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겠습니다. 책은 중고로 주문했고요, 다음주 초엔 도착할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기대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
[함께 읽는 SF소설] 05.생명창조자의 율법 - 제임스 P. 호건
D-29

박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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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박소해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겠습니다. 책은 중고로 주문했고요, 다음주 초엔 도착할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기대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박소해 님! 29일간 즐거운 작품과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ㅎㅎ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은화
최근에 읽었거나, 읽는 중인 책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얼마 전 다른 플랫폼에서 현장 독서모임에 참가했는데 모임 소재로 뽑힌 책이 <미키7>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미키17>의 원작이기도 해서 잠깐 사람들에게 주목 받은 책이기도 하죠. 저는 영화는 안봤는데 영화와 책 모두 보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미키 반스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외계행성을 하나 둘 개척하며 삶의 터전을 넓히는 우주개척 시대에서 수많은 사고와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간소모품(작품에서는 '익스펜더블'이라고 부릅니다.)이에요. 죽더라도 다시 투입될 수 있도록 기억을 업로드하고, 육체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3D프린터처럼 찍어내는 일종의 복제인간입니다. 우주선과 행성개척을 위한 각종 생명유지 장치들이 값비싸고 정비를 받기 어렵기에 기지 내부의 사고 또는 외계생명체와의 전투나 습격에 항상 총알받이로 투입되는 처지죠.
저는 개인적으로 <미키7>을 읽었을 때는 처음에 작가가 전하는 주제가 와닿지 않아 책을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미키7은 주제보다는 주인공 미키의 이야기 그 자체와 서사가 먼저 다가온다는 느낌이었어요. 미키 본인의 성격이 좋게 보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잘 맞춰주는 적응력 있는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니게 상황과 타인에게 계속 휘둘리는 것으로도 느껴져 전개가 평이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어요.
미래 시대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계속 발전한다는 뉘앙스로 작품이 흘러가지만 그 이면에는 미키와 같은 익스펜더블들의 소모를 당연하게 여기는 섬뜩함이 아무렇지 않은 듯 전개되는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미키7봉준호 감독의 차기 영화의 원작으로 주목받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장편소설. 죽더라도 끊임없이 전임자의 기억을 갖고 복제인간으로 되살아나게 되는 미키의 일곱 번째 삶을 소재로 SF의 재미와 철학적 주제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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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uxsie
은화님의 대화: 저도 옥타비아 E. 버틀러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요! 저는 <우화>시리즈와 <와일드시드>가 모두 인상 깊었는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와일드시드>가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전혀 다른 국가와 문화권의 작품인데도 책을 읽고 눈물이 나긴 처음이었거든요. SF의 배경 속에서 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장 잘 녹여내는 작가 같습니다.
전 <씨를 뿌리는 사람의 우화>만 읽고 아직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는 못 읽었는데, 씨뿌리는~ 읽고 다시 한번 우와~했어요.
제가 처음 접하고 옥타비아 버틀러 님께 빠져 버린 책인 <킨>이고, 그 이후에 <블러드 차일드>도 <와일드 시드>좋았는데, <쇼리>에서 음? 했었거든요. 아마 미완성 작품이라 했던 거 같은데....아닌 것도 같고요.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을 읽고 그녀가 좋아했던 SF 작가의 책을 사기도 하고 그랬어요(허나 아직 읽지 못하고).

siouxsie
은화님의 대화: 최근에 읽었거나, 읽는 중인 책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얼마 전 다른 플랫폼에서 현장 독서모임에 참가했는데 모임 소재로 뽑힌 책이 <미키7>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미키17>의 원작이기도 해서 잠깐 사람들에게 주목 받은 책이기도 하죠. 저는 영화는 안봤는데 영화와 책 모두 보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미키 반스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외계행성을 하나 둘 개척하며 삶의 터전을 넓히는 우주개척 시대에서 수많은 사고와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간소모품(작품에서는 '익스펜더블'이라고 부릅니다.)이에요. 죽더라도 다시 투입될 수 있도록 기억을 업로드하고, 육체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3D프린터처럼 찍어내는 일종의 복제인간입니다. 우주선과 행성개척을 위한 각종 생명유지 장치들이 값비싸고 정비를 받기 어렵기에 기지 내부의 사고 또는 외계생명체와의 전투나 습격에 항상 총알받이로 투입되는 처지죠.
