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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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노예들과 비교한다면 '선원의 삶이 낫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과연 그 둘이 근본적으로 다른 게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더군요. 자유로운 삶과 선택이 있었냐 하면 반강제적으로 먹고 살기 위해 노예선에 오르거나, 선장의 사기에 넘어가 강제로 끌려오기도 하죠.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이 있었냐 하면 꼭 그렇게 보이지도 않고요. 고된 노동 시간의 일과를 지켜야 하고, 근무조건은 열악하고, 똑같이 매질을 당하기도 하며, 쓸모없어지면 버림받는 처지였습니다. 전 책을 읽기 전까지는 선원들의 삶이 선장만큼 호화를 누리지는 못하더라도 어느정도 괜찮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막연히 추측했어요. 그러나 막상 책을 읽으니 어떨 때는 노예보다도 질 낮은 음식을 먹고 제대로 의료지원도 못 받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왜 읽는 내내 저에게 노예보다 선원들의 삶과 기록이 더 눈에 밟히는지 저 스스로도 궁금했습니다. 아마도 노예들의 삶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를 완전히 넘어서는 극단적 상황이라 제 마음이나 머리에 와닿지 않는 거 같아요. 마치 비현실적인 광경이나 얘기를 보고 들으면 쉽사리 머리에 그려지지 않고 믿지 못하겠는 것처럼요. 제 머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고통의 한계는 딱 선원들의 삶 정도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바로 이런 점이 2번 물음처럼 왜 노예제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폭력적으로 변하는지에 대한 또다른 이유 같기도 하네요. 상식을 넘어서는 고통을 받는 약자를 보며 오히려 같은 인간으로서 공감하지 못하고, 차라리 다른 대상으로 인식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것이겠죠. 그것이 더 발전하면 약자혐오의 감정이 될테고요. 4) 이전에 디스토피아 소설 '시녀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요. 거기에서 주인공을 비롯한 인간들을 체제가 재사회화 시킬 때 쓰는 방법들이 노예에 대한 취급과 똑 닮았습니다. 일부러 화장실을 쉽게 쓸 수 없게 만들고, 제대로 씻을 수도 없으며, 어딘가 좁은 공간에 나눠주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마저 잃게 만듭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금지해서 생각의 교류로 숨통을 트지 못하게 차단하고요. 그 결과, 강인하고 자부심과 자존심이 가득했던 주인공은 아무런 생각도 하기 힘들고, 묵묵히 복종하는 수감자가 됩니다. 노예선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인간 억압과 고립의 모든 기술의 근원지로, 조악할지언정 이미 대부분의 기교가 완성된 고문기술의 원조처럼 보였어요. 노예였던 아프리카인들은 처음부터 더럽고 꾀죄죄한 인간이 아니었으며, 자신을 둘러싼 가족과 이웃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노예선은 인간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모든 연관성을 다 잘라버리고 화물처럼 사람을 밀어넣어버립니다. 자신의 존재의의와 가치를 모두 부정하는 환경 속에 꾸준히 노출되면 누구라도 아마 좌절하고 의기소침해지기 쉽겠죠. 다 자란 코끼리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발에 사슬을 묶어두면 된다죠. 선장과 선원들이 만들어낸 노예선이라는 정체성 제거의 공간이 아프리카인들의 저항 의지를 완전히 묶어버렸기에 결국 나중에 가서는 기회가 와도 외면한게 아닐까 싶네요.
