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문고 서점친구들] 문학 독서모임 <봄밤의 모든 것> 함께 읽기

D-29
예를 들면 세 다리로 달리는 강아지 볼 때 둘 다 경탄하잖아요.근데 그거 어떤 사람들 눈에는 그냥 그냥 장애가 있는 걔네 불쌍하네가 되는 거고 어떤 질문과 어떤 것들을 찾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읽으려고 준비가 되는 사람들은 그래 저게 상처를 극복하는 힘이지 저게 에너지지 저 세 다리를 지탱해 주는 건, 마지막 한 가지는 저 노부부의 사랑이겠구나 이렇게까지 읽잖아요. 그러니까 읽는 사람에게만 그걸 보여주는거라서 이 소설에서 그걸 읽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그냥 아쉽고 지나쳤다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들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건 그걸 돌아서 뒤돌아볼 때인 것 같거든요. 그런 여유, 그런 시간이 조금 인상이 깊었던 것 같아요.
이 작가의 소설들이 다 시간이라는, 성숙이라는, 나의 삶이라는, 이런 테마 같은 게 다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시야가 계속 넓어지는데 그 시야가 내 감정, 내 마음, 내 열망만을 생각하는 그런 감정이 아니라, 시간이 좀 흘러보니 나도 알겠더군. 약간 이런 식의 느낌이 좀 녹아 있고 그러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들이 생기는데, 이게 너무 삼인칭으로 그리는 게 좀 좀 좀 이상했었어요. 그러니까 모든 소설이 그렇게 보이는데, 방금 전에 읽으신 문장도, "그리고 그건 언제 누구에게 찾아오든 존중받아야 마땅히 했다" 이렇게 하면서 그렇게 좀 회상하는 것처럼 나온다는 거요 .전부 다 그게 좀 너무 이 소설의 거리감을 좀 주더라고요. 저는 뭔가 다 통달한 사람 이야기 같은 느낌. 이미 좀 알아버린 사람 같은 느낌이 좀 들어서 그런 식으로 지혜를 좀 묘사하는 것들이 좀 마음에 걸리긴 했었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할머니가 '올해 첫눈이야' 하는 경탄은 좋았거든요. 그게 근데 의미를 읽어내는 것 같아요. 그게 반복되는 거고 그런 게 아니라 읽는 것, 이건 첫눈이야 이건 뭐야라고 계속 읽어낼 수 있는 기능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뒤에 해설, 저도 마지막에 봤는데, 삶의 허구를 견디는 발견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뭐 이런 문장이 있더라고요. 근데 결국 사랑이나 슬픔이나 상실이나 이런 것들이 다 무언가를 특별하게 읽어낼 때만 가능한 것이고 그 특별하게 읽어내는 일들이 우리를 속이는 거건 버티게 하는 거건 어쨌든 살아남게 만드는 것 같고 그렇게 읽어내는 존재로서 기능하는 거잖아요. 읽어내는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 소설에서는 우리의 삶은 다 똑같아 태어나면 죽어 뭔가 상실이 있으면 뭐 이런 거 다 이렇게 다 똑같은 삶을 쫙 놔두고 거기에서 그 개성 특별함 반짝이는 부분 이렇게 빛나는 순간들,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이야기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서 그런 걸 읽는 일이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소설에서도 두 번 읽는 게 굉장히 많은데 첫 번째는 셰익스피어 읽는 장면 나왔잖아요. 근데 그러니까 왜 얘는 쓸데없는 일로 그런 걸 읽고 생각하고 그러냐라고 생각하지만, 걔는 그걸 읽음으로써 생긴 내면 같은 게 있을 거고, 뒤에 할아버지의 죽음을 읽는 것도. 다 그냥 스쳐 지나고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지만 자기 혼자 집중해서 읽으면서 그 꽃, 꽃들이나 그 세계에 대해 상상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 소설 읽으면서 좋았던 것들은 그렇게 좀 여백 상상 쓸데없는 것들이라고 불릴 수 있는 공상 이런 것들이 우리 삶을 훨씬 더 풍부하게 한다는 거였어요. 그 단편에서 특히 그렇죠.
제가 독서 모임 할 때마다 그런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이 여기서 각자 자기 얘기하면서 저희는 이야기를 못할 거예요. 어쨌든 책이라는 게 있어서 책 안에 있는 이야기와 문장들이 가지고,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러면서밖에 이야기를 못하는 거거든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냥 모르는 사람들, 오늘 처음 온 사람들 이렇게 왔는데, 당신 누구예요? 이렇게 말하면은 편하게 얘기할 수가 없으니까요. 자연이나 풍경이 그런 대상이 돼주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이 소설을 통해서 들었거든요. 그래서 다리 세 다리로 뛰는 강아지도 사실 보면 풍경인 거잖아요. 그니까 자연이 어떻게 보면 이 소소한 오히려 인간들이 하는 생각들이나 마음 같은 것들은 변하고 달라지고 거짓말할 수도 있고 모르는 거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자연이나 더 큰 세계 같은 게 있어서 그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들, 그걸 읽고 있는 우리의 모습 같은 것들을, 같이 얘기할 수 있지 않나? 이 소설들에 이상하게 위로를 주는 장면들은 인간보다 더 큰 세계 더 큰 존재 더 큰 환경, 예를 들면 계절이 바뀌는 거, 시간 뭐 이런 것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좀 그런 것들도 눈여겨봤던 것 같아요. 이 소설에서는.
