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감사합니다. 저도 모임지기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존 뉴턴 선장은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선장들의 태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예를 다르게 대우(취급)했던 태도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현역 은퇴 후 신실한 믿음으로 노예무역 폐지를 위해 간증했다는 사실도 매우 고무적인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정해진 기간에 할당된 분량을 읽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제가 책 내용을 오독했을 겁니다. 게다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지금과는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시대였다고는 하지만, 아프리카 노예와 배의 선원에 가해지는 무차별 테러와 고문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자각하지 못한 노예무역상과 선장과 위정자들이 더 미웠는지도 모르겠구요. 매번 실감하지만 세상의 진실에 대해 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직시 하게 됩니다.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
D-29
바리에가타

향팔
6장의 상인 조셉 마네스티는 2장 노예선 건조 꼭지의 주인공 조셉 마네스티와 동일인이네요. (진도가 느려 이제서야 6장을 시작했습니다)

은화
“ 노예선에서 에퀴아노와 다른 이들이 점점 서로가 이그보족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기 시작했다. 에퀴아노의 마을이나 내륙 전체에서 “이그보”라는 단어는 어떤 자기-자각이 있는 정체성을 뜻하는 단어는 아니었다. (중략) 그러나 노예선에서는 모두가 마을 외부인이었고 그러한 광범위한 유사성이 갑자기 지역의 차이보다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언어와 같은 문화적 동질성은 분명 공동체 형성과 협동에 필수적이었다. 다른 아프리카의 부족과 마찬가지로 이그보족은 여러 면에서 노예무역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노예선 안에서 민족 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42~143,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노예선에서 어쩌면 아프리카의 다양한 출신들이 '흑인'으로서의 민족성 또는 정체성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눈에 띄네요. 서로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다르고, 타의에 의한 것이지만 그들은 이제 모두 '노예'이고 인간자원이 됩니다. 자신들을 사들이는 백인과 대비되어 지배 당하는 입장이 된 흑인들에게는 더이상 기존의 자신들을 구분 짓던 경계를 따질 의미가 없어졌겠죠.

