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읽기

D-29
그는 패배하면서도, 거대한 운명의 폭력 위에 인간의 위엄을 세우고, 마침내 운명 앞에 선 인간의 패배를 인간의 위엄으로 바꾼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운명과 인간의 위엄, p116, 황현산 지음
당신의 모든 것이 수많은 '살랑살랑' 속에 묻혀버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다른 길, p118, 황현산 지음
정확하고 적절한 묘사는 마치 쭈그러든 축구공에 불어 넣는 바람과 같아서 땅에 붙은 삶에 다시 그 입체감을 회복해주고, 존재와 사물로서의 지위를 확보해준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다른 길, p119, 황현산 지음
바닷가 사람들인 우리 가족에게 시간은 늘 썰물 밀물과 연결되어 있다. 이 시간의 리듬은 곧 달의 숨결이며, 우주의 율려이다. 이 박자을 짚어 비도 오고 바람도 분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두 개의 시간, p171, 황현산 지음
농사는 절기에 따라 짓고 제사는 날짜에 따라 지낸다. 양력에는 공식적인 삶이 있지만 음력에는 내밀한 삶이 있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두 개의 시간, p171, 황현산 지음
그 잃어버린 기억들이 시간의 주름 속에 숨어 있다. 한 인간에게서 이 무의식의 기억은 그가 태어나기 이전의 기억으로까지 연결된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두 개의 시간, p172, 황현산 지음
모든 인간은 자기 안에 타자를 품고 산다. 이 자기 안의 타자는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우리의 의지를 훼방하지만, 때로는 의식과 의지가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어내기도 한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두 개의 시간, p173, 황현산 지음
그것이 충격적이다. 거기에는 견해의 차이가 아니라 상상력의 차이가 있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간접화의 세계, p177, 황현산 지음
우리는 저 간접화된 세계의 사람들에게 모든 불편과 위험과 치욕을 맡기고 때로는 죽음까지도 맡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간접화의 세계, p178, 황현산 지음
이때 현실은 파괴되거나 사라지지 않더라도 감추어져 있던 그 비밀스러운 구석 들이 햇빛 속에 얼굴을 들어 다른 현실의 발명에 참가한다. 현실은 쉬지 않고 움직이며 확대된다. 그 점에서 사실주의자와 초현실주의자의 믿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작은, 더 작은 현실-권여선의 <봄밤>을 읽으며, 황현산 지음
낯익은 것은 낯선 것이 된다. 다시 말해서 지겹도록 무거웠던 것이 한순간 가벼워진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작은, 더 작은 현실-권여선의 <봄밤>을 읽으며, 황현산 지음
그렇다고 현실의 체적이 줄어들거나 희박해지기야 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마음을 현실보다 더 높게 떠 올려 현실이 움직일 수 없는 것이라는 무서운 믿음에서 해방되는 일이리라.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작은, 더 작은 현실-권여선의 <봄밤>을 읽으며, 황현산 지음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어떻게도 되지 않았다. 다만 김수영의 <봄밤>이 쓰인 이후 이시가 가장 고양된 마음으로 읽혔던한 순간이 남고, 그 고양된 한 순간이 남는다. 이 고양됨을 두고 거짓된 반응이라고 말하지 말라. 거짓된 반응도 참된 반응도 끝내 가라앉는 것은, 그래서 또 다시 추켜 올려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작은, 더 작은 현실-권여선의 <봄밤>을 읽으며, 황현산 지음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자는 것은 그 애태움을 그치자는 뜻이 아니다. 저 애타는 마음을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간직해서 무거운 몸을 조금 더 있게 하자는 것이다. 무거운 몸에서 그 무거움을 가능한 한 많이 지우자는 것이다. 현실을 조금 덜 현실이게 하자는 것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작은, 더 작은 현실-권여선의 <봄밤>을 읽으며, 황현산 지음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미래 세계를 환상으로라도 본다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그 세상을 마음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미래의 기억, 황현산 지음
한 사람의 진보주의자가 미래의 삶을 선취하여 이 세상에서 벌써 행복하게 살지 않는다면 그는 그 미래의 삶에 대한 확신과 미래 세계의 건설 동력을 어디서 얻을 것인가. 그의 존재는 이 불행한 세상에 점처럼 찍혀 있는 행복의 해방구와 같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미래의 기억, 황현산 지음
이들 작은 낙원은 저 행복한 세계가 이 불행한 세계에 설치한 연락처 이며, 이 결여된 세계에서 저 완전한 세계의 확실한 얼굴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예행연습이다. 그것은 어떤 관념 속으로의 망명이 아니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미래의 기억, 황현산 지음
그것은 어떤 관념 속으로의 망명이 아니다.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것보다 더 꾸준한 실천은 없기 때문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미래의 기억, 황현산 지음
희망으로 미래 기억을 만드는 시의 깊은 감각은 멀리서 오고 있는 아름다운 삶을 지금 인간의 육체 속에 구현한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미래의 기억, 황현산 지음
기억은 아직 없었던 시간의 기억, 곧 까마득한 태고의 기억이 되고 미래의 기억이 된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미래의 기억, 황현산 지음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X연뮤클럽] 28. 뮤지컬 안내서 읽고 공부해요 ①<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