1) 7~10장 및 후기까지의 내용 중 가장 충격이었던 사례는 무엇이었나요? 9장에 음식을 거부하는 노예들을 향한 테러에 관해 다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1765년 블랙 조크호에 승선한 선원 아이작 파커에 의하면 '한 어린이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음식을 거부했다. 엄마와 함께 배를 타고 있던 아이는 엄마의 젖뿐만 아니라 쌀요리도 먹지 않았다. 선장은 채찍으로 아이를 매질했고, 아이를 갑판 바닥에 던져버렸다. 아이가 숨을 거두자, 선장은 아이의 엄마에게 죽은 아이의 몸을 직접 바다로 던지라고 했다. 그녀가 거부하자 그녀를 때렸고 결국 선장의 말을 따라 아이를 바다에 버렸다. 그녀는 매우 슬프게 몇 시간을 울었다'. 라고 증언했다.(342) 그 아이는 그때 갓 9개월었다고 합니다. 2) 7장에서는 선장들이 어떻게 배를 통제(지배)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행동과 성격은 납득하기 어려울만큼 잔인하고 폭력적인 모습들이 자주 나오죠. 노예선 경험을 해보고 단 한 번만에 그만두는 선장이 나올 정도로 노예매매의 경험은 그 자체로 가혹합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노예선 선장들은 자신들의 출세나 부를 위해 계속 바다로 향합니다. 잔인함과 폭력성을 타고난 사람만이 끝까지 선장으로 남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후천적인 경험과 환경이 그들을 잔인한 인간으로 바꿨다고 보시나요? 책을 읽다보면 항해기간에 있었던 선상 반란 또는 폭동에 대한 내용들이 자주 나오더라구요. 물론 대부분 진압되어 실패로 끝나지만. 갑의 위치이기는 하지만 선장과 선원들이 반란에 대해 느끼는 불안과 공포도 적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왜 대부분의 독재자들이 공포 정치를 통해 국민을 잔인하게 통제하고 집단 학살을 저지르는 사례들이 역사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잖아요. 단순히 그런 면에서 보자면 선장들의 폭력성은 후천적인 경험과 불안한 환경에서 얻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잔인함과 폭력성으로 표출되었을 것 같습니다. 3) 8장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선원들이 상인/선장의 자본력과 노예들의 노동력 사이에 껴있는 중간자였다고 설명합니다. 선원들은 반강제적으로 노예선에 오르고도 때론 부채에 허덕이며, 중간에 사망하기도 하고, 목적지에 성공적으로 도착하더라도 버려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일반 선원들의 삶과 뒤에서 묘사되는 노예들의 삶 중 어느 쪽이 더 비참해 보였나요? 8장을 읽다보면 18세기에 서아프리카로 향했던 선원들의 비참한 실태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대부분의 선원의 절반이 질병으로 일 년 안에 사망했다는 표현도 나옵니다. '더 많은 노예가 배에 올라탈수록 선원은 아프고 약해지고 죽어 나갔고, 배를 항해하고 노예의 폭동으로부터 지킬 선원의 수는 점점 줄었다. 그러다 보니 작업 피로와 부족한 음식, 징벌로 노예선 선원들은 노예들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높았다. 특히 선장이나 항해사의 괴롭힘으로 자살하는 선원들도 있었다. 항해 기간 죽으면 시체를 해먹이나 낡은 옷으로 감싸고 포탄을 달아서 바다에 던져서 심해의 상어밥이 되도록 했다. 저자는 '수치스러운 인생의 종말이었다'고 표현합니다(300) .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선원의 삶도 비참함도 노예 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노예들도 질병과 죽음의 공포 한가운데 있었고 더욱이 아메리카에서 팔려가서 노예주들에게 당한 노동 착취와 테러를 생각하면 노예들이 훨씬 비참했을 것 같습니다. 4) 책을 읽다 보면 선장과 선원들이 질병과 건강악화로 오히려 노예들의 도움을 받아 항해를 마무리 하거나, 약탈 사략선에 맞섰다는 내용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노예들의 반란에서 일부 노예들은 폭동에 가담하지 않고 방관하는 일화도 있고요. 왜 일부 또는 다수의 노예들은 그들에게 기회가 왔음에도 저항하거나 동참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선상 반란이 결국 진압되잖아요. 또한 설사 배를 탈취하는데 성공하더라도 배를 운항할 방법도 없었구요. 더구나 어찌해서 노예선에서 탈출해서 고향으로 돌아가더라도 다시 노예수렵인들에게 체포되어 노예선에 인계되고요. 어쩌면 어쩔 수 없는 패배의 악순환에 길들여져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반란이나 도주를 막기 위해 더 폭력적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선장의 모습을 보면 결국 원인과 결과가 계속 물고 무는 악순환 구조 같네요. 자신에게 함부로 도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가혹한 대우와 처벌을 내리고, 그로 인해 선원들은 선장과 고급선원들에 대해 적개심을 품게 되고, 그걸 알고 있는 선장은 다시 강압적으로 대하고, 그러다 결국 결정적 순간이 오면 암살이나 반란이 일어나고. 