저는 개인적으로 <미키7>을 읽었을 때는 처음에 작가가 전하는 주제가 와닿지 않아 책을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미키7은 주제보다는 주인공 미키의 이야기 그 자체와 서사가 먼저 다가온다는 느낌이었어요. 미키 본인의 성격이 좋게 보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잘 맞춰주는 적응력 있는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니게 상황과 타인에게 계속 휘둘리는 것으로도 느껴져 전개가 평이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어요.
미래 시대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계속 발전한다는 뉘앙스로 작품이 흘러가지만 그 이면에는 미키와 같은 익스펜더블들의 소모를 당연하게 여기는 섬뜩함이 아무렇지 않은 듯 전개되는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전 영화는 아직 안 봤는데, <미키7> 후속작인 <미키7:반물질의 블루스>도 재미있었어요. 스펙터클하지 않아서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도 (저희 책모임에) 있었는데, 저에겐 우주 환경과 그 상황에 대한 디테일이 납득이 가게 그려져 있어서 '꼼꼼하게 직조한 SF'란 생각에 재미있게 읽었어요.

미키7 : 반물질의 블루스「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2024년 SF 기대작 「미키17」의 원작소설로 주목받은 SF 장편소설 『미키7』의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많은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니플하임의 토착 생명체인 크리퍼의 실체를 전면에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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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해
저는 영화보다 원작 <미키7>을 먼저 봤는데요. 아직 속편은 읽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는 원작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은화
siouxsie님의 대화: 전 영화는 아직 안 봤는데, <미키7> 후속작인 <미키7:반물질의 블루스>도 재미있었어요. 스펙터클하지 않아서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도 (저희 책모임에) 있었는데, 저에겐 우주 환경과 그 상황에 대한 디테일이 납득이 가게 그려져 있 어서 '꼼꼼하게 직조한 SF'란 생각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우화 시리즈>, <킨>, <와일드시드> 모두 몰입하며 읽었는데 <쇼리>는 앞의 작품들이 워낙 강렬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밋밋한 느낌이었어요. 원래는 작가가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 다음 작품으로 <사기꾼의 우화>를 계획했지만 글을 쓰면서 번번이 막히다가 <쇼리>로 잠시 숨을 돌린 이후로 더 이상 시도하지 못했다는 게 참 아쉽더라고요. 하지만 은총의 결말부도 읽어 보면 씁쓸함과 감동이 함께 오는 여운이 있기에 시리즈의 마무리로는 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미키7>의 작가가 아마도 어느 정도 그런 전개를 의도한 게 아닐까 생각도 했어요. 처음 읽어서는 무슨 의미인지 와닿지 않기 때문에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게끔 유도?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그냥 읽었을 때는 미키 반스의 생애에만 집중하게 되지만 점점 미키를 둘러싼 상황과 환경의 가혹함이 무덤덤한 묘사에 얼마나 덮여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게 작품의 핵심 같았어요.

엘데의짐승
다시만나 반갑습니다... 책을 못구하나 싶었는데, 회사 도서관에 책이 있었네요. 이번 책도 열심히 재미있게 읽어보겠습니다.

엘데의짐승
은화님의 대화: 최근에 읽었거나, 읽는 중인 책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얼마 전 다른 플랫폼에서 현장 독서모임에 참가했는데 모임 소재로 뽑힌 책이 <미키7>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미키17>의 원작이기도 해서 잠깐 사람들에게 주목 받은 책이기도 하죠. 저는 영화는 안봤는데 영화와 책 모두 보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미키 반스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외계행성을 하나 둘 개척하며 삶의 터전을 넓히는 우주개척 시대에서 수많은 사고와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간소모품(작품에서는 '익스펜더블'이라고 부릅니다.)이에요. 죽더라도 다시 투입될 수 있도록 기억을 업로드하고, 육체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3D프린터처럼 찍어내는 일종의 복제인간입니다. 우주선과 행성개척을 위한 각종 생명유지 장치들이 값비싸고 정비를 받기 어렵기에 기지 내부의 사고 또는 외계생명체와의 전투나 습격에 항상 총알받이로 투입되는 처지죠.
