 때였는데, 이제는 한승원 작가를 한강 작가의 아버지라고 하죠. : )

연수담당
마침 오늘 읽는 부분이 죽음과 관련있어 더 새롭네요... 세월호 11주기...
53쪽부터 나오는 선배 문인들의 죽음에 아파하는 작가님이 새로이 보이네요.. 작년 어느 자리에서 가수 김민기님이 돌아가신 이야기를 하면서 '봉우리'를 같이 들었던 것도 기억이 나구요..(작년에는 제가 좀 시간이 많아서 제 최애작가님 북토크를 많이 찾아다녀가지고요...^^;)
사람이 났으니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그게 참 때를 알 수 없고, 11년 전 세월호처럼 허무하게 가는 것은 참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때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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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연수담당님의 대화: 마침 오늘 읽는 부분이 죽음과 관련있어 더 새롭네요... 세월호 11주기...
53쪽부터 나오는 선배 문인들의 죽음에 아파하는 작가님이 새로이 보이네요.. 작년 어느 자리에서 가수 김민기님이 돌아가신 이야기를 하면서 '봉우리'를 같이 들었던 것도 기억이 나구요..(작년에는 제가 좀 시간이 많아서 제 최애작가님 북토크를 많이 찾아다녀가지고요...^^;)
사람이 났으니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그게 참 때를 알 수 없고, 11년 전 세월호처럼 허무하게 가는 것은 참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때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하겠습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저는 김현 평론가의 죽음은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읽 으며 알았어요. 사람이 계속 살 순 없으니 죽음이 있겠지만, 알려지지 않으면 막연히 살고 있겠거니 하는 것 같아요. 한강 작가 작품에서 한 인물이 그렇게 말하거든요. 내가 죽더라도 장례를 주변에 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인들은 아마도 내가 어딘가에서 계속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고요.

대낮
연지시살지, 시년이십육. 왕이 (그 정직함을 미워해) 결국 그를 죽이니 그 나이는 26세 때였다.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64쪽,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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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담당
“ 사이에 있는 것들, 쉽게 바뀌는 것들,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이 여전히 내 마음을 잡아끈다. 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그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쓸데없다고 핀잔준다 해도 내 쓸모란 바로 거기에 있는 걸 어떡하나. ”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67쪽 ,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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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담당
작가님께서 저 '쓸모'를 잘 쓰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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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연수담당님의 대화: 작가님께서 저 '쓸모'를 잘 쓰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제가 생각하기로도 작가의 역할은 이것인 듯합니다. 작가의 마음을 잡아끈 그런 것들에, 마찬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사람들은 작가가 적은 문장을 읽고 위안을 받습니다. 여기 이런 사람이 또 있구나, 다행이다, 하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대낮
독서 계획입니다. 두 번째 주는 3편씩 읽어요.
월요일: 시간은 흘러가고 / 밤마다 나는 / 중문 바다에는
화요일: 이따금 줄 끊어지는 / 청춘은 그렇게 / 등나무엔 초승달
수요일: 잊혀지만 그만 / 제발 이러지 말고 / 진실로 너의 기백을
목요일: 앞쪽 게르를 / 서리 내린 연잎은 / 어둠을 지나지 않으면
금요일: 매실은 신맛을 /검은 고양이의 / 그대를 생각하면서도
이번 주에도 많은 대화가 오갔으면 좋겠습니다.

대낮
떠나기 전날 밤, 소주와 오징어를 무던히도 사 먹었던 동네 구멍가게에 갔더니 성공해서 그 동네를 떠나게 된 것을 축하한다며 아주머니가 오렌지 주스 1.5리터를 내게 선물했다.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117p,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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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빠르게 지나가 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127p,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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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 겨울방학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방학숙제도 하지 않고, 나가서 놀지도 않고. 그저 아랫목에 가만히 누워 멍하니 벽지의 사방연속무늬를 바라본다거나 형 광등 갓을 지켜본다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창밖의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 많았다. 반쯤 잠들고 반쯤 깨어 있는 상태. 아직 한 학년은 끝나지 않았고 새로운 학년은 시작되지 않은 애매한 상태. 더없이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시간. 겨울방학이란 그저 반쯤은 노곤하고 반쯤은 쓸쓸한 시기다. ”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 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193p, 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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