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사람이 폭력적인 징계와 죽음의 위협을 받았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도중에 사망했다. 포로들은 아프리카에 남기 위해 아프리카인과 맞서 싸워야 했지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이 땅의 억눌리고 버림받은 자들이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30,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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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이
은화님의 대화: 저도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지명들이 많이 나오는데 지도가 많아서 읽기 쉬웠어요. 특히 아프리카 대륙은 세네감비아부터 시작해서 바람막이 해안, 황금해안, 베냉만, 서부해안으로 이어지는 노예 무역의 경로들을 보며 규모가 얼마나 광대했는지도 체감이 되고요. 점점 더 많은 노예를 공급받기 위해 아래로, 내륙으로 이어지는 무역 지점 외에도 네덜란드, 포르투갈, 영국이 아예 '공장' 용도의 요새를 지어 안정적으로 노예를 확보했다는 내용도 처음 알았어요.
오 아직 2장 읽는 중이라 대서양 지도 한 장만 봤는데, 뒤에는 아프리카 해안 지도도 상세하게 실려 있군요! 좋다
은화
은화님의 문장 수집: "모든 사람이 폭력적인 징계와 죽음의 위협을 받았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도중에 사망했다. 포로들은 아프리카에 남기 위해 아프리카인과 맞서 싸워야 했지만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이 땅의 억눌리고 버림받은 자들이었다."
노예를 사가는 것은 백인들이지만 그 백인들에게 팔아 넘기기 위해 자신들에게 노예형을 선고하고, 마을을 약탈하고, 납치하고, 속이고, 전쟁으로 포로를 만드는 것은 같은 아프리카 사람이었다는 아이러니와 슬픔이 여기에 다 담긴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에 살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아프리카인에게 잡히지 않아야 한다니.. 어디에도 자신들의 편은 없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향팔이
은화님의 대화: 100p~104p에 걸쳐 묘사된 '욥 벤 솔로몬'의 일화도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어요. 지역 내에서 어느 정도 기반이 있는 지배계층임에도 운이 없어 노예가 되었다가 간신히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걸 보고, 한편으로는 얼마나 아프리카 곳곳에서 노예로 사람을 잡아들이는 데 혈안이었던 걸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욥 벤 솔로몬 본인도 이교도 노예를 팔려고 나왔다가 노예로 잡혔다니.. 과연 그는 나중에 노예의 처지가 무엇인지 이해했을까 생각하며 책을 넘기는데 고향에 와서 오히려 왕립 아프리카 회사에 몸을 담았다거나, 바로 오자마자 노예를 샀다는 내용에 허무해지네요. 결국 사람은 서있는 위치가 다르면 입장도 다를 수밖에 없는 걸까요.
같은 흑인으로서 다른 흑인들을 노예로 파는 것에 어떤 감정도 없었을까 싶지만 이것도 어쩌면 외부인의 입장에서 아프리카의 다양한 국가, 공동체, 부족들을 '흑인'이라는 단어 하나로 일반화하는 오해이겠죠. 마치 백인이나 아시아인도 각자의 국가와 소속과 입장에 따라 같은 인종일지라도 동질감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는데 국가나 민족의 개념이 희박한 과거였다면 더더욱 그랬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 당시 노예무역에 참여한 흑인들도, 백인들의 눈에도 노예로 삼을 아프리카인은 '흑인'이라는 존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노예상품'이라는 가치만을 보았을 테니까요.
맞아요. 아프리카는 상상을 초월하게 큰 대륙이고, 종족 수도 사용하는 언어 가짓수도 어마어마하게 많잖아요. 그러니 쉽사리 하나의 정체성으로 퉁칠 수가 없는 곳이겠죠. 여기 손바닥만한 한반도에서 이른바 단일민족이라 우기면서도 일제시대 나라도 팔아먹고 같은 동포도 팔아먹고 그랬는데 거긴 오죽했을까요? 역시 있는 놈들 중에 믿을 놈은 없고 만국의 프롤레타리아트가 단결을 해야..(응?)