저는 개인적으로 <미키7>을 읽었을 때는 처음에 작가가 전하는 주제가 와닿지 않아 책을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미키7은 주제보다는 주인공 미키의 이야기 그 자체와 서사가 먼저 다가온다는 느낌이었어요. 미키 본인의 성격이 좋게 보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잘 맞춰주는 적응력 있는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니게 상황과 타인에게 계속 휘둘리는 것으로도 느껴져 전개가 평이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어요.
미래 시대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계속 발전한다는 뉘앙스로 작품이 흘러가지만 그 이면에는 미키와 같은 익스펜더블들의 소모를 당연하게 여기는 섬뜩함이 아무렇지 않은 듯 전개되는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그렉이건의 소설은 뭐랄까? 제가 읽어본 SF소설의 가장 저 끝에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쿼런틴 같은경우엔 양자역학에 한창 관심을 가질때 마친 접한 책이라 이해는 되지 않지만 대략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막연히 알것 같았죠. 대학 병원 부속 의학 연구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 이력으로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이론적 깊이와 재미가 있었습니다. 대여금고 한 편이 남았는데 아껴 읽고 싶어요... 그리고 이 단편들 모두 다 100퍼센트 이해하고 싶어요...^^ SF 입문을 거부시키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면 아마도 평생 SF는 쳐다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내가 행복한 이유“테드 창”의 숙명적 라이벌, “김초엽”의 가장 추천하는 작가, 그렉 이건의 중·단편집 『Axiomatic』(1995), 『Luminous』(1998), 『Oceanic』(2009)을 엮어서 묶은 이번 선집의 첫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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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은화님의 대화: 최근에 읽었거나, 읽는 중인 책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얼마 전 다른 플랫폼에서 현장 독서모임에 참가했는데 모임 소재로 뽑힌 책이 <미키7>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미키17>의 원작이기도 해서 잠깐 사람들에게 주목 받은 책이기도 하죠. 저는 영화는 안봤는데 영화와 책 모두 보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미키 반스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외계행성을 하나 둘 개척하며 삶의 터전을 넓히는 우주개척 시대에서 수많은 사고와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간소모품(작품에서는 '익스펜더블'이라고 부릅니다.)이에요. 죽더라도 다시 투입될 수 있도록 기억을 업로드하고, 육체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3D프린터처럼 찍어내는 일종의 복제인간입니다. 우주선과 행성개척을 위한 각종 생명유지 장치들이 값비싸고 정비를 받기 어렵기에 기지 내부의 사고 또는 외계생명체와의 전투나 습격에 항상 총알받이로 투입되는 처지죠.
저는 개인적으로 <미키7>을 읽었을 때는 처음에 작가가 전하는 주제가 와닿지 않아 책을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미키7은 주제보다는 주인공 미키의 이야기 그 자체와 서사가 먼저 다가온다는 느낌이었어요. 미키 본인의 성격이 좋게 보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잘 맞춰주는 적응력 있는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니게 상황과 타인에게 계속 휘둘리는 것으로도 느껴져 전개가 평이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어요.
