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X토프] 25. 지금, 한국 사회를 생각하며 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D-29
경제적 번영의 길로 가려면 무엇보다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도를 만드는 것은 정치이고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결국 한 나라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철학이 이 책의 바탕에 깔려 있다.
inclusive institution(포용적 제도) vs. extractive institution(착취적 제도) 의 차이를 중심으로 책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총, 균, 쇠는 한 나라 또는 민족의 번영과 우월의 차이가 지리적 차이라는 숙명적 다름을 강조했다면, 이 책은 조직과 국가의 제도적 측면에 중점을 둔 책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도는 곧 사람에 초점에 맞춰질 것이고,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멕시코와 미국의 은행 시스템의 발전과정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두 나라 모두 처음에는 엉성하고 기득권에 편향된 시스템을 가지고 출발하였지만, 미국은 기득권, 즉 정치인들이 선거로 교체될 수 있어서 독점적 체제를 유지할 수 없었던 반면 멕시코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죠. 인간이란 이익 앞에서 대부분 비슷한 태도를 보입니다. 남 보다 많이 가지고 싶은 거죠. 미국이나 멕시코, 모두 출발은 별반 다를 것 없는 은행 시스템을 갖추었으나 18세기 후반 독점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체제를 갖춘 미국은 노력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그렇지 못한 멕시코는 다른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여러가지 생각을 던져줍니다.
멕시코의 재벌 카를로스 슬림의 부의 축적과정을 보니 요즘 한창 핫한 기업이 떠오르네요..ㅋㅋ
가령 한 나라의 정치제도는 시민이 정치인을 통제하고 그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결정한다. 불완전하나마 정치인이 시민의 대리인 역할을 착실히 할 지는 바로 그런 능력으로 결정된다. 시민에게 그럴 능력이 없어나 부족하다면 정치인은 주어진 또는 찬탈한 권력을 남용하거나 자신의 부를 축적하며 시민의 이익을 저버리고 자기 잇속만 챙길 수도 있다. 정치제도에는 국가가 사회를 규제하고 다스릴 권한과 역량도 포함된다. 사회 전반에 정치권력이 분배되는 방식을 결정하는 요소들 역시 폭넓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그룹이 결탁해 집단 이익을 추구하거나 다른 집단의 이익 추구를 가로막을 힘을 키우는지 주시해야 한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리커버) p.75,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총, 균, 쇠는 과거 아즈텍과 잉카제국의 땅에사는 멕시코와 페루인들이 왜 가난하게 살아가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잉카제국 사람들이 모든 식물과 동물종을 기를 수 있고 스스로 개발하지 못한 기술을 습득했더라면 스페인의 생활수준을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지 않았을까? (매우 적절한 질문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스페인과 페루의 소득격차 6배 이상 벌어졌다. 이는 제레미 레프킨이 말하는 지리상의 차이로 인한 농업 생산성의 차이라기 보다는 지역의 경제 제도 및 시스템의 차이 및 그로 인해 발생한 불공정한 산업기술의 분배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현대 세계의 불평등은 대부분 불공정한 기술의 분배와 수용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빈곤을 조장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실수와 무지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인 선택을 한다는)이라는 뜻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리커버) pp.109-110.,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한국의 사례처럼) 착취적 정치제도에도 불구하고 경제제도가 포용적 성향을 띈 덕분에 성장이 가능하다 해도, 경제제도가 더 착취적으로 바뀌거나 성장이 멈춰버릴 위험이 상존한다. 정치권력을 장악한 이들이 결국 그 권력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하고, 자신들의 파이를 키우거나, 심지어 다른 이들로부터 훔치고 약탈하는 것이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는 방법이라 여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치제도가 착취적 성향에서 포용적 성향으로 바뀌지 않는 한, 권력을 분배하고 행사할 능력은 어제든 경제적 번영의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임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조영주입니다. 김새섬 대표님이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 후 현재 입원 및 치료 중입니다. 장강명 작가님을 비롯한 가족 분들도 모두 돕고 있고요. 그 때문에 내일부터 예정되었던 그믐모임이 진행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제가 대신 올리게 되었습니다. 방은 예정대로 열리고 회원 각자가 읽으시는 건 괜찮습니다만, 그믐클럽지기 김새섬 대표님 등의 참석과 교보SAM 이용권 등의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죄송합니다. 더불어 쾌유를 빌어주세요. 조영주 올림.
