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에서 같이 읽지 않았더라면 <빅 히스토리>는 제가 완독할 수 없었을 책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내용과 줄어들지 않는 두께가 버거웠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함께 읽어서, 그리고 매일 읽어야할 범위와 데드라인이 미리 정해져 있었기에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스케줄대로 책을 읽지 못했지만 기한 내에 완독해서 뿌듯하네요.
<빅 히스토리>를 읽으며 떠오르는 키워드는 '생존' 이었습니다.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행동해서 일어나는 결과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행동들의 결과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서술하는 역사가 객관에 가깝다고 여겨졌습니다. 모든 현상을 읽어내는 방식에 완전무결한 '객관성'은 존재하지 않겠지만요.
방대한 몇 십억년의 역사를 서술하다보니 깊은 내용을 담지 못한 측면은 아쉬웠습니다. 역사적인 흐름에서 다방면으로 증명되는 다양성의 의의, 합의적 권력과 강압적 권력의 차이, 경쟁에 기반한 자본주의가 이끄는 혁신 등 흥미로운 주제가 많아서 더 그랬습니다.
한 달 동안의 책을 읽다보니 독서가 끝난 뒤에는 사실 앞부분 우주, 지구과학, 생물학, 화학 부분의 내용은 잘 생각이 나지 않더라구요. 제가 그 쪽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도 그런 분야에 대한 흐름을 어렵게 소화했는데 다시 날아간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거꾸로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보는 방식의 책이 있다면 흥미로울것 같습니다. 현대에서 근대로, 원시로, 지구의 탄생으로, 우주의 탄생으로요. 골디락스 조건이 선명해지고 세계의 원리가 색다르게 도출되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함께 책을 읽은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합니다. 활발하게 소통하지 못했지만 의견을 보며 여러가지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그믐북클럽] 1. <빅 히스토리> 읽고 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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