미래 시대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계속 발전한다는 뉘앙스로 작품이 흘러가지만 그 이면에는 미키와 같은 익스펜더블들의 소모를 당연하게 여기는 섬뜩함이 아무렇지 않은 듯 전개되는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지난 일요일 부터 2024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읽기 시작해서 바로 어제, 작품집의 첫 단편인 김멜라 작가의 ‘이응 이응‘을 끝냈어요. 건전한 성욕구 해소라는 목표로 개발 된 '이응'이라는 기계가 작품의 중심에 있으니 아마 소프트SF정도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파트너 없이도 성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생활방식의 도입으로 사람들이 성활동과 연애, 결혼, 그리고 육아를 분리하기 시작한 사회라는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참 흥미로웠어요. '이응'이 도심 속 공원은 물론 학교에도 설치 되어 있을만큼 사람들이 성적 쾌감을 공공 복지의 차원으로 받아들인 한국이라는 문화적 배경 설정도 그렇고요. 상상해본 적 없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주는 설정 덕분에 오랜만에 머리를 엄청 열심히 쓰면서도 즐겁게 읽은 단편이었네요ㅎㅎ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10년 제정된 이래 해를 거듭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작가상이 어느덧 15회를 맞았다. 저만의 문제의식과 치열한 언어로 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데뷔 십 년 이하 작가들의 눈부신 발돋움을 조명하고자 마련된 젊은작가상은 지난해까지 모두 62명에 이르는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며 한국문학에 생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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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엘데의짐승님의 대화: 그렉이건의 소설은 뭐랄까? 제가 읽어본 SF소설의 가장 저 끝에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쿼런틴 같은경우엔 양자역학에 한창 관심을 가질때 마친 접한 책이라 이해는 되지 않지만 대략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막연히 알것 같았죠. 대학 병원 부속 의학 연구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 이력으로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이론적 깊이와 재미가 있었습니다. 대여금고 한 편이 남았는데 아껴 읽고 싶어요... 그리고 이 단편들 모두 다 100퍼센트 이해하고 싶어요...^^ SF 입문을 거부시키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면 아마도 평생 SF는 쳐다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안녕 하세요 @엘데의짐승 님! 또 뵙네요! SF책이 있는 도서관이라니.. 어딘지는 몰라도 부럽습니다 ㅎㅎ
그렉 이건 작가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책은 악명(?) 때문에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네요.
읽은 분들의 평을 들어보면 몇 번에 걸쳐서 읽고 또 읽거나 아주 조금씩 꾸준히 진도를 나갔다는 후기들이 많았는데 오랜 시간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책이려나요. 책을 읽는데 준비과정이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나중에 소양이 더 쌓이면 시도해봐야겠어요.

은화
하금님의 대화: 지난 일요일 부터 2024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읽기 시작해서 바로 어제, 작품집의 첫 단편인 김멜라 작가의 ‘이응 이응‘을 끝냈어요. 건전한 성욕구 해소라는 목표로 개발 된 '이응'이라는 기계가 작품의 중심에 있으니 아마 소프트SF정도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파트너 없이도 성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생활방식의 도입으로 사람들이 성활동과 연애, 결혼, 그리고 육아를 분리하기 시작한 사회라는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참 흥미로웠어요. '이응'이 도심 속 공원은 물론 학교에도 설치 되어 있을만큼 사람들이 성적 쾌감을 공공 복지의 차원으로 받아들인 한국이라는 문화적 배경 설정도 그렇고요. 상상해본 적 없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주는 설정 덕분에 오랜만에 머리를 엄청 열심히 쓰면서도 즐겁게 읽은 단편이었네요ㅎㅎ
적어주신 내용이 흥미가 생겨 알라딘 책소개 내용도 찾아봤네요. 성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 SF들 중에서 머리에 떠오르는 건 <시녀 이야기>랑 <멋진 신세계>네요. 말씀해주신 <이응 이응>과 연결지어 생각해보면 앞의 두 작품도 사회가 성욕구의 해소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묘사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시녀 이야기는 신정 독재국가가 성경과 계율에 따라 성생활의 보급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권력이 어떻게 개인 또는 소수를 억압할 수 있는지 성의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멋진 신세계는 반대로 국가나 권력의 개입은 없지만 개개인들이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에 중독되어 있고요. 서로 정반대의 노선에 서 있지만 흥미롭게도 극단적 통제와 무절제한 추구 모두 성과 사랑이라는 불가분의 관계를 오히려 단절시키는 공통점이 있달까요.
<이응 이응>의 내용을 알지는 못하지만 책 소개 문구 중 "안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잖아요?"가 눈에 들어왔어요. 꼭 단순히 성행위나 성욕해소를 위한 차원을 넘어, 접촉과 교감을 원하는 마음의 추구. 온기를 원하는 마음을 갖고, 또 그런 의도로서 이응을 보급하는 사회라면 최소한 앞의 두 작품들 같은 암울한 디스토피아 세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은화
책 준비는 다들 잘 하셨나요? 저는 기존에 중고로 구매해 둔 책이 있어 이번 기회에 읽어보겠네요. 책의 뒷면에 있는 소개 내용으로 쓰인 폰 노이만의 '무한 자기복제 기계' 개념을 찾아봤습니다.
