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잔치가 밤이 깊도록 계속되어 아침까지 이어지면 술집 주인은 선원들의 부풀려진 빚을 분필로 벽에다가 써뒀다. “분필 표시 네 번에 1실링”이라는 리버풀 속담도 있었다. 선원들이 취해갈수록 셈이 더해졌고 곧 진짜 빚과 가짜 빚이 더해져 배로 늘어났다. 계약서에 날인하기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이제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술집 주인은 거나하게 취한 채 빚을 지고 있는 선원들에게 거래를 제안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노예선에 승선하는데 동의하면 그들의 급여를 미리 받아와서 당장 빚을 해결하는 데 쓸 수 있었다. 만약 선원들이 거래를 거부하면 술집 주인은 치안관을 불러서 그들을 감옥에 집어넣었을 것이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64,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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