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

D-29
책하고는 좀 다른 결의 얘기이긴 하지만 이 문장을 읽을 때 그런 것들이 머리에서 떠올랐어요. 개인간의 불화나 다툼도 그렇고, 사회/정치/도덕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는 뉴스거리들에서도 그렇고 합의금, 벌금, 배상금 등 금액적인 결과로만 뉴스가 끝나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숨쉬는 것조차 돈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의 가치와 사회의 가치가 정렬되지 않을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 또는 부적응이 커진다고 생각해요. 법과 도덕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법이 도덕과 정의를 공정하게 반영한다고 사람들이 느껴야 법치주의가 존중받듯,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려면 자본이 정의를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라는 주장들도 있지만, 돈은 필연적으로 수치화 되기 마련이고 수치화는 저자가 경고하듯 어느 순간부터 개인을 숫자에 가려버리게 만들죠. 사업을 사업으로 또는 자본은 자본의 논리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은 겉으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인간성이 결여된 위험한 말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뉴턴은 왜 폭력과 잔인함 그리고 테러가 노예무역에 내재할 수밖에 없는지에 관한 이론을 밝혔다. […] 그는 “영혼의 야만스러움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며 아프리카의 노예선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선장에게서 시작해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몇몇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아래로 내려가며 점점 퍼져갔다. 마치 악취 나는 공기처럼 야만스러움은 마치 무역의 정신이라도 되는 양 널리 전염되고 있었고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라고 기록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잔인함을 습득하는 것은 무역 자체를 배우는 것의 본질과도 같았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선장처럼 “일부 개인이 보이는 잔인한 행실”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체제의 일반적인 잔인함”이 바로 쟁점이었다. 이것이 리차드 잭슨이 만든 브라운로우호의 지옥이 갖는 궁극적인 의미였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8장에서는 1755년 리버풀의 전투가 인상 깊었습니다. 사기적인 임금 삭감에 저항하여 파업을 조직했고, 봉기를 일으켰으며, 탐욕스런 노예 상인들에 맞서서 싸웠지만, 선원들에게는 애초에 모순된 입장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었지요. 봉기의 결과 또한 당연한 패배로 끝나버렸고요. (선원들이 노예상인의 집을 털어 온갖 사치품들을 밖으로 내던질 때 마음속으로 그들을 응원하게 되더군요.)
그들은 “깃털 침대와 베개와 같은 것들을 밖으로 던져버린 후 속을 찢어서 깃털을 사방에 흩뿌렸다.” 그들은 신사로 여겨지던 래드클리프가 하인들의 침구에는 사실 깃털이 아니라 밀의 왕겨를 채워 넣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리버풀 하층민에 대한 모욕으로 오랫동안 기억되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선원들은 중간자적 태도를 유지하고 위험한 업무로 착취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노력으로 1775년 리버풀에서 임금 삭감에 저항했지만, 노예무역 자체에 대항해서 파업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더 나은 임금 조건을 위한 파업을 했다. 이러한 행위들은 그들의 급진적이고 연대적인 관행의 한계였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파업strike이라는 단어는 역사적으로 선원들이 함선의 돛을 “접어서”struck 내리는 투쟁적 행위에서 파생되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선원들은 이러한 변변치 않은 “백인 특권”이 항해가 끝날 무렵이나 중간항로 항해 도중이라도 반전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들의 노동력은 소모품과 같았고 노동력이 넘치게 되면 선원은 학대당하고 버려져서 혼자 아픈 몸을 돌봐야 했다. 선원들은 복수심과 함께 자신의 계급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음 두 번째 모임은 공지 예정대로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을 읽으려고 해요. 240p 정도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어둠의 심연(을유민화사), 암흑의 핵심(민음사) 등의 이름으로도 출간되어서 각자 접근할 수 있는 판본으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이 책은 1800년대 후반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점점 깊숙이 뻗쳐가며 경제적 수탈과 식민지화가 진행되는 배경을 비판하기 위해 쓰여진 소설입니다. 이번 <노예선>에서도 간간이 묘사되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선원들을 비롯해 많은 유럽인들에게는 미지에 둘러싸인 공포의 대륙이었다고 해요. 원인 모를 질병, 야생의 독충과 맹수들이 가득한 아프리카에 대한 공포심이 제목에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이 느낀 공포만큼이나 아프리카인들도 유럽의 침략자들에게 공포를 느꼈을 겁니다. 그믐 모임은 조만간 올릴 예정입니다. 한 달 동안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어둠의 심장폴란드 태생이지만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조지프 콘래드의 대표작. 시인이자 현재 가장 주목받는 영문학 번역가인 황유원이 ‘어둠의 심장’이란 좀 더 자연스러운 제목을 붙였고, 또한 오늘날의 독자들이 깊고 짙은 콘래드 문체의 숲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도록 새롭게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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