생물은 '자기복제'의 특성이 있습니다. 식물도 동물도 자신들의 몸을 구성하는 장기와 세포들이 매번 새로이 태어나고 죽지만 그 세포들이 바뀌더라도 우리 몸 전체 또는 장기의 기능이 바뀌지는 않죠. 새로이 생겨난 세포는 이전의 세포와는 분명히 다르며, 확장하면 우리의 몸은 몇 년 전의 몸과 같지 않지만 그 역할과 기능, 외양은 유지가 됩니다.
더 큰 틀에서 보면 생물들은 유성이든 무성이든 생식을 통해 자신의 다음 세대를 이어가죠. 사람이나 동물만 하더라도 이전 부모 세대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그 외양이나 유전적 특성을 상당 부분 물려받으며 대를 이어갑니다. 혈통 속에는, 생물의 종에는 단 하나도 완벽히 동일한 개체는 없지만 누구네 집안 사람으로서, 호랑이나 도마뱀이나 앵무새라는 종으로서 구분 지어주는 어떤 유사한 패턴이 계속 이어집니다.
폰 노이만을 비롯한 이후의 공학자,과학자들은 자연에서의 '복제'처럼 기계나 로봇도 자신을 스스로 복제하여 재생성하는 것이 가능한지 사고실험을 합니다. 기계가 자신을 구성하는 구성품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또는 기계가 자신과 동일한 또는 유사한 기종의 모델을 스스로 만드는 게 가능하다면 어떨까요?
첨부된 첫 번째 그림과 같이, 기계가 자신을 설계할 물리적 자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첫 번째 기계가 두 번째 기계를, 두 번째 기계가 세 번째 기계를... 무한히 이 구조가 반복된다면 기계의 재생산이 끝없이 이어질 겁니다. 만일 더 나아가, 기계가 이전의 모델을 분해/해체하고 그것들을 다시 재조립 할 수 있다면 이 순환은 그야말로 무한해지겠죠.
'무한 자기복제 기계'의 근간은 '세포 자동자(Cellular automation)'라는 컴퓨터 계산모델이 기반입니다.(두번째 그림) 2차원의 격자가 있고, 각 하나의 사각형들은 '세포(Cell)'라고 부르고요. 세포들은 이진법의 0/1처럼 불이 들어오거나 꺼지거나 2가지 상태값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둘러싼 주변 세포들의 이진법 상태에 따라 불이 들어오거나 꺼지도록 정의해줍니다. 이 격자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면 모델을 실행했을 때 세포 몇 개에서 시작된 패턴이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세 번째 그림처럼 어떤 패턴의 모습을 띄면서 전개되고 확산됩니다.
마치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지면 물결의 원형 파동이 계속 이어지며 반복되듯, 프랙탈 도형이 계속 반복해서 이어지는 듯 하죠. 세포 자동자 개념은 2차원 또는 컴퓨터 속의 얘기지만, 이것을 다시 3차원의 물리적 형체를 가진 기계와 로봇으로 확장한 것이 '무한 자기복제 기계' 개념입니다. 기계나 로봇에 자기 자신과 같거나 비슷한 복제본을 만들 수 있는 계산 모델을 심어주고, 기계가 그것을 해석하여 수행할 수 있고, 물리적 재료가 충분하다면, 기계는 프랙탈과 같이 계속 퍼져나갈 것이다 라는 가정이죠.
폰 노이만의 이 개념은 공학자와 소설가들에게 모두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래에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거나 우주영토를 개척할 때, 물리적으로 거리도 멀고 위험한 환경에서 기계가 혼자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게 했다고 하네요. 우주로 가는 탐사선, 또는 화성이나 달의 기지를 건설할 로봇이 자기 자신을 계속 스스로 수리하거나 복제할 수 있다면 인간의 개입이 없이도 임무를 완수하기가 쉬워지겠죠. 기계가 스스로 재창조하고 대를 이어가며 번성한다는 개념은 소설가들에게 좋은 상상력 소재가 되었고요.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32076
https://en.wikipedia.org/wiki/Self-replicating_machine




박소해
오오... 중고로 산 책이 도착했습니다! ^^ 이제 읽기 시작하겠습니다.