갑작스러운 소식에 마음이 너무 무겁지만 부디 장작가님도 대표님도 잘 이겨내시기만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김새섬 대표님의 빠른 쾌유만 바랍니다~🙏🙏🙏
작가님,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새섬 대표님의 쾌유를 빌겠습니다. 걱정스럽지만 잘 이겨내길거라 믿고 대표님의 다음 모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쾌유를 빕니다. 저희는 각자 잘 읽고 대표님이 건강히 돌아오시는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작가님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새섬 대표님의 빠른 쾌유를 기도하겠습니다!
그믐 모임에 처음 참여하게 되어 기대하고 있었는데, 안타까운 상황을 접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쾌유하시고 돌아오셔서 좋은 모임을 다시 운영해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은 포용적 제도가 가져다주는 성장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차이점은 착취적 제도하의 성장은 기술적 변화를 필요로 하는 지속적인 성장이 아니라 기존 기술에 바탕을 둔 성장이라는 점이다. 결국 있는 것에서 빼먹을려고 노력하는 것이지 새롭게 파이를 키워나가려는 철학은 아닌 것이다. 이것이 착취적 경제제도와 포용적 경제제도와의 근본적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자. 이렇게 되면 초기에는 착취적 경제제도나 포용적 경제제도나 별반 다름이 없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둘 간의 경제적 차이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땅을 넓히지 않고서는 생산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종자를 계량하지 않고서는 수확량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 농사짓는 방법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더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착취적 경제제도에서는 두 가지 이유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첫째는 경제적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착취한 잉여물이 소수에게도 돌아가기 때문에 잉여물을 획득하지 못하는 엘리트는 이 제도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새섬 대표님의 빠른 쾌유를 그리고 장강명 작가님과 가족분들께서도 지치지 않고 돌보실 수 있도록 기도드려며 좋은 소식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어마어마한 제도적 차이에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부국과 빈국으로 나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일반 이론의 모든 요소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 세상의 다른 가난한 나라들과 북한의 공통점은 대다수 국민의 인센티브를 꺾어버려 필연적으로 가난을 초래하는 착취적 경제제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착취적 경제제도를 지탱해주는 것은 착취적 정치제도다. 그 요체는 소수 엘리트층에 정치권력을 몰아주는 공산당의 정치 독점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리커버) 15,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영국과 미국이 부유해진 것은 시민이 권력을 쥔 엘리트층을 무너뜨려 정치권력을 한층 고르게 분배했고, 시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과 의무가 강조되며 일반 대중이 경제적 기회를 균등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든 덕분이다. 오늘날 세계 불평등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과거를 돌아보고 각 사회의 역사적 배경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리커버) 21,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최완규 옮김, 장경덕 감수
국가 실패와 우리의 실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저자들은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다양한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분석하며 제시하는 그들의 통찰은 독자로서 깊은 흥미와 함께 부인할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닙니다. 포용적 제도를 통해 번영하는 국가와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를 착취하는 제도로 인해 실패하는 국가의 명확한 대비는 큰 울림을 줍니다. 국가라는 거시적인 주제를 다루는 이 책의 논의는 때로는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러했는데 워낙 방대한 영역을 다루다 보니 현실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제시하는 제도적 성공과 실패의 원리를 우리 주변의 문제 특히 통신사들의 행태에 적용해 본다면 그 통찰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국내 통신사들의 모습은 마치 국가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어 경쟁을 제한하고 착취적인 요금 구조를 통해 소수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행태는 끊임없이 논란을 야기하며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은 책의 심오한 분석보다 훨씬 더 직접적으로 우리의 삶에 와닿습니다. 여기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지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책에서는 국가 제도의 기원을 역사와 문화 등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요인들로 설명합니다. 뿌리 깊게 박힌 착취적인 구조는 수백 년 혹은 수십 년 전의 역사적 사건과 문화적 배경이 원인이 되어 쉽게 변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러한 구조를 혁파하려는 시도에 충분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이유 역시 앞서 언급된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지점에서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통신사들의 만연한 문제들은 과연 어떤 역사와 문화적 토양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된 지 불과 20여 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토록 심각한 착취적 구조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현재의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요? 과연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의 어느 지점에서 이러한 불공정한 구조가 뿌리를 내린 것인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국가의 실패는 어쩌면 우리에게 너무나 거창한 주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손에 쥐고 사용하는 스마트폰 그 안에서 발생하는 통신사들의 불공정한 행태는 바로 우리 당사자들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들이 국가의 실패 원인을 깊이 고찰했듯이 우리 또한 이 불공정한 통신 시장 구조가 과연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끊임없이 되묻고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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