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화님의 대화: 오늘부터는 일정대로 4장~6장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저는 책에서 묘사되는 선상 생활과 노예선의 일상이 흥미로워 쭉 읽었습니다. 아래의 얘기들을 같이 해봐요.
1) 4장, 5장, 6장은 올라우다 에퀴아노, 제임스 필드 스탠필드, 존 뉴턴이라는 세 인물들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인물이 흥미로웠나요?
2) 세 인물들이 설명한 노예선에서의 생활과 일상에 대한 묘사 중 기억에 남거나 충격이었던 부분이 있나요?
3) 스탠필드의 기록을 보면서 여러분은 선원들도 노예제도에 있어 가해자의 편에 더 가깝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하시나요?
1) 4장, 5장, 6장은 올라우다 에퀴아노, 제임스 필드 스탠필드, 존 뉴턴이라는 세 인물들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인물이 흥미로웠나요?
모두의 서사가 흥미로웠지만 순전히 개인적 이유로 '존 뉴턴'의 일생에 좀더 관심이 갔습니다.
첫째, 아주 오래전(?) 클래식 기타 코드를 익히는 연습곡으로 사용했던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작곡가가 노예무역 선장이었다는 사실과 그 노래가 느슨하게 나마 노예무역의 아픔과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 어떤 청춘은 그것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불렀다는 부끄러운 사실.
둘째, 한때 노예(?)와 같은 취급을 당한 경험을 가지고, 이후 선원으로서, 항해사로서, 선장으로서 노예 무역 경험을 했다는 사실
셋째, 세 번의 노예 무역 항해기간 다수의 노예와 선원들이 사망했음에도 노예선 선장 퇴임 이후 복음주의 성향 영국 교회의 활동적인 현세 목사가 되어서는 "주님의 은총"으로 선원과 노예 모두 하나도 잃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다녔다는 사실(215)
넷째, 갑자기 찾아온 중풍 발작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다른 노예선 선장들과는 달리 인생 후반기에 과거의 죄를 참회하고 노예무역 폐지에 참여했다는 사실 등이 흥미로웠습니다.
2) 세 인물들이 설명한 노예선에서의 생활과 일상에 대한 묘사 중 기억에 남거나 충격이었던 부분이 있나요?
제임스 필드 스탠필드가 선장의 선상 폭력에 죽어간 병든 선원에 대한 서술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윌슨 선장은 중간항로 내내 아팠지만, 그의 압제는 더해졌다. 선장은 선원들에게 자신의 몸을 들어 옮기도록 했고 그 와중에 "작업용 칼"을 들고 다니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을 보면 어김없이 칼을 던져버렸다. 선원이 한 명씩 줄어들었다. 이등 항해사도 갑판에서 선장에게 얻어맞고 머리에 칼을 베인 상처를 입고 얼마 안 가 죽음을 맞이했다. 요리사도 선장의 저녁 고기 요리를 조금 태웠다가 분노를 샀고, 엄청나게 두들겨 맞았고, 선장은 그에게 침까지 뱉었다. 요리사는 네발로 기어 다니다가 곧 세상을 떠났다.(175)
병든 선원이 그의 해먹에서 기어 나와서 격자 위에 쓰러졌다. 다음 날 아침 그 남자는 아직 살아 있었지만, 온몸이 피투성이였다. 돼지들이 그의 발가락을 잡아 뜯어 뼈가 보였고 그의 몸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따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176)
선장은 도륙의 현장을 보는 것에 특별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선원은 몸이 약해지자 아무나 자신의 침대 기둥에 묶어두고 매질을 하라고 명령했다. 그런 뒤 그는 희생양의 얼굴을 마주 보며 "그들의 살점이 터져나가는 동안 지르는 괴로운 비명을 즐겼다. 이러한 일은 자주 있었고 선장이 가장 좋아하는 징벌의 방식이었다"(176)
3) 스탠필드의 기록을 보면서 여러분은 선원들도 노예제도에 있어 가해자의 편에 더 가깝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스탠필드의 관점에서 선원과 노예 모두 선장이 가한 테러의 피해자였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노예의 처지가 오히려 선원보다 나은 점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면에서 스탠필드의 기록만 보자면 계급조직에서 당연히 노예선 선원들도 엄청난 피해자임이 분명합니다다. 반면 선원들도 자신이 받은 폭력과 고통 이상을 노예선 노예들에게 가했을 것이기에 가해자 편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