옛날 시대라고는 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권위가 억압을 통해서만 얻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 같네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현대에도 폭언이나 괴롭힘, 강압적 문화로 지위를 유지하려는 사회구조가 아직 남아있는 걸 보면 개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역시 환경의 문제가 더 큰 것 같고요. 보통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조직이나 기업은 이미 구조적인 모순이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인들도 그런 기이한 방향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다른 대륙에서 평화롭게 살던 사람들을 대량으로 납치해야 하는 노예무역의 구조상, 시작부터 누군가를 탄압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선장도 선원들도 폭력의 되물림을 끊을 수 없을 테고요. 다만 그 과정에서 선장들 개개인의 양심이나 도덕성에 따라 얼마나 더 가혹한 환경이 되냐의 차이 같습니다. 이런 선원과 선장간의 갈등 구조에서 노예라는 제3자 집단의 역할은 두 계급의 불만을 대신 받는 욕받이로 보이더라고요. 선원들도 선장도 노예들이 올라타기 시작하면 긴장하고 연대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며, 왠지 모르게 상어를 공포의 수단으로 활용하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외부의 다른 존재를 끌어들여 기묘한 삼각관계를 유지하는 형국 같다고 할까요. 이런 역학구도를 선장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력을 가진 세 집단이 항해하는 동안 기묘하게 공존해야 하는 모습이 낯설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이 모든 과정에서 어떤 수고나 고통을 겪지도 않고 유일하게 이득을 볼 수 있는 건 상인이죠. 상인들이 만들어 낸 노예선이라는 기이한 체계 안에서 나머지 피지배자들끼리 다투어야 하는 모습 때문에 작가는 노예무역이 자본주의의 근원이라고 분석한 것 같습니다. 상인들 자신은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장사를 한다고 생각했거나, 또는 노예무역의 실태를 자신들은 몰랐다고 변명할 수 있지만 그들이 주판을 세가며 장부에 기입한 잉크와 숫자가 얼마나 큰 악을 만들어냈는지 생각해보면 '노예무역은 현대자본주의의 첨단을 항해하는 유령선'이라는 말이 크게 와 닿네요.
배가 항구에 가까워지면 노예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외모를 단장할 때 질산은을 바른다는게 무슨 뜻인지 몰라 찾아봤습니다. 질산은을 바르면 은으로 환원되면서 겉 피부에 흡착되어 사진처럼 검은색이 된다고 하네요.
아, 이런 정보 도움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책을 재대출해 왔어요! 전 이제 7장 들어갑니다. ‘선장이 만든 지옥’, 제목부터 심란하네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냉혹한 이론적인 통계로 답할 수는 있겠지만 어떻게 소수의 사람이 테러를 만들어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러한 테러를 겪었으며 어떻게 거기에 저항했는지는 절대로 답하지 못한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417,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정의가 돈의 셈법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돈의 셈법을 따르는 것은 바로 노예무역을 처음 만들어낸 게임의 규칙[자본주의]을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417,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이 문장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우리도 돈의 셈법을 따르는 자본세상에서 살고 있는 건 마찬가지이니…
책하고는 좀 다른 결의 얘기이긴 하지만 이 문장을 읽을 때 그런 것들이 머리에서 떠올랐어요. 개인간의 불화나 다툼도 그렇고, 사회/정치/도덕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는 뉴스거리들에서도 그렇고 합의금, 벌금, 배상금 등 금액적인 결과로만 뉴스가 끝나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숨쉬는 것조차 돈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의 가치와 사회의 가치가 정렬되지 않을수록 사회에 대한 불만 또는 부적응이 커진다고 생각해요. 법과 도덕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법이 도덕과 정의를 공정하게 반영한다고 사람들이 느껴야 법치주의가 존중받듯, 성숙한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려면 자본이 정의를 반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라는 주장들도 있지만, 돈은 필연적으로 수치화 되기 마련이고 수치화는 저자가 경고하듯 어느 순간부터 개인을 숫자에 가려버리게 만들죠. 