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현대문학상, 김지연

D-29
여기도 여자 수상자들이 많지만 한번 뭐라 하는지 들어나 보자. 나는 글을 좋게 안 쓴다. 그것만 알아라.
내가 보기엔 현실은 그저 평범하게 적당히 살고 자기가 진짜 이룰 것은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자기 주장을 해봤자 자기만 힘들어진다. 진척도 없다.
요즘엔 대화내용이나 구어체가 소설에 많아 일일이 떠옴표 안에 안 넣고 그냥 적는다. 중요한 내용의 대화만 따옴표에 넣는 것도 유행 같다.
단점을 찾아 정나미 떨어지게 하라 사람을 너무 좋아해 그에게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그의 단점을 억지로라도 찾아내면 도움이 좀 된다. 그가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시원하면서도 요란하게 마음 놓고 방귀 뀌는 것을 굳이 엿보는 것이다. 이상형이라도 그도 동물이고 이슬만 머금을 것 같지만 나와 같은 인간임을 굳이 살펴 확인받는 것이다.
그냥 넘어가도 좋은 글, 오해하면 안 되는 글 혼잡한 정크 푸드(Junk Food) 점이나 병원에서 직원들이 손님에게 의무적으로 전하는 말이 있다. 아마 직무 교육을 그렇게 받았고 업무 매뉴얼에 따라 그런 말을 마치 앵무새처럼 하는 것일 것이다. 대장내시경을 받을 때 의무적으로, 보험약관 설명에서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말과 같은 그런 말들. 그런 말을 들으면 실은 그게 무슨 말인지 일일이 확인하는 게 피곤해서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확히 안 들려도 직원이 단지 매뉴얼로 하는, 중요하지 않은 말이려니 하고 그냥 흘려듣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중요한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굳이 그게 무슨 말이지 되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은 흐름을 방해하는 사람이다. 옆에서 그들의 실랑이를 듣고 있으면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건 범법자에게 고지(告知)하는 미란다 원칙과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굳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안 하면 안 되니까 법에 저촉만 안 되려고 나중에 책임 안 지려고 하는 그런 말. 글도 작가가 자기 세계에 빠져 독자가 그걸 이해 못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 안 하고 그냥 무심히 적은 내용이 있다. 물론 작가는 필요해서 적은 거라고 하지만 그걸 굳이 왜 여기에 넣었는지 알게 되면 오히려 글 전체를 이해하는데 혼란만 가중시키는 그런 말들. 그 말은, 작가가 그만의 세계에 순간 빠진 것을 그냥 적은 것일 수도 있다. 자기 내면, 의식의 흐름 속에선 통할 수 있어도 문맥상 겉으론 생뚱맞기 그지없다. 전체 스토리와 관계없는 맥거핀(MacGuffin)을 일부러 넣어 관객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기법도 있으니 말해 뭐 하나. 전체 문맥 이해와는 별로 관계없는, 오히려 알면 혼동만 야기하는 말일 수도 있는 그런 말. 이것도 그냥 모른 채 넘어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다 알 필요는 없다. 그가 주장하는 골자만 알면 되고, 실은 또 작가는 한 사람이지만 그가 쓴 글을 갖고 백 명의 독자는 100가지 해석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게 문학의 묘미(妙味) 아닌가. 이해 안 가는 구절을 그냥 모르는 채 넘어가는 게 독서의 완성을 위해 더 좋을 수도 있다. 실은 거의 완벽히 이해해 가며 한 번 읽는 것보다 그냥 넘어가고 다음에 또다시 읽는 게 작가의 뜻을 이해하는 데 더 나을 수도 있다. 지하철에서 내부에서만 쓰는 말을 승객을 상대로 겉으로 드러낼 때가 있다. 이건 그냥 뱉으면 안 되고 반드시 승객의 입장에서 한 번 읽어 보라고 하고 혼선되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번에 대통령 파면에서 국민의 시각으로 헌재에서 선고문(宣告文)을 발표했는데, 지하철도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안내문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오해 부분)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100명이 읽으면 100명이 다 똑같은 내용으로 이해해야 한다. 공지문에서 사람 따라 해석이 제각각이면 곤란하다. 안내 방송은 내용이 또렷하게 들려야 하고, “방송을 위한 방송을 하고 있군.”이란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이런 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매뉴얼이나 작가가 자기 세계에 빠져 혼잣말하는 것하고는 다르다. 오해해도 상대방에게 크게 해가 안 되거니 오히려 권장하는 것하고, 오해(오독)가 있어선 안 되는 공식 발표하고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아 눈이 너무 침침하다.
이글에서도 그게 보인다. 남편이 아닌 그냥 남자에 대한 근원적인 적대감이.
다 소용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남들과 달라 힘들지 모르지만 자기가 자아를 실현하며 사는 게 가장 후회 안 하고 행복 속에서 제일 많이 사는 방법이다.
요즘은 남자와 화해를 안 한다.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국 그와 안 그런 게 낫다는 결론으로 간다.
자기 부정은 하는 인간은 순진한 사람이다. 그걸 하려면 인간의 속을 먼저 반드시 알아야 한다.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으면 의욕이 상실되고 성욕이 대개는 떨어진다. 만사가 귀찮아진다.
이혼하고 홀가분한 것은 내가 보기엔 기질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작가는 그 기질이 대개는 절대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다. 어릴 때 아이를 낳은 것은 아직 자신의 기질에 대해 잘 몰랐고 그 기질이라는 게 그렇게 힘을 많이 발휘한다는 걸 깨닺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다른 것보다 예술가는 기질의 힘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남편이나 남자는 대개 잘 이해나 공감을 못 하는 바보로 잘 취급한다.
여자가 항상 생각하는 게 한수 위로 표현한다.
세상엔 모성애가 전혀 없는 여자도 있다. 오직 자기 편한 것만 생각하는 여자.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에 심취하고 예쁜 여자들은 자기에게 예쁘다는 말을 들으며 행복해 하다가 삶을 마감하는 여자도 있다. 자기 만족에 겨워 사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자식을 잘 키우는 유일한 방법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것이다.
소설에서 여자라고 하면 그 여자는 곧 일을 저지를 것 같은 기운도 돈다.
소설에서 꼭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결국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짓이다.
인물들이 예상 못한 말들을 주고받지만 그것으로 무슨 큰일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다 암시 같다.
전엔 좀 나았다. 박근혜가 윤석열보다 나았고 황교안이 한덕수보다 나았다. 세상이 전부 꼴리는 대로 굴러간다.
사실 뭐 눈엔 뭐만 보이는 법이다. 각자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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