은화
향팔이님의 대화: 맞아요. 아프리카는 상상을 초월하게 큰 대륙이고, 종족 수도 사용하는 언어 가짓수도 어마어마하게 많잖아요. 그러니 쉽사리 하나의 정체성으로 퉁칠 수가 없는 곳이겠죠. 여기 손바닥 만한 한반도에서 이른바 단일민족이라 우기면서도 일제시대 나라도 팔아먹고 같은 동포도 팔아먹고 그랬는데 거긴 오죽했을까요? 역시 있는 놈들 중에 믿을 놈은 없고 만국의 프롤레타리아트가 단결을 해야..(응?)
ㅎㅎㅎ 전 현재 5장을 읽고 있는데 노예들만이 아니라 노예선의 선원들도 선장을 잘못 만나면 비참하긴 매한가지네요. 오히려 노예는 팔아야 할 상품이기 때문에 선장이 선원보다 노예를 더 챙기는 경우도 있는 걸 보고 과거나 지금이나 직원(?)이 제일 푸대접 받는 건 시대가 지나도 근본은 변하지 않았구나 싶네요.
향팔이
은화님의 대화: ㅎㅎㅎ 전 현재 5장을 읽고 있는데 노예들만이 아니라 노예선의 선원들도 선장을 잘못 만나면 비참하긴 매한가지네요. 오히려 노예는 팔아야 할 상품이기 때문에 선장이 선원보다 노예를 더 챙기는 경우도 있는 걸 보고 과거나 지금이나 직원(?)이 제일 푸대접 받는 건 시대가 지나도 근본은 변하지 않았구나 싶네요.
넵,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된 사실 중의 하나가 노예선 선원들의 실정이에요. 생각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선원 사망률이 노예 사망률만큼이나 높았다는 얘기를 읽고 놀랐습니다.
향팔이
향팔이님의 대화: 넵,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된 사실 중의 하나가 노예선 선원들의 실정이에요. 생각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선원 사망률이 노예 사망률만큼이나 높았다는 얘기를 읽고 놀랐습니다.
경계하라 조심하라
베냉의 만
하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사십이 들어가야 한다.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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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에가타
은화님의 대화: 1장에서 3장까지의 내용은 노예제도가 만연하던 시절에 있던 당시의 풍경, 사람들, 그들이 가진 생각과 일화를 통해 우리에게 노예제를 더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1) 3장까지의 정보 중 기억에 남는 인물 또는 일화가 있으셨나요?
2) 기존에 노예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 또는 정보와 달리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거나 의외라고 생각한 내용이 있으신가요?
1) 3장까지의 정보 중 기억에 남는 인물 또는 일화가 있으셨나요?
저는 노예생활을 하다가 귀환한 욥 벤 솔로몬(아유바, 분 살루메나, 분 히드라헤마 등으로 알려진 )과 또 다른 사람이 누군인지가 흥미로웠습니다.
'욥벤 솔로몬은 이슬람 사제로 세네갈강 푸타 잘론 왕국의 분다라는 마을 대제사장 이맘의 아들이었다. 그는 종이를 살 돈을 구하기 위해 이교도 흑인을 내다 파는 노예무역에 나섰다가 붙잡히게 되었고 노예선에 팔렸다. 그는 영국으로 보내졌고 자유를 되찾아 본국 세네감비아로 귀환했다.
본국 송환을 주도한 왕립 아프리카 회사는 집으로 돌아간 그가 회사의 이익을 높여 줄 것으로 희망했고 그 역시 회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100)
18세기 동안 세네감비아 약 40만 명의 노예가 노예선에 팔려갔고 신세계로 보내졌다. 욥 벤 솔로몬은 노예생활을 했던 그 당시에 중간항로 항해 후 귀환한 단 두 사람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103)
비참한 노예생활을 경험하다가 운좋게 귀환했으면 노예무역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노예해방을 위해 힘을 보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다른 사람은 욥 벤 솔로몬과 다른행보를 했는지도
바리에가타
은화님의 대화: 1장에서 3장까지의 내용은 노예제도가 만연하던 시절에 있던 당시의 풍경, 사람들, 그들이 가진 생각과 일화를 통해 우리에게 노예제를 더 개인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네요.
1) 3장까지의 정보 중 기억에 남는 인물 또는 일화가 있으셨나요?