사업을 사업으로 또는 자본은 자본의 논리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은 겉으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인간성이 결여된 위험한 말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뉴턴은 왜 폭력과 잔인함 그리고 테러가 노예무역에 내재할 수밖에 없는지에 관한 이론을 밝혔다. […] 그는 “영혼의 야만스러움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며 아프리카의 노예선에서 권력을 행사하는 선장에게서 시작해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몇몇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아래로 내려가며 점점 퍼져갔다. 마치 악취 나는 공기처럼 야만스러움은 마치 무역의 정신이라도 되는 양 널리 전염되고 있었고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라고 기록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잔인함을 습득하는 것은 무역 자체를 배우는 것의 본질과도 같았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선장처럼 “일부 개인이 보이는 잔인한 행실”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체제의 일반적인 잔인함”이 바로 쟁점이었다. 이것이 리차드 잭슨이 만든 브라운로우호의 지옥이 갖는 궁극적인 의미였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8장에서는 1755년 리버풀의 전투가 인상 깊었습니다. 사기적인 임금 삭감에 저항하여 파업을 조직했고, 봉기를 일으켰으며, 탐욕스런 노예 상인들에 맞서서 싸웠지만, 선원들에게는 애초에 모순된 입장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었지요. 봉기의 결과 또한 당연한 패배로 끝나버렸고요. (선원들이 노예상인의 집을 털어 온갖 사치품들을 밖으로 내던질 때 마음속으로 그들을 응원하게 되더군요.)
그들은 “깃털 침대와 베개와 같은 것들을 밖으로 던져버린 후 속을 찢어서 깃털을 사방에 흩뿌렸다.” 그들은 신사로 여겨지던 래드클리프가 하인들의 침구에는 사실 깃털이 아니라 밀의 왕겨를 채워 넣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리버풀 하층민에 대한 모욕으로 오랫동안 기억되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선원들은 중간자적 태도를 유지하고 위험한 업무로 착취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노력으로 1775년 리버풀에서 임금 삭감에 저항했지만, 노예무역 자체에 대항해서 파업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더 나은 임금 조건을 위한 파업을 했다. 이러한 행위들은 그들의 급진적이고 연대적인 관행의 한계였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파업strike이라는 단어는 역사적으로 선원들이 함선의 돛을 “접어서”struck 내리는 투쟁적 행위에서 파생되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선원들은 이러한 변변치 않은 “백인 특권”이 항해가 끝날 무렵이나 중간항로 항해 도중이라도 반전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들의 노동력은 소모품과 같았고 노동력이 넘치게 되면 선원은 학대당하고 버려져서 혼자 아픈 몸을 돌봐야 했다. 선원들은 복수심과 함께 자신의 계급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음 두 번째 모임은 공지 예정대로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을 읽으려고 해요. 240p 정도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어둠의 심연(을유민화사), 암흑의 핵심(민음사) 등의 이름으로도 출간되어서 각자 접근할 수 있는 판본으로 준비하시면 됩니다. 이 책은 1800년대 후반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점점 깊숙이 뻗쳐가며 경제적 수탈과 식민지화가 진행되는 배경을 비판하기 위해 쓰여진 소설입니다. 이번 <노예선>에서도 간간이 묘사되지만, 아프리카 대륙은 선원들을 비롯해 많은 유럽인들에게는 미지에 둘러싸인 공포의 대륙이었다고 해요. 원인 모를 질병, 야생의 독충과 맹수들이 가득한 아프리카에 대한 공포심이 제목에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이 느낀 공포만큼이나 아프리카인들도 유럽의 침략자들에게 공포를 느꼈을 겁니다. 그믐 모임은 조만간 올릴 예정입니다. 한 달 동안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어둠의 심장폴란드 태생이지만 영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조지프 콘래드의 대표작. 시인이자 현재 가장 주목받는 영문학 번역가인 황유원이 ‘어둠의 심장’이란 좀 더 자연스러운 제목을 붙였고, 또한 오늘날의 독자들이 깊고 짙은 콘래드 문체의 숲을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도록 새롭게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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