마틸32
안녕하세요. 신청은 하고 인사는 이제 드리는..^^책은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려고요. 저는 추리나 미스테리류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거기에 sf가 요즘 추가되었습니다. 그래서 고전 sf을 읽고 싶었는데, 혼자 읽으려니 쉽지 않아서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습니다. sf 작품 안에 그 세계관을 이해나가는 게 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인데요. 이 책도 그럴까 궁금합니다.^^(최근에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베키 체임버스)를 읽고 무한감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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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마틸32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신청은 하고 인사는 이제 드리는..^^책은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려고요. 저는 추리나 미스테리류를 좋아하는데, 요즘엔 거기에 sf가 요즘 추가되었습니다. 그래서 고전 sf을 읽고 싶었는데, 혼자 읽으려니 쉽지 않아서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습니다. sf 작품 안에 그 세계관을 이해나가는 게 저에게는 가장 큰 기쁨인데요. 이 책도 그럴까 궁금합니다.^^(최근에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베키 체임버스)를 읽고 무한감동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마틸32 님! 과학소설의 묘미 중 하나는 말씀하신대로 작품 속 세계와 사회상이 어떻게 변해있는지 알아가는 과정이죠. SF평론가 겸 번역을 하고 계시는 고장원님이 쓴 책 중에 공감이 가는 말이 생각나네요.
"과학소설에서는 인물들이 독자들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지만 정작 작품을 다 읽고 났을 때는 인물의 개성이나 성격화 된 매력 못지않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세계 및 그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매료되게 된다."
주인공 인물 못지 않게 그 시대에 대한 묘사와 상상력 속으로 들어가 우리가 체험하는 듯한 과정 그 자체에 우리는 매력을 느끼죠.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책 소개와 간단한 배경을 찾아볼 때 흥미로웠는데 언제 시간이 될 때 탐독해야겠네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예정대로 내일 4/28일(월)부터 공식적으로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각자 편한 속도대로 책 진도를 나가며 문장수집, 감상을 적거나, 내용과 감상을 공유하되
가급적 읽기 일정의 진도에 맞춰 진행하도록 할게요.
함께읽기 일정상의 주마다 같이 생각 해볼만한 내용을 정리해서 화제글로 올려놓겠습니다.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은화
“ 초신성 폭발은 비교적 희귀한 사건이며, 은하 전체에서 1년에 두세 번 정도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중략) 그 항성군의 가운데에는 보다 수명이 긴 정상적인 항성 하나가 있었는데, 그 항성은 우연찮게도 탐사선을 띄워 보낸 외계인 종족의 모성이기도 했다. 이 외계인 종족은 자신의 항성계 밖으로는 문명을 확장하지 않았는데, 이 사건으로 그들의 모성이 소멸해버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었다.
누구에게나 운 나쁜 날은 있는 법이다. ”
『생명창조자의 율법』 p.14~15, 제임스 P. 호건 지음, 조호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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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비교적 작은 개별 연산 장치에 의존하는 자율 제어 형식의 로봇은 눈앞의 문제에 대해 단순한 해결책 밖에 사용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주변 환경과 직접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중략) 따라서 자율 제어 형식의 로봇이 우점종이 되어 점차 표준 형태가 되었고, 무선 제어 형식은 쇠락하여 고립된 일부 지역에서만 살아남게 되었다. ”
『생명창조자의 율법』 p.24~25, 제임스 P. 호건 지음, 조호근 옮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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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그곳의 모든 로봇은 백업 모드만을 사용했으며, 해당 공장에서 파생한 다른 모든 공장들도 같은 전통을 따랐다. 그러나 이는 곧 그런 공장들의 가동 거리가 극도로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런 '결함'은 결국 결함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채집 부대는 더 멀리 떨어진 곳까지 움직이며 보다 넓은 영역을 통괄하기 시작했고, 종종 지리적으로 외딴곳에 있어서 손이 닿지 않던 사냥감을 회수해 돌아왔다. 선택압은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로봇의 구조를 천천히 개량해나갔다. ”
『생명창조자의 율법』 p.24, 제임스 P. 호건 지음, 조호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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