2) 기존에 노예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 또는 정보와 달리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거나 의외라고 생각한 내용이 있으신가요?
2) 기존에 노예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 또는 정보와 달리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거나 의외라고 생각한 내용이 있으신가요?
노예무역이 아프리카 부족 또는 노예상인들의 도움과 협조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어요.
저는 대항해시대 스페인이 남미 아즈텍 문명을 총, 칼, 전염병 등으로 붕괴시키듯이, 유럽에서 온 선원들이 아프리카 해안 마을을 마구잡이로 약탈해서 부족민을 납치하고 노예선에 강제로 태워서 삼각무역 형식으로 유럽의 식민지에 노예로 공급됐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매매된 노예들은 신대륙(?)에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나 작물 재배에 동원되어 인원을 유린당했다는 정도로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네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노예 공급 루트가 매우 다양하였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아프리카 부족 간 약탈 또는 전쟁에서 잡아온 포로, 사회의 법적 절차에 따라 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이 노예형에 처해져 해안가 노예시장이나 정기공매에서
노예선 선장들과 거래되었다는 사실이 이외였습니다. 그 지역의 독측한 문화라 생각하면 되는지 모르겠지만, 극단적으로 표현해보면 일제시대 우리 국민을 팔아먹은 매국노와 뭐가 다른지..
그간 부시맨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유럽인들이 처음 아프리카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노예 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했습니다.
은화
바리에가타님의 대화: 2) 기존에 노예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 또는 정보와 달리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되거나 의외라고 생각한 내용이 있으신가요?
노예무역이 아프리카 부족 또는 노예상인들의 도움과 협조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놀랐어요.
저는 대항해시대 스페인이 남미 아즈텍 문명을 총, 칼, 전염병 등으로 붕괴시키듯이, 유럽에서 온 선원들이 아프리카 해안 마을을 마구잡이로 약탈해서 부족민을 납치하고 노예선에 강제로 태워서 삼각무역 형식으로 유럽의 식민지에 노예로 공급됐다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매매된 노예들은 신대륙(?)에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나 작물 재배에 동원되어 인원을 유린당했다는 정도로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네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노예 공급 루트가 매우 다양하였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아프리카 부족 간 약탈 또는 전쟁에서 잡아온 포로, 사회의 법적 절차에 따라 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이 노예형에 처해져 해안가 노예시장이나 정기공매에서
노예선 선장들과 거래되었다는 사실이 이외였습니다. 그 지역의 독측한 문화라 생각하면 되는지 모르겠지만, 극단적으로 표현해보면 일제시대 우리 국민을 팔아먹은 매국노와 뭐가 다른지..
그간 부시맨으로 대표되는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유럽인들이 처음 아프리카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노예 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당시의 아프리카 지배계층이 처음에는 전쟁포로나 범죄자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어려워서 노예로 팔아넘기지 않았을까 생각도 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수용시설이나 교도소를 운영하려면 터도 있어야 하고, 유지보수와 관리를 할 인력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꾸준히 의식주를 제공하면서 사회에 동화 또는 편입되게 하려면 많은 공수와 자원이 요구되죠.
지금보다 인권이나 재사회화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던 과거라면, 그냥 노예로 팔아넘기는 게 지배계층에게는 속 편한 해결책이라고 판단한 게 아닐까 싶네요. 물론 나중에는 돈 맛을 알게 된 아프리카 노예상과 지배자들이 이를 악용하여 오히려 노예무역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같은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아 팔아넘기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지만요.
책에서는 주로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구입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끔씩 언급되는 이슬람 노예시장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유럽도 고대에는 노예가 있었지만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같은 기독교인에 대해, 백인에 대해 노예로 삼는 걸 도덕적/종교적으로 금기시하기 시작했고 이슬람도 같은 회교도를 노예화 하는 걸 금하여 오히려 다른 백인,흑인을 노예로 삼았다는 내용을 책 말고 다른 어디선가 얼핏 본 기억이 있어요.
종교가 한편으로는 같은 문화권에 대한 노예제를 없애는데 기여했으면서도, 자신들 이외의 타종교와 문화권에 대해서는 노예를 삼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고요. 그 결과, 모두의 영향력에서 떨어져 있었지만 그로 인해 모두에게 노예의 공급원이 된 아프리카 대륙이 안타깝네요.
