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1.노예선, 마커스 레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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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책을 읽을 때 노예상인들이 흑인을 차라리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하는 것도 아닌, 단순한 상품이나 물건으로서 지칭하는 흑단나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어요. 또 평소의 항해 중에는 엄격한 통제 하에 노예들을 감시하지만, 항구에 다다를 때부터는 야채와 과일과 고기도 먹이고 씻기고 치료에 지극정성이었다는 기록들도 인상 깊었어요. 노예상과 지주/농장주들에게는 당연히 노예가 상품이기에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애썼다는 게 납득이 가면서도 쉽게 머릿속으로는 상상이 가지 않는 풍경이랄까요. 그 외에도 서구 노예상들이 자신들의 노예무역에 어떤 부끄러움이 없으며 오히려 중동이나 다른 아프리카의 '비문명 세계'에서 '서구 세계'로 데려와 구원해준다는 가치관을 갖고 살았다는 점도 기억에서 안잊혀지더라고요.
함께읽기 일정을 나누어 놓긴 했지만 각자 편한 속도대로 책을 읽고 얘기하셔도 됩니다. 다만 이후에 있을 다음 모임 중 소설을 읽을 때는 중간 중간 그믐에 들어오는 분들을 고려하여 마지막 장이나 에필로그는 가급적 일정에 맞춰주세요~ 모임 시작 전에 지금 읽고 있는 중이거나 최근에 읽은 책, 또는 참여한 다른 모임을 얘기해보려고 해요. 꼭 이번 모임 주제와 관련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책 뿐만이 아니라 공연, 영화, 뮤지컬, 전시회 등 다른 문화여가 활동을 공유하셔도 되세요. 저는 현재는 <세계문학 단편선 - 레이 브래드버리>를 읽고 있어요. 작가의 책을 다 읽어본 건 아니지만 레이 브래드버리의 책은 읽을 때마다 글에서 색감이 짙게 스며 나오는 느낌이더라고요. 늘어지거나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풍경과 상황을 풍부하게 담는 문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 중 31편을 모았는데 나중에 다른 모임에서 단편집을 주제로 열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 로버트 하인라인, 스타니스와프 렘과 함께 변방의 문학으로 인식되었던 SF 문학의 위상을 주류 문학의 반열에 올린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선이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열여덟 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다들 책 준비는 잘 하고 계신가요? 동네 도서관에는 책이 없어서 근처 도서관에 상호대차 신청을 한 게 오늘 도착했네요. 모임은 예정대로 4/28일(월)에 시작하는 일정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책 목차에 따라 일정을 나누긴 했지만 임의로 나눈 일정이므로 각자 편한 시간과 속도에 따라 읽어가며 인상 깊은 부분이나 문장을 수집하고, 생각을 자유롭게 올려주시면 됩니다.
저도 오늘 상호대차로 빌려왔습니다. 다음주부터 읽어볼게요!
흑인들의 반란은 단순한 폭동에서 시작되어 하나의 국가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 투생 루베르튀르가 산토도밍고에 수립한 이 정부는 1796년에서 1802년까지 존속했다.
흑인노예와 노예상인 : 인류 최초의 인종차별 장 메이메 지음, 지현 옮김
1804년 1월 1일, 투생 루베르튀르의 뒤를 이은 데살리네스가 아이티의 독립을 선언했다.
흑인노예와 노예상인 : 인류 최초의 인종차별 장 메이메 지음, 지현 옮김
1794년 2월 4일, 혁명 프랑스는 국민의회의 법령에 의거하여 노예제도를 폐지했다. 이는 노예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한 첫 사례였다. 1802년, 나폴레옹은 노예제도를 부활시켰고, 노예제도의 복구를 위해 원정군을 파견했지만, 전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
흑인노예와 노예상인 : 인류 최초의 인종차별 장 메이메 지음, 지현 옮김
나폴레옹의 만행에 맞서 싸워 이기고 독립을 쟁취, 최초의 흑인 공화국을 세운 아이티… 세계사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노예 반란이라고 하죠. 그러나 프랑스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외려 배상해줘야 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현재는 극도의 혼란을 겪는 최빈국 상태로 남아 있지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나라입니다. 나중에 아이티를 비롯해 제국주의 식민 상태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어요. 우리 역사와도 무관하지 않으니까요.
마침 찾아보니 <아이티 혁명사>라는 제목으로 삼천리 출판에서 나온 책이 있네요. 우리는 프랑스 혁명을 역사에서 중요한 인류사의 분기점으로 배우지만 정작 그 프랑스 혁명 이후의 프랑스가 아이티를 대한 모습은 아이러니네요. (물론 나폴레옹 지배이긴 했지만요.) 저도 몰랐던 소재와 책이었는데 나중의 모임 회차 때 독서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재밌겠어요!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C. L. R 제임스의 <블랙 자코뱅>이 나온 뒤 오랜만에 나온 아이티혁명사 개설서이다. 큰 틀에서 제임스의 견해를 따르고 있지만, 혁명가 투생 루베르튀르의 전기 형식으로 서술된 <블랙 자코뱅>의 한계를 넘어 아이티 사회와 카리브 해 노예들의 삶을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와, 좋은 책 같아요, 감사합니다. 다음에 같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노예매매 금지가 노예제도 자체의 폐지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그 둘 사이의 차이는 명백했다. 그 일례로 영국은 노예매매를 금지한 해로부터 25년 뒤인 1833년에 이르러서야 노예제도를 폐지했다. 프랑스 역시 1827년에 노예매매를 금지했고 1848년에야 그 제도를 폐지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1812년의 노예매매 금지에서 1865년의 노예제도의 폐지까지 57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 1850년에 매매를 금지하고 1888년에 이르러서야 가까스로 노예제도를 폐지했던 브라질처럼 다른 국가들은 훨씬 뒤에야 노예제도의 종말을 볼 수 있었다.
