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에 STS 관련 책 12권 읽기 ④ 젊은 과학의 전선 (브뤼노 라투르)

D-29
기술자의 능력은 각 요소를 다른 것들의 작동과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는 책략을 늘리는 데 있다. 이런 요소들은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면사 방적업 초창기에 노동자는,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게 되면 생산물의 자그마한 숨길 수 있는 하자가 초래되는 것이 아니라, 삯일의 수당을 잃게 만드는 총체적이고 명백한 혼란이 초래되는 방식으로, 장치에 부착되어 있었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이 경우 노동자를 감독하는 데 쓰인 것은 장치의 일부다. 급료, 실수 탐지, 노동자, 면사 방적기 체제는 전체 설비를 부드럽게 잘 작동하는 자동 장치로 변환시키기 위해 모두 서로 묶여 있었다. 그래서 무질서하고 믿을 수 없던 동맹자들의 집합은 하나의 조직화된 전체를 매우 닮은 것으로 서서히 변모했다. 그러한 응집(cohesion)이 이뤄지면 우리는 드디어 하나의 블랙박스를 갖게 된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첫째로, 사람들이 대상(objects)을 전파하는 데 너무나 쉽게 동의하기 때문에, 그들이 동의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대상 그 자체인 듯 보인다. 그러면 사람들의 행위가 사실과 장치의 확산에 의해 야기되는 듯이 보인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정말 씹어먹듯이 읽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번 책은 소화가 잘 되는 편 같아요..ㅋ 저번엔 씹어도 씹어도 질겨서 소화불량 걸릴 뻔;;
일단 글자와 문장 차원에서는 훨씬 쉽게 이해됩니다. ㅎㅎㅎ
두 번째 결과는 첫 번째 것만큼 기묘하다. 이제는 사실이 사람들의 행동에 의존하지 않거나 많은 비인간 동맹자들에 의존하지 않는 관성을 부여받았으므로, 무엇이 그들을 추진시키겠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확산 모델의 열렬한 신봉자는 새로운 짝짓기 시스템을 고안해야 한다. 사실들은 서로 번식(재생)하는 것으로 상정된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사상사 또는 과학의 개념사 또는 인식론과 같은 학문 분야 명칭은, 순수한 혈통의 감춰진 번식 습성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서 가끔 미성년자 관람 금지 등급이 되어야 한다. 독자적 힘을 통해 확산해 가는 사실들의 짝짓기 시스템이 지닌 문제는 새로운 것(신제품, novelty)의 문제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이런 유머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 부분이 언제 나오나..했더니 어제 읽고 웃었네요.. 짝짓기라니.. ^^;;
이런 물음을 던지기 위해 우리는, 사회 과학자들도 물론 포함해서 과학자들과 그 동맹들이 그들의 작업을 완료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일단 논쟁들이 종료되면, 하나의 안정된 사회 상태가 그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에 대한 안정적 표현(묘사)과 더불어 출현할 것이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그러므로 요약하자면,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거대한 내부 세계를 창조하는 데 성공적일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다른 사람들이 다소간 동일한 목표들을 향해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성공적이지 못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그들의 방향을 추구하는 데 있어 홀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테크노사이언스의 일부가 더 내밀한(esoteric) 것일수록, 사람들의 모집은 더욱 개방적인(exoteric) 것이 되어야만 한다. 이것이 역설처럼 들리는 이유는 우리가 이 두 측면을 갈라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빈약한 기금이 조달된 작업장이 기금이 잘 조달된 것보다 외부의 이해관계에 더 매여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상은 그것이 덜 매여 있기 때문에 빈약한 것이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이 중요한 구분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제부터 나는, 그 얼마나 더럽고 예기치 않고 낯설어 보 이는 것들이든 간에, 과학적 내용과 연결된 모든 요소를 기술하기 위해 테크노사이언스(technoscience)라는 단어를 쓰겠다. 그리고 따옴표를 한 '과학과 기술(science and technology)'이라는 표현은 일단 책임 귀속의 시험들이 모두 처리되고 난 후, 테크노사이언스에 보존된 것(what is kept of technoscience)을 지칭하는 데 쓰겠다. '과학과 기술'이 내밀한 내용을 더 가질수록, 그것들은 외부로 더 멀리 확장해야 한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문장 모음만 봐도 마음이 설렙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못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올려주신 문장들과 말씀 하나하나를 벗 삼아, 다른 시간대에서 조용히 STS 관련 책들을 찾아 읽어보려 해요. 이렇게 좋은 나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편으로 과학자들은 어떤 논쟁의 유일하게 가능한 심판관으로서 (대)자연을 광고한다. 다른 한편으로 (대)자연이 스스로 선언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수도 없는 동맹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대)자연은 일단 논쟁이 해결되면, 모든 논쟁 해결의 최종 원인이다. 논쟁이 지속되는 한 (대)자연은 단지 논쟁의 최종 결과로서만 보일 뿐이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세 번째 방법의 규칙(third rule of method)이 나온다. 어떤 논쟁의 해결은 (대)자연의 재현의 원인(cause)이지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한 논쟁이 어떻게, 그리고 왜 해결되었는가를 설명하는 데 그 결과, 즉 (대)자연을 절대 사용할 수 없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그리고 실제로 여기서 나온 것처럼 그 라이벌 실험실에 쳐들어가서 실험을 재현해보라는 등 요구할 상황은 없겠지만 (적어도 전 본 적 없네요) 이렇게 실험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는 걸 주로 논문 리뷰 및 accept냐 reject냐 결정할 때 하는데요. 전 솔직히 제가 한 실험 중 PFGE 등은 얼마든지 다시 해줄수 있지만 혹시나 리뷰어가 Southern blotting 실험을 다시 더 해보라고 할까봐 걱정했습니다. 어떤 실험들은 정말 짜증나게 귀찮고 복잡한 것들이 있고 어떤 건 정말 루틴 검사처럼 눈감고도 할 수 있는 게 있거든요;;; 물론 그런 복잡하고 까다로운 실험이야말로 좋은 방어기제로 동원되겠지만..;; 그리고 논문이 게재된 후에도 이렇게 실험이 제대로 된 거냐 통계가 이상하지 않냐 이건 믿기 힘들다 등 반박하는 commentary나 전체적으로 여러 article들을 검토하는 meta-review에서 분석되는 경우도 있죠. 여하튼 논문(또는 과학이론 및 사실/인공물) 등 객관적이고 자명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실은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고 진화하고 퇴화되기도 한 생명체같은 것, 그리고 사실과 인공물을 구분하기 힘든 것은 저도 동의하기 쉽네요. 이전까지는 좀 너무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내용이어서 힘들었는데 오히려 이렇게 실제 실험실 연구를 예로 들면서 설명해주니 이과생인 저로서는 팍팍 와닿네요.
우리가 연구해야 할 것, 놀랍게 생각해야 할 것이 극적으로 변했다. 여러 학문 분야의 학자들이 연결망 밖의 사람들에 대해 제기하는 물음이 달라졌다. 어떻게 여전히 이것을 믿을 수 있을까? 또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는 데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가? 예를 들어 천문학 자는 현대의 교육받은 미국인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확실한 비행접사를 여전히 믿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젊은 과학의 전선 - 테크노사이언스와 행위자 - 연결망의 구축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황희숙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