향팔이
“ 혹자는 소규모 부족 간의 소위 “끝없는 전쟁”이 노예 생산의 또 다른 주요 원천이라고 했다. […] 노예무역을 옹호한 사람이든 반대한 사람이든 전쟁이 서아프리카 노예의 주요 공급원이었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
노예무역 폐지론자들은 “전쟁”이라 불리는 이러한 행위들이 대부분 납치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전쟁”은 주로 노예선이 해안에 출현하면 시작되었다. 전쟁이 개시되면 지역 상인들은 (노예선 선장의 도움으로 화기를 갖추고) 전쟁 준비를 해서 내륙으로 향하며 전쟁을 수행하고 노예를 잡아들였다. 이렇게 잡은 노예들은 처음 전쟁 준비의 채비를 도와준 선장에게 팔리게 된다. 한 아프리카인 노예선 선원은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 “만약 배[노예선]이 없으면 그럼 노예 잡는 사람 없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쟁은 조직적인 인간 도둑질에 대한 완곡어법이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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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이
바리에가타님의 대화: 1) 3장까지의 정보 중 기억에 남는 인물 또는 일화가 있으셨나요?
저는 노예생활을 하다가 귀환한 욥 벤 솔로몬(아유바, 분 살루메나, 분 히드라헤마 등으로 알려진 )과 또 다른 사람이 누군인지가 흥미로웠습니다.
'욥벤 솔로몬은 이슬람 사제로 세네갈강 푸타 잘론 왕국의 분다라는 마을 대제사장 이맘의 아들이었다. 그는 종이를 살 돈을 구하기 위해 이교도 흑인을 내다 파는 노예무역에 나섰다가 붙잡히게 되었고 노예선에 팔렸다. 그는 영국으로 보내졌고 자유를 되찾아 본국 세네감비아로 귀환했다.
본국 송환을 주도한 왕립 아프리카 회사는 집으로 돌아간 그가 회사의 이익을 높여 줄 것으로 희망했고 그 역시 회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100)
18세기 동안 세네감비아 약 40만 명의 노예가 노예선에 팔려갔고 신세계로 보내졌다. 욥 벤 솔로몬은 노예생활을 했던 그 당시에 중간항로 항해 후 귀환한 단 두 사람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103)
비참한 노예생활을 경험하다가 운좋게 귀환했으면 노예무역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노예해방을 위해 힘을 보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다른 사람은 욥 벤 솔로몬과 다른행보를 했는지도
@바리에가타@은화 욥 벤 솔로몬은 무슬림 이맘의 아들로 최상층 계급에다 노예매매에 직접 나서기도 했던 사람이었으니,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재수없게 일이 꼬이는 바람에 잠시 노예 취급을 받게 된 것일 뿐, 나는 이런 천한 것들이랑 같이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그가 “평범한 노예”가 아니라는 이유로 구명 운동이 일어난 것이니까요. 게다가 송환 과정에서 왕립 아프리카 회사의 도움도 받았지요. 그러니 고향으로 돌아간 후에도 원래 하던 도둑질에 더욱 가열차게 임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
은화
향팔이님의 문장 수집: "혹자는 소규모 부족 간의 소위 “끝없는 전쟁”이 노예 생산의 또 다른 주요 원천이라고 했다. […] 노예무역을 옹호한 사람이든 반대한 사람이든 전쟁이 서아프리카 노예의 주요 공급원이었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
노예무역 폐지론자들은 “전쟁”이라 불리는 이러한 행위들이 대부분 납치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전쟁”은 주로 노예선이 해안에 출현하면 시작되었다. 전쟁이 개시되면 지역 상인들은 (노예선 선장의 도움으로 화기를 갖추고) 전쟁 준비를 해서 내륙으로 향하며 전쟁을 수행하고 노예를 잡아들였다. 이렇게 잡은 노예들은 처음 전쟁 준비의 채비를 도와준 선장에게 팔리게 된다. 한 아프리카인 노예선 선원은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 “만약 배[노예선]이 없으면 그럼 노예 잡는 사람 없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쟁은 조직적인 인간 도둑질에 대한 완곡어법이었다."