저는 약간 동물들이 여기 등장하는 동물들이 객관적으로 존재하지만 나랑 상관이 있는 대상이잖아요.그러니까 내가 내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거울 보고 얘 이렇구나 하고 있으면 자기만 보는 거잖아요. 이렇게 사이코예요. 이상한 거잖아요. 거울을 보고 그렇게 하면. 근데 동물들은 내가 말하는 것들, 이렇게 반려동물들 그런 존재들은 내가 말하는 것들에 반응을 하면서 또 자기대로 자기 걸 표현하잖아요. 그러니까 나와 연결돼 있는 객관적인 존재예요. 내가 뭔가를 던졌을 때 반응해 주고 반응해 주지만 그게 내가 원하는 곳에 안 있을 수도 있고 내가 그걸 읽어야 돼요. 그 뭔가 이렇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좀 자기의 확장이면서 자기가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는 존재 이런 것들이 좀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것 같아요. 장치적으로.
제가 늘 하는 생각이지만 자신이 있나요? 자기라는 게 있어서 그걸 끄집어내는 건가요? 여러분 글 쓸 때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나요? 아니잖아요. 쓰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알아차리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저는 항상 생각해요. 내가 있나? 내가 있나? 내가 있으면은 나를 꺼내서 그냥 보면, 나 니 하고, 그래 됐어, 다시 넣을 텐데 그런 게 없는 것 같고. 그런 순간, 그런 장면, 이런 순간들에서만 나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내가 알아차리는 거죠. 그러니까 맞아. 이 아이 할머니가 어머 혼자 말하는 그런 것처럼. 그 장면 그래서 정말 좋았거든요. 김소연 시인 시인 시 중에, <수학자의 아침>이라는 시집에 그런 그 시가 있어요. 아 맛있다. 내가 말하고 내가 듣는. 자두 먹는 그 시 있잖아요. 김소연 시인의 <그래서>
수학자의 아침'문학과지성 시인선' 437권. 1993년 등단한 후 지금까지, 세 권의 시집을 통해 서늘한 중에 애틋함을 읽어내고 적막의 가운데에서 빛을 밝히며 시적 미학을 탐구해온 시인 김소연의 네번째 시집이다.
정말 좋은 단편 소설이기 때문에 이렇게, 여백들 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그런 걸 읽는 재미가 저는 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아까 그 얘기하셨던 흰눈과 개 그 부분 생각나 가지고 다시 한 번 이거 말씀드리고 싶은데 141페이지. 그 밑에 제일 밑에 문단에 '세 다리로 그렇게 꼬리를 흔들며 눈밭을 뒹굴었다. 그가 얼마나 경이로운지 전날 그 개를 처음 본 순간 그가 느낀 것은 놀라움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에 또 다른 감정이 그의 안에서 서서히 번졌는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어째서 딸에게 이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졌는지 그는 설명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러므로 그는 그저 이렇게 그렇게만 말할 뿐이었다.'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이런 느낌들을 받을 때, 설명을 하거나 해석이 안 되거든요. 왜냐하면 설명하고 해소해 버리면은 그게 그 감정이 아닌 게 돼요. 정말로 제가 독서 모임을 할 때마다 제가 이 책들을 어떻게 읽었는지 막 말하잖아요. 저는 이 작품 이렇게 이렇게 읽었어요. 말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순간 제가 느낀 감정은 얄팍해져요.
저는 자연이나 풍경 속에서 계시 같은 걸 읽어내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러니까 두드리는 사람한테만 문이 열리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성경에 그런 정확한 구절이, '두드릴 지어다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 이런 건가요? 어쨌든 그 문장이 있는 건데 그러니까 질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아까 자기개발서에서 나오는 것처럼, 질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만 그런 것들이 보이고 읽혀지고 노출되는 거라서, 그런 느낌으로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딸과 아버지가 둘 다 질문을 갖고 있었고 너무 간절하게 해답을 원하는데 계시처럼 그 강아지가 나온 거죠.
해설에서 정말 좋았던 게 허무의 감정을 이렇게 바꾸는 것들 극복하는 것들이 그런 발견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래서 그 해설에서도 얘기하고 싶은데, 제일 처음에 슬픔이 반복되면 슬픔이 무뎌지는 걸까요?막 이런 얘기했잖아요. 그래서 그 순간 저는 이 문장이 떠오르는데 256페이지에 '사랑한다는 것은 그 순간에 모든 것이 다 있음을 깨닫는 것임을 그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사랑의 의미가 지금 절실히 이해되는 것은 그 사이 나를 지나간 상실의 고통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 뒤에 슬픔이 슬픔 뒤에 아름다움이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슬픔과 아름다움은 동시에 존재한다. 과거 뒤의 현재가 그 뒤에 미래가 오는 것이 아니라 세 시제는 동시에 사랑은 그 동시성과 현대성을 있는 힘이다.' 이렇게 이렇게 이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너무 앞에 소설 보면 생각나더라고요. 259페이지 밑에 밑에 문단에 '회복이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과거 지향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는 현재 지향이다.' 이 부분이 거기 그 자리잖아요. 그러니까 이 소설이 어떻게 이렇게 끝난다고 해도 그다음 그다음 같은 거 계속 상상하고 바라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이 환멸이나 일상의 단조로움이나 이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소설인 것 같고. 진짜 이렇게 한 오늘 내일 정도면 벛꽃 다 이렇게 이제 다 날아갈 것 같더라고요. 봄이 끝나기 전에 이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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