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었거나, 읽는 중인 책 얘기를 해볼까요? 저는 얼마 전 다른 플랫폼에서 현장 독서모임에 참가했는데 모임 소재로 뽑힌 책이 <미키7>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이 감독한 영화 <미키17>의 원작이기도 해서 잠깐 사람들에게 주목 받은 책이기도 하죠. 저는 영화는 안봤는데 영화와 책 모두 보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미키 반스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외계행성을 하나 둘 개척하며 삶의 터전을 넓히는 우주개척 시대에서 수많은 사고와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간소모품(작품에서는 '익스펜더블'이라고 부릅니다.)이에요. 죽더라도 다시 투입될 수 있도록 기억을 업로드하고, 육체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3D프린터처럼 찍어내는 일종의 복제인간입니다. 우주선과 행성개척을 위한 각종 생명유지 장치들이 값비싸고 정비를 받기 어렵기에 기지 내부의 사고 또는 외계생명체와의 전투나 습격에 항상 총알받이로 투입되는 처지죠.
저는 개인적으로 <미키7>을 읽었을 때는 처음에 작가가 전하는 주제가 와닿지 않아 책을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미키7은 주제보다는 주인공 미키의 이야기 그 자체와 서사가 먼저 다가온다는 느낌이었어요. 미키 본인의 성격이 좋게 보면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잘 맞춰주는 적응력 있는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면 이도 저도 아니게 상황과 타인에게 계속 휘둘리는 것으로도 느껴져 전개가 평이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어요.
미래 시대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계속 발전한다는 뉘앙스로 작품이 흘러가지만 그 이면에는 미키와 같은 익스펜더블들의 소모를 당연하게 여기는 섬뜩함이 아무렇지 않은 듯 전개되는 구도는 흥미로웠습니다.

미키7봉준호 감독의 차기 영화의 원작으로 주목받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장편소설. 죽더라도 끊임없이 전임자의 기억을 갖고 복제인간으로 되살아나게 되는 미키의 일곱 번째 삶을 소재로 SF의 재미와 철학적 주제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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