이 문장도 그렇고 처음에는 막연히 백인들이 해안 지대를 돌아다니며 흑인들을 사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노예무역이 더 체계적(?)이고 분업화, 산업화 되어있다는 게 의외였어요. 해안 지대에 성이나 요새를 건설한 뒤 노예를 전문적으로 사들이고 상품화하는 '공장'들이 있어서 거기에서 중개무역처럼 안전하게 노예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고, 해안지대로 가서 직접 아프리카 노예상인과 직거래하는 방법도 나오죠.
설령 해안에 정박하더라도 선장과 선원들은 함선에 머무르고, 기다렸다는 듯 노예상과 전문적인 인간사냥꾼들이 노예를 잡아오는 모습은 도덕성이나 인륜과는 별개로 그 시대에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전문화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생각보다 총을 굉장히 많이 사들였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아프리카는 노예무역의 대가로 무엇을 얻어가는 건지 궁금했는데 군주나 부족장들이 총을 더 많이 사면 그만큼 전투력이 올라가고, 이를 이용해 다른 부족이나 국가를 정복하거나 약탈하고, 그로 인해 노예를 잡아와서 팔아넘긴 뒤 다시 총을 확보하고.. 약탈과 성장의 무한반복 구도랄까요.
향팔이
은화님의 대화: 이 문장도 그렇고 처음에는 막연히 백인들이 해안 지대를 돌아다니며 흑인들을 사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노예무역이 더 체계적(?)이고 분업화, 산업화 되어있다는 게 의외였어요. 해안 지대에 성이나 요새를 건설한 뒤 노예를 전문적으로 사들이고 상품화하는 '공장'들이 있어서 거기에서 중개무역처럼 안전하게 노예를 확보하는 방법도 있고, 해안지대로 가서 직접 아프리카 노예상인과 직거래하는 방법도 나오죠.
설령 해안에 정박하더라도 선장과 선원들은 함선에 머무르고, 기다렸다는 듯 노예상과 전문적인 인간사냥꾼들이 노예를 잡아오는 모습은 도덕성이나 인륜과는 별개로 그 시대에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전문화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생각보다 총을 굉장히 많이 사들였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아프리카는 노예무역의 대가로 무엇을 얻어가는 건지 궁금했는데 군주나 부족장들이 총을 더 많이 사면 그만큼 전투력이 올라가고, 이를 이용해 다른 부족이나 국가를 정복하거나 약탈하고, 그로 인해 노예를 잡아와서 팔아넘긴 뒤 다시 총을 확보하고.. 약탈과 성장의 무한반복 구도랄까요.
@은화 님 말씀하신 총 문제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라 저도 관심이 많습니다. 아래 책은 지금 우리가 읽는 내용과는 쪼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언제 한번 꼭 읽어보려고 찜해둔 책이에요. 냉전기 미국이고 소련이고 자기들 이익에 따라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분쟁지역으로 총기를 어마어마하게 들여놓는 바람에 그 지역들을 지금의 노답 상태로 이끄는데 한몫 했다는 사실이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의 시대와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고, 또 같은 뿌리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문제 같아서요.
AK47 - 매혹적이면서도 가장 잔혹한 도구의 세계사전 세계 인구 77명당 1명꼴로 보급되었으며 한 자루 가격이 닭 한 마리 가격에 거래되어 '치킨건'이라 불리는 도구. 이 책은 베트남전쟁부터 이라크전쟁까지, 아메리카에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이 소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추적한다. 말 그대로 세계사를 바꿔 놓은 무기의 일생을 다룬 매혹적인 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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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향팔이님의 대화: @은화 님 말씀하신 총 문제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라 저도 관심이 많습니다. 아래 책은 지금 우리가 읽는 내용과는 쪼금 거리가 있긴 하지만 언제 한번 꼭 읽어보려고 찜해둔 책이에요. 냉전기 미국이고 소련이고 자기들 이익에 따라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분쟁지역으로 총기를 어마어마하게 들여놓는 바람에 그 지역들을 지금의 노답 상태로 이끄는데 한몫 했다는 사실이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의 시대와 많이 달라지지 않은 것 같고, 또 같은 뿌리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문제 같아서요.