은화
“ 선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노예는 성공적으로 익사하여 죽음을 맞이했다. 세 번째 노예는 다시 잡혀 왔고 갑판 위로 끌려와 “노예 생활보다 죽음을 더 원한 죄”로 맹렬한 채찍질을 당했다. 에퀴아노는 이렇게 노예들 사이에 형성되었던 저항의 문화를 기록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46,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비록 에퀴아노가 “아프리카 무역상의 폭력”으로 고생하기는 했지만, 그는 해안으로 향하는 행로에서 그들의 대우가 잔인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독자들에게 “인간의 권리를 빼앗았던 그 검은 무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필요할 때에 포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는 한 번도 그들에게 사악한 대우를 받지 않았고 그들이 다른 노예를 그렇게 대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려고 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52,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에퀴아노는 이름을 부르는 것을 일종의 권력 행사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름을 잃는다는 것이 문화적인 수탈인 것처럼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는 것 역시 적대적인 지배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라우다 에퀴아노라는 이름은 노예선에서 빼앗겨버렸고 이 이름을 되찾는 데 35년이 걸렸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스노우급 함선을 탔을 때 나는 마이클이라고 불렸다”고 기록했다. 다음의 버지니아로 향하던 슬루프급 함선에서 그의 이름은 제이콥이었다. 마지막으로 부지런한 꿀벌호에 승선했을 때 그의 새로운 주인 파스칼 선장은 그에게 구스타부스 바사라는 네 번째 이름을 주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자고 나면 깨져버리는 불안정한 유대감 속에서도 그들은 “뱃동지”라고 부르는 새로운 혈족 관계를 형성했다. […] 수탈당한 아프리카인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스스럼없는 상호 조력의 공동체를 형성했고 가끔은 노예선의 하갑판에서 그들의 “나라”를 세우기도 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술잔치가 밤이 깊도록 계속되어 아침까지 이어지면 술집 주인은 선원들의 부풀려진 빚을 분필로 벽에다가 써뒀다. “분필 표시 네 번에 1실링”이라는 리버풀 속담도 있었다. 선원들이 취해갈수록 셈이 더해졌고 곧 진짜 빚과 가짜 빚이 더해져 배로 늘어났다. 계약서에 날인하기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이제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술집 주인은 거나하게 취한 채 빚을 지고 있는 선원들에게 거래를 제안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노예선에 승선하는데 동의하면 그들의 급여를 미리 받아와서 당장 빚을 해결하는 데 쓸 수 있었다. 만약 선원들이 거래를 거부하면 술집 주인은 치안관을 불러서 그들을 감옥에 집어넣었을 것이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64,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이 “거대한 기계”는 이제 황금 해안과 베냉만으로 향했다. 이 모든 것이 속임수와 학대로 이룩된 것이었음에도 함선은 새로운 돛과 새로 칠한 페인트의 색 을 뽐내며 물 위를 떠다녔고 깃발은 바닷바람에 휘날리며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내고 있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66~167,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다른 한편에서는 아프리카 해안에서의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원의 불행도 깊어졌다. 배에서 한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돌아온 스탠필드는 이등항해사가 “구급함을 등에 대고 머리를 아래로 떨구고 머리카락은 갑판에 널브러져 주변에 오물을 쏟은 채 누워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이제 막 숨을 거둔 상태였다. 오물로 가득한 갑판에서 더 큰 문제는 선원 몇몇이 “돌봐주는 사람도 없고 아무 해결책도 없이 병마와 싸우면서 홀로 최후의 순간에 접어들며” 거기에 뻗어 있다는 것이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74,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윌슨 선장은 중간항로 내내 아팠지만, 스탠필드가 보기에 오히려 그의 압제는 더해졌다. 나무로 만들어진 이 세상의 군주는 약해진 상태에서도 선원들에게 자신의 몸을 들어 옮기도록 했고 그 와중에 “직업용 칼”을 들고 다니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보면 어김없이 칼을 던져버렸다. 선원이 한 명씩 줄어들었다. 새로 임명된 이등 항해사도 갑판에서 선장에게 얻어맞고 머리에 칼에 베인 상처를 입고 얼마 안 가 죽음을 맞이했다. 요리사도 선장의 저녁 고기 요리를 조금 태웠다가 분노를 샀고 곧 “엄청나게 두들겨 맞았고 선장은 그에게 침까지 뱉었다.” 그는 네발로 기어 다니다가 하루 이틀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75,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죽은 선원은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고 매장해 주었지만 죽은 아프리카인은 단지 승선할 때 부여된 숫자로만 기록되었고 상어가 기다리는 배 밖으로 던져졌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202,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스탠필드에게 노예 항해의 인간극은 아프리카의 해안이나 노예선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거래소나 커피 하우스 같은 신사적인 상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노예선이 취항할 계획이 생기면 상인과 선장, 회계 그리고 알선꾼(악랄한 인력 동원 대행업자)이 “끊임없이” 리버풀의 거리를 배회했다. 선원 하나하나를 다그쳐서 그들의 휘하에 있는 술집에 가도록 하고 선원들에게 음악과 매춘, 술을 제공했다. […] 목표는 오직 선원들이 술과 빚에 절도록 하는 것이었고 두 경우 모두 결과적으로 노예선으로 불러들이는 수단이 되었다.
[…]
올가미와 덫에 걸린 많은 사람이 배로 홀려 왔다. 어떤 사람은 술에 취해 빚을 떠안고 강제로 육지의 지하 감옥에서 떠다니는 지하 감옥으로 옮겨졌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노예선은 선원과 노예 모두에게 “떠다니는 지하 감옥”으로 나타났다. 노예선에 타고 있는 사람 대부분은 어떤 면에서 포로나 마찬가지였고 관행적 테러 체제와 죽음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대서양을 아우르는 사슬은 모두를 휘감았고 리버풀의 감옥에서 치안관과 함께 노예선으로 걸어오던 길은 아프리카 내륙에서 약탈자들과 함께 이동하는 노예무리의 길과 다르지 않았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강제로 육지의 지하 감옥에서 떠다니는 지하 감옥으로 옮겨진 많은 선원의 경우 자원해서 승선한 다른 선원에 비해 노예무역의 공포에 대한 책임이 덜하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그들도 교도관으로서, 잔인한 “고통의 도구”를 사용하는 자로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백인”으로서 분명한 공범이 될 수밖에 없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실제로 상인은 자신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예가 “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계산했기 때문에 죽음도 계획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 지난 항해보다 더 좋은 항해를 했지만 이번에도 뉴턴은 선주의 희망에 부응하지는 못했다. (중략) 선원에 대한 결과는 더 좋았고 그들 (스물일곱 명) 중 한 명만을 잃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행은 마네스티 씨에게 이익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탈주한 네 명의 선원과 초반에 배에서 내린 한 명의 선원의 경우 리버풀에서 그들의 급여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익이 될 수 있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211,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은화
노예선 선장들은 네 번 정도 항해를 하고 나면 살아서 건강하게 이 사업에서 빠져나가며 한 몫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던 것이 통념이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222,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