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고 서점친구들] 문학 독서모임 <봄밤의 모든 것> 함께 읽기

D-29
진주문고 서점원과 함께하는 문학 독서모임입니다. 매달 두 번째 수요일 저녁 7시 반에 책을 읽고 만나 이야기 나눕니다. 간단한 소감, 인상 깊었던 부분을 공유해주세요.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공유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진주문고 매장에서 독서모임 참가자 도서 구매 시 10%할인, 5% 적립 혜택을 드려요. 카운터에 문의해주세요. 다음 모임에 함께 읽을 책은 참가자 추천과 투표를 통해 진행됩니다. 참여 시 함께 읽고 싶은 책을 골라와 주세요. 진주문고 블로그 포스팅 보기 https://blog.naver.com/jinjumoongo/223810804100
인상 깊은 문장,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 남겨주시면 이따 독서모임 때 참고하겠습니다.
첫 소설 <아주 환한 날들> 읽는데 최근에 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생각나네요. ㅎ
그녀는 식탁에 앉아 앵무새,라고 써봤다. 앵무새가 갔다.라고 쓰려다 가버렸다,라고 썼다. 앵무새가 가버렸다,라는 문장을 보자 너무 고통스러워 그녀는 눈을 감아야 했다. 눈을 감자 주위가 캄캄해졌다. 어두운 강물 속처럼. 그녀는 길을 찾기 위해 물풀을 헤치는 사람처럼 눈을 감은 채 기억들 사이를 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는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있었다.
봄밤의 모든 것 p.35 <아주 환한 날들> 중에서, 백수린 지음
둘이서 함께한 그 순간은 오직 둘만의 것이며, 그 무엇도 그들이 공유했던 서로의 온기와 감촉, 그 봄밤의 밀도와 향기만큼은 빼앗아 갈 수 없으리란 사실을. 그것이 그녀에게 아주 조그만 위안이 되었다.
봄밤의 모든 것 p.105 <봄밤의 우리>, 백수린 지음
오..참가 된거 같아요~책 사두고 아직 못읽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인거 같습니다 ~
그냥저냥 사는 삶 그러나 버리기엔 늘 용기가 부족함을 생각하며 그렇게 오늘을, 오늘같은 내일을 사는 것일테다 그런 나날속에도 빛이 비치고 잇음을 문득깨닫고 환한 날들이 기다릴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 오늘을 내일을 버티는 그것 그것이 삶임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기대하는 삶이 아닌 버티는 삶이라도 삶은 삶이니까요 두근거리며 소풍날을 기다리기도하지만 갑작스레 바뀐 날씨덕분으로 체육관에서 김밥을 꺼내먹으며 실망하던 어느날이 있었기에 '그때그랫지..'하는 기억을 끄집어내며 잠시 미소짓는 오늘이 있을거예요 그것으로 또 내일을 보낼 수 있는것일 겁니다 일상이 되어버린 우울과 공허덕분에 오늘을 보내고 좀더 멋지게 후회할 수 있도록 내일을 보내고 그러나보면 어느환한날에 있기도 할테니까요
존재했던 삶의 부재가 마음속에 그러놓는 드라마를 조용히 응시했다. p.173
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음
사랑에 빠진 상대가 당신을 황홀한 듯 바라볼때 당신의 눈동자에 비치는 그 빛, 터무니없는 열망과 불안, 기대가 섞인... p.65
봄밤의 모든 것 백수린 지음
빛, 여백, 낭만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시간과 기억에 대한 소설, 이해와 설명 않음에 대한 소설, 자연과 인생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소설에 그려진 화자들의 나이--열망과 어리석음을 구분하는 나이, 상처와 회복의 시간을 믿는 나이가 처연하고 아름답네요.
큰이모는 "이젠 내 차례야" 하고 말하곤 했다고 했다. 그리고 큰이모는 시각을 잃은 후 얻게 된 예민한 다른 감각들을 활용해 큰이모가 느끼는 풍경을 언니에게 묘사해주었다. 바람이 어제보다 부드럽고 가볍구나. 눈 때문인지 사방에서 지난여름 우리가 쪼개 먹었던 수박 향이 나는구나. 까치 소리가 평소보다 가깝게 들리는구나. "엄마가 묘사해주던 그 세계 역시 정말로 아름다웠어."
봄밤의 모든 것 p.69. <빛이 다가올 때>, 백수린 지음
"있는 그대로의 이 세상은 참을 수 없어. 그러니 나는 달이 필요해. 아니면 행복이나 불멸의 생명이. 어쩌면 말이 되지 않는 것일지라도, 아무튼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무언가가" 같은 대사들로 이루어진 공연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봄밤의 모든 것 p.81. <봄밤의 우리>, 백수린 지음
그러다 그녀는 아주 천천히, 그 밤 보았던 달의 아름다움을 아는 건 그녀와 사랑하는 개뿐이라는 사실을 가까스로 떠올렸다. 둘이서 함께한 그 순간은 오직 둘만의 것이며, 그 무엇도 그들이 공유했던 서로의 온기와 감촉, 그 봄밤의 밀도와 향기만큼은 빼앗아 갈 수 없으리란 사실을, 그 것이 그녀에게 아주 조그만 위안이 되었다.
봄밤의 모든 것 p.104 <봄밤의 우리>, 백수린 지음
그는 그 눈빛을 알고 있었다. 생각이 너무 많은 아이의 눈빛. 언제 어디서든 자기가 있는 곳을 자기 자리로 느끼지 못하는 이의. 누구와 함께 있든,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침입한 사람같이 고독해지던 그 마음은 그에게 너무 익숙한 것이었고, 그는 사랑하는 아이만큼은 그런 마음을 영원히 모르길 바랐다.