추천해주신 책 소개를 보고 나니 현대의 아프리카 정세도 이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네요. 여기저기 각자의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국가와 군벌, 공동체, 기존의 부족들. 자신의 영향력을 위해 총기를 필요로 하고 무력을 바탕으로 주변 세력을 병합하는 모습.
유럽의 상인과 선장들이 총기를 쥐어주면 그걸 가지고 같은 아프리카 사람을 잡아들이는 노예상의 모습은 시대와 주체, 기술력만 조금 달라졌을 뿐 열강들이 개입하는 현재와 근본이 바뀐 게 없는 것 같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언젠가 읽어봐야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오늘부터는 일정대로 4장~6장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저는 책에서 묘사되는 선상 생활과 노예선의 일상이 흥미로워 쭉 읽었습니다. 아래의 얘기들을 같이 해봐요.
1) 4장, 5장, 6장은 올라우다 에퀴아노, 제임스 필드 스탠필드, 존 뉴턴이라는 세 인물들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인물이 흥미로웠나요?
2) 세 인물들이 설명한 노예선에서의 생활과 일상에 대한 묘사 중 기억에 남거나 충격이었던 부분이 있나요?
3) 스탠필드의 기록을 보면서 여러분은 선원들도 노예제도에 있어 가해자의 편에 더 가깝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하시나요?
은화
“ 노예선에서 에퀴아노와 다른 이들이 점점 서로가 이그보족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기 시작했다. 에퀴아노의 마을이나 내륙 전체에서 “이그보”라는 단어는 어떤 자기-자각이 있는 정체성을 뜻하는 단어는 아니었다. (중략) 그러나 노예선에서는 모두가 마을 외부인이었고 그러한 광범위한 유사성이 갑자기 지역의 차이보다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언어와 같은 문화적 동질성은 분명 공동체 형성과 협동에 필수적이었다. 다른 아프리카의 부족과 마찬가지로 이그보족은 여러 면에서 노예무역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노예선 안에서 민족 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42~143,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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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선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노예는 성공적으로 익사하여 죽음을 맞이했다. 세 번째 노예는 다시 잡혀 왔고 갑판 위로 끌려와 “노예 생활보다 죽음을 더 원한 죄”로 맹렬한 채찍질을 당했다. 에퀴아노는 이렇게 노예들 사이에 형성되었던 저항의 문화를 기록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46,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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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비록 에퀴아노가 “아프리카 무역상의 폭력”으로 고생하기는 했지만, 그는 해안으로 향하는 행로에서 그들의 대우가 잔인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독자들에게 “인간의 권리를 빼앗았던 그 검은 무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필요할 때에 포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는 한 번도 그들에게 사악한 대우를 받지 않았고 그들이 다른 노예를 그렇게 대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주지시키려고 했다. ”
『노예선 - 인간의 역사』 p.152, 마커스 레디커 지음, 박지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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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은화님의 문장 수집: "노예선에서 에퀴아노와 다른 이들이 점점 서로가 이그보족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기 시작했다. 에퀴아노의 마을이나 내륙 전체에서 “이그보”라는 단어는 어떤 자기-자각이 있는 정체성을 뜻하는 단어는 아니었다. (중략) 그러나 노예선에서는 모두가 마을 외부인이었고 그러한 광범위한 유사성이 갑자기 지역의 차이보다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언어와 같은 문화적 동질성은 분명 공동체 형성과 협동에 필수적이었다. 다른 아프리카의 부족과 마찬가지로 이그보족은 여러 면에서 노예무역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노예선 안에서 민족 문화가 형성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노예선에서 어쩌면 아프리카의 다양한 출신들이 '흑인'으로서의 민족성 또는 정체성을 가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눈에 띄네요. 서로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다르고, 타의에 의한 것이지만 그들은 이제 모두 '노예'이고 인간자원이 됩니다. 자신들을 사들이는 백인과 대비되어 지배 당하는 입장이 된 흑인들에게는 더이상 기존의 자신들을 구분 짓던 경계를 따질 의미가 없어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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