흑인노예와 노예상인 : 인류 최초의 인종차별 장 메이메 지음, 지현 옮김
노예매매 금지법에 모든 이들이 찬동했던 것은 아니었다. 노예매매로 재산을 모은 많은 사람들은 이에 불만을 지니고 있었다. 노예매매의 법적인 금지는 노예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했고, 그 결과 암거래가 성행하게 되었다.
흑인노예와 노예상인 : 인류 최초의 인종차별 장 메이메 지음, 지현 옮김
노예무역 또는 매매의 금지와 기존에 유지되어 온 체제의 금지를 별개의 사안으로 보아 금지된 시기가 달랐다는 점이 저도 읽을 때 눈에 들어왔어요. 법리적/정치적으로는 그 둘의 개념을 구분해서 볼 지 몰라도, 그 체제와 산업 안에서 수탈 받아야 했을 개개인들의 삶은 얼마나 더 고통이 지속되었을까요. 오히려 매매의 금지로 인해 노예상인들이 자신들의 배를 개조하고, 그림자 속에 숨어 밀매를 하고, 더 높은 가격에 노예를 사고 팔면서 탐욕의 뿌리가 깊어지는 모습은 아이러니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노예매매 금지 = 노예제도 폐지라고 생각했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아 역시 간단한 건 없구나 싶었습니다. @은화 님 말씀대로 법으로 금지되었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도 아니었고요. 흑인 노예가 사라진 후에도 아시아의 노동자들이 “자유 계약 노동자”라는 이름 하에 노예나 마찬가지 대우를 받으면서 그 자리를 메꾼 것, 흑인들은 흑인들대로 자유를 찾은 후에도 인종차별과 빈곤이라는 벽과 계속 싸워야 한 것도 그렇고요.
언스워스는 처음부터 노예무역에 관한 연구를 괴롭혔던 “추상성의 폭력”에 대해 설명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실은 도덕적이고 정치적인 이유에서 구체적으로 이해되어야 하지만 장부, 연감, 대조표, 그래프, 표 같은 상인의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추상적이고 비인간적이게 되고 만다는 것이다. 노예선이라는 특수한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한 인간이나 몇몇 사람들이 돈이나 자본을 위해 다른 집단에 기꺼이 가하는 행위의 가혹한 진실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행동으로 말미암은 결과와 현실을 자신과 자손에게 감추기 위해 이 잔인한 모습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숫자는 만연했던 고문과 테러를 가려버리지만,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메리카 사회는 여전히 인종과 계급 그리고 노예제도의 과거 유산에 귀착된 채로 살아가고 있다. 노예선은 현대적 의식의 첨단을 항해하는 유령선이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30,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이렇게 윌리엄 스넬그레이브는 아프리카인은 "잔인하고 야만적인 식인종"이며 자신은 윤리적이고 문명화된 구원자이고 좋은 성품의 가톨릭 신자로서 야만인들조차 이를 알아보고 환호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스스로 파괴했던 가족의 구세주가 된다고 여겼다. 그는 이미 수백 명의 노예를 끝없는 노역과 갑작스러운 사망이 기다리는 농장으로 보냈기 때문에 이 두 모자의 인간적 결말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45,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노예선은 육지에 현대식 감옥이 설치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존재한 이동식 항해용 감옥이었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64,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평온했던 6일간의 행진 후에 노예들은 강의 끝에 도착했고 이제 전환의 시기를 마주하게 되었다. ― 육지에서 물로, 아프리카에서 유럽의 주인에게로, 하나의 통치 수단에서 또 다른 통제의 수단으로.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95~96,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주말에 먼저 책을 좀 폈는데 읽다 보니 집중이 되어 금새 3장까지 읽어버렸네요. 개인적으로는 서막에서 저자가 말한 '추상성의 폭력'이라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어떤 사회/역사 문제에 대해, 비극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그것들은 필연적으로 그 규모와 심각성을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각인시키고자 수치화 하기 마련이죠. 어느 년도에, 몇 년에 걸쳐, 몇 명의 사람이, 몇 %의 비중이 등등.. 하지만 때론 그 숫자들을 읽어 내려가면 도리어 구체화 된 숫자의 숲에서 길을 잃는 느낌이 가끔 들곤하죠. 도대체 얼마나 되는 규모인지 체감이 되지 않고, 사태의 심각성은 아라비아 숫자와 기호 그 이상의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우리에게 노예무역이 얼마나 광범위하거나, 얼마나 심각했는가를 수치화하여 보여주기 보다는 그 당시의 여러 사람들의 삶과 선택과 일지를 읽어줍니다. 숫자의 숲을 벗어나 개별적인 인간들이 겪고 느꼈던 고통, 모순, 탐욕을 들여다보면서 막연하게 비인간적으로만 느꼈던 노예제의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느낌이랄까요.
맞습니다. 저자 레디커 선생님이 이 책의 부제를 <인간의 역사>라고 지은 이유도, 우리의 탐구가 자칫 추상적이고 비인간적일 수 있는 숫자와 도구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인간의 진실에 다가서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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