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로 그냥 읽기 시작했는데 재밌음
<킬링 이브> 원작 읽기
D-29

조영주모임지기의 말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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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을 사는 동안, 빌라넬은 그런 표현들이 어마어마하게 쌓인 저장고를 갖게 되었다. 다정함, 동정심, 괴로움, 죄책감, 충격, 슬픔……. 그런 감정을 실제로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전부 모방할 수는 있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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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기 없는 얼굴에 아무렇게나 올린 평범한 갈색머리로 보아 이브는 외모를 꾸미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더 많다고 여기는 사람처럼 보인다. 어쩌면 학자나 수준 높은 서점의 직원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브에게는 어딘가 겉보기와는 전혀 다를 것 같은 구석, 이를테면 침착함, 흔들림 없는 눈빛이 있다. 동 료들은 이브를 추적자, 사냥감을 쉽사리 놓지 않는 여자로 알고 있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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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은 빌라넬을 걱정하는 마음이 순간적이나마 너무 사사로워진 것에 짜증이 나서 말을 잠시 멈춘다. 추소바야 강가 오두막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콘스탄틴은 얼음처럼 차가운 빌라넬의 표면 아래 섹스와 죽음이 소용돌이치며 역류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빌라넬을 몰아붙이는 뿌리 깊은 갈망이 빌라넬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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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렬한 외로움이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심심한 공백 상태다. 행복하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은. 빌라넬은 거세지는 물결을, 다가올 작전의 메아리를 감지한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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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옥상 위 자기만의 눈 감옥에 갇힌 빌라넬은 그토록 갈망하던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낀다. 천하무적이 된 것 같은 느낌. 섹스도 일부분 채워주기는 하지만 성공적인 살인만이 부여해줄 수 있는 그 느낌. 자신이 소용돌이 같은 사건의 중심부에 홀로 서 있다는 인식. 죽은는 남자들을 발치에 둔 채, 주위를 둘러보면서 빌라넬은 도시가 결국 본래 색깔로 돌아온 것을 안다. 검은색, 흰색, 그리고 붉은색. 암흑, 눈, 그리고 피. 어쩌면 세상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건 러시아 사람 한 명이면 족한지도 모를 일이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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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맡은 역할이 중요했다는 점도 만족감을 준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세상의 고요한 중심에 서서 자기 자신이 운명의 매개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는 것은 굉장히 신나는 일이다. 자신이 저주를 받은 것이 아니라 가공할 힘이라는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옥사나 보론초바로 지내면서 겪은 야만적인 굴욕도 다 보상이 된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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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을 샅샅이 뒤지지 않을 때는 현실세계에서 실시한 탐문 내용을 순서대로 따라가보았다. 하지만 어떤 단서든, 처음에는 조짐이 좋아 보였던 것이더라도, 결국 순순히 넘어갈 수 없는 장벽에 부딪쳤다. 증인도, 법의학적 증거도, 쓸 만한 탄도학적 특성도, 자금이나 문서의 흔적도 없다. 어떤 지점에 다다르면 모든 게 그냥 뚝 멎어버린다. - <킬링 이브>, 루크제닝스 지음, 황금진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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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에게는 자신이 쫓고 있는 여성에 대한 어떤 감 같은 것이 있다. 이브는 그 여성이 케드린과 경호원을 살해하는 데 쓴 러시아제 9밀리미터 할로포인트 탄환의 이름을 따서 그를 이따금 블랙로즈라고 부른다. 이브는 자신의 블랙로즈가 20대 중반에 고도로 지능적이며 혼자 지내는 사람일 거라 생각하고 있다. 또한 대담하고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도 침착하며, 감정 구획화에 굉장히 노련하다. 정서적 반응과 양심이 없는 소시오패 스일 가능성이 높다. 친구가 전혀 없거나 있어도 극소수일 것이며, 그런 관계를 맺더라도 본질적으로 상대를 마음대로 조종하거나 성적인 관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살인에 성공할 때마다 아무도 자신을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다 보니, 살인은 여자에게 필수불가결한 행위가 되었을 것이다.
<킬링 이브 코드네임 빌라 넬>, 루크 제닝스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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