봄밤의 모든 것 p.118 <흰 눈과 개>, 백수린 지음
상처를 받지 않고 산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사랑을 주는 법에 대해 오래 생각해본 사람뿐일지도 모른다고.
봄밤의 모든 것 p.140 <흰 눈과 개>, 백수린 지음
노인의 마음을 안다고 믿었다니. 주제넘은 오만. 어리석은 소리. 다혜는 아무것도 몰랐다. 여전히, 지금도..
봄밤의 모든 것 p.209 <눈이 내리네>, 백수린 지음
좋은 단편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럴듯한 사건들이 없지만 단편 소설에서 갖춰야 되는 어떤 그런 포인트들이 잘 드러난 소설이라서요. 처음에는 약간 낭만에 대한 소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되게 그립거나 뭔가 찾고 있는데 지금 없는 것들이에요. 지나갔거나 내가 나이를 들었거나 관계가 서운해졌거나 이런 것들이라서, 그런 것들을 쫓고. 아까 남편 얘기 잠깐 하셨지만, 그런 예들이, 이해 못하는 나만의 세계가 있다. 낭만, 그런 여백 같은 거. 그런 것들을 좀 돌보는 소설인가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읽다 보니까 이게 결국 시간이나 기억 같은 것들을 얘기하는 거구나 싶기도 했고, 다른 분들이 얘기하시는 것처럼, 오해, 이해 이런 식으로 읽혔고. 마지막에 가서는 마지막에 해 뜨는 거 바라보는 장면 이런 것들을 볼 때는, 이런 게 좀 더, 더 큰 세계, 자연과 인생, 반복되는 것, 순환을 하는 것, 다시 돌아오는 것, 또는 자연과 인생에 대한, 소설로도 좀 멀리멀리 가서, 읽히더라고요. 조금 그래서 재미있었고 제가 책 읽고 난 다음에 이렇게 적었는데, 소설에 그려진 화자들의 나이가 처연하고 아름다운데 그런 느낌이 왜 좋았냐면, 열망과 어리석음을 구분할 수 있는 나이, 상처와 회복의 시간을 믿는 나이, 이런 시간이라는 게 이렇게 좀 슬픈 거잖아요. 이게 그렇지 않으면 못 사니까 병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그런 그런 것들이 일상, 세계 이런 걸로 딱 붙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굉장히 일상적이지만 그런 것들을 굉장히 처연하고 아름답게 드러냈다. 그런 식으로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혼자 있으면 혼잣말이 늘잖아요. 왜 혼잣말이 늘냐면은 내가 말하고 내가 듣는다면 아무도 나한테 말해주지 않는다. 가 말 나한테 내가 들어요. 그러면서 제가 알아차리는 거거든요.이런 이런 장면 같은 게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 있어서 좋더라고요.그런 감정 같은 걸 제가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 혼자 말하고 혼자 듣는 장면이 그 뒤에 가면 다르게 되거든요. "식탁에 앉아 앵무새라고 써봤다 .앵무새가 갔다,라고 쓰려다가 가버렸다,라고 썼다.앵무새가 가버렸다라는 문장을 보자. 너무 고통스러워 그녀는 눈을 감아야 했다." 이게 근데 초반에 등장했던 글쓰기 수업에서 써보세요. 했을 때 아무것도 안 쓰고 있는 거잖아요. 사람들이 입 밖으로 내놓거나 글로 쓰거나 뭔가를 확인해야지 스스로 그걸 알아차리거든요. 안 그러면 계속 들어가 있는데 그런 장면을 너무 잘 묘사한 작품이라서 이게 너무 와닿았어요.
어쨌든 이 소설 속의 인물들 어느 부분에서 어긋나거나 상실하거나 헤어지거나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그 문제를 다시 극복하는 내용으로 가잖아요. 그래서 그런 극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 아까 잠깐 질문을 하셨는데 '헤어짐이 반복되면 무뎌지는 걸까요?' 라고 얘기를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헤어짐이나 상실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좀 얘기를 해 보고요. 그것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장면 좀 얘기하는 걸로 약간 그렇게 좀 먼저 얘기를 하고 좀 해보고 싶은데요. 헤어짐이 반복되면 무뎌지나요?
여기 아까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라고 말했었는데 동물들이 자주 등장하는 게 그런 상실과 그런 것들을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걔네들 사이클은 우리보다 빠르니까요. 그러니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죽음이기 때문에, 직면할 수 있는 소재로 계속 등장하는 것 같고. 저는 헤어짐이 반복되면 무뎌지는 걸까요,라고 질문해 주셨는데 이 질문 하고 싶어요. 그러면 만남이 반복되면 기쁨이 무뎌지는 걸까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을 좋아하거나 슬퍼할 수 있나요? 그러니까 사실 그 기쁨과 슬픔 같은 거는 그 특별함에 대한 증명이잖아요. 증명 같은 거라서 그게 없으면은 그 사람의 삶이 특별하지 않다는 거가 되는 거니까, 그러니까 특별함을 발견하는 일, 특별함을 증명하는 일, 특별함을 기리는 일. 이런 것들이 이런 기쁨과 슬픔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근데 이런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이 소설 읽으면서 그런 것들이 도처에 있고 우리도 늘 경험하는데 다 지나가고 있는데, 어떨 때 그런 것들이 발견되지? 어떨 때 그런 특별한 것들이 발견되지?라고 생각하면, 이 소설에서 그걸 정말 잘 잡아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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