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5월] '초록을 입고'

D-29
어릴 적, 산에도 주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눈이 휘둥그레지던 순간이 떠올랐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96 (5월 21일의 오.발.단 : 풀싸움) , 오은 지음
원고를 쓰는 일은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 일이었다. 비인간을 이야기하며 인간의 비인간성을 드러낼 수도 있었고, 그 자체로 '비인간'인 책을 매개로 비인간과 인간을 연결할 수도 있었다. 연결하는 일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97 (5월 22일의 에세이의 속표지) , 오은 지음
그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안을 훑어본다. 제 삶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아주 잠시 만족한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98 (5월 22일의 에세이, 바깥쪽으로, 바깥으로, 바깥짝으로), 오은 지음
그의 머릿속이 이것들을 익반죽한다. 책의 내용이 가루가 되고 그의 열정이 뜨거운 물이 된다. 뜨거운 물을 살짝살짝 뿌려야 하는데 간혹 실수로 그것을 들이부을 때가 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01 (5월 22일의 에세이, 바깥쪽으로, 바깥으로, 바깥짝으로) , 오은 지음
그는 자신이 생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생각할 시간 자체가 없는 것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배제한 적이 있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06 (5월 22일의 에세이, 바깥쪽으로, 바깥으로, 바깥짝으로), 오은 지음
책은 사람처럼 외면하지도, 인간처럼 질투하지도 않았다. 그는 남들과 비슷해지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 가까워지기로 마음먹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10 (5월 22일의 에세이, 바깥쪽으로, 바깥으로, 바깥짝으로), 오은 지음
그에게 독서란 머릿속에 금 그어진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일이었다. 그는 안에서 바깥쪽으로, 바깥쪽에서 바깥으로, 바깥에서 바깥짝으로 걸어간다. 외부인이 되어 제 안을 바라보기 위하여.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무엇도 배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14 (5월 22일의 에세이, 바깥쪽으로, 바깥으로, 바깥짝으로), 오은 지음
말치레, 인사치레, 체면치레 등 치레는 들키게 마련인데 책치레라고 해서 다를 게 있을까. 책이 많다는 사실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 책을 많이 읽을 수도 있음을 넌지시 보여줄 뿐. 아. 바로 그 이유로 책치레가 가능한 것이로구나!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15 (5월 22일의 오.발.단 : 책치레) , 오은 지음
병원에서의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이러다 내년에도 병원에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나가겠다고 떼를 쓰느 대신, 나는 병원에서의 시간을 잘 보내기로 결심했다.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21 (5월 23일 금요일의 에세이, 그해 5월은 축축했다), 오은 지음
시가 궁극적으로 벗어나는 일을 지향한다면, 그 출발점은 바로 사회에 만연한 편견과 고정관념, 차별과 배제일 것이다. 머릿속과 백지는 매일 그 탈출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27 (5월 24일의 에세이, 시앗 찾기), 오은 지음
시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단어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해 주는 것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오은 지음
5월 25일 (시) '제일때비누' 비누를 얘기하는 글을 읽으니~ 비누향과 물에 닿아 거품이 생기는 장면이 생각나서 편안해지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비누를 사용하는 공간에 머무는것~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제겐 좋은 느낌이 드는것 같아요^^
5월 26일 (에세이) '태어나는 마음' 태어나는 마음이라는 제목이 참 좋다라고 느낀 글이었습니다. 5월은~ 오므려 있던 것이 활짝 피어나는 때 싹튼 것이 우거시는 때라고 하니 얼마남지 않은 5월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활짝 피고, 우거지고, 푸르름이 넉넉한 이때에 좋은 기억도 많지만, 힘들고, 아픈기억도 있어서인지 이번달 5월은 쉽지않은 달로 보내고 있는것같아요 귀찮이즘으로핑계를 대고 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저는 글에 등장한 갇힌마음, 닫힌 마음에 유독 마음이 가더라고요 갇히고 닫힌 마음이 될때는 푸르름도, 활짝핀 아름다움도 마음에 쉽게 담아지기가 어려운것같아요. 두 마음이 찾아올땐~ 그 마음을 가지게 된 시간이 잘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내야겠지요?~^^ '푸지다'라는 단어는 저는 잘 사용하지 않던 단어라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푸지다 ;매우많아서 넉넉하다.
5월 26일은 오은 시인님 생일이네요. 5월에 어린이도 근로자도 어버이도 스승도 성년도 아니어서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는 그때 그래도 내가 태어난 날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나라는 정체성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인님 생일 축하합니다 ~
그새 새옷을 입었는지 연노랗고 발갛고 파르스름한 비누들이 노랗고 빨갛고 파란 비누들로 그 비누들이 다시 감노랗고 새빨갛고 파랗디파란 비누들이 되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32 (5월 25일의 시, 제일때비누), 오은 지음
오늘 발견한 단어는 '들부셔내다'다. 이 단어는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 깨끗이 씻어내거나 치워내다"라는 뜻이다. 씻거나 치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내는'데까지 나아가는 동사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32 (5월 25일의 오.발.단 : 들부셔내다), 오은 지음
기념일은 누군가에게 집중하면서 의도치 않게 또다른 누군가를 배제하는 날이기도 하다. 5월의 무수한 기념일 중 나를 위한 날도 있을까.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35 (5월 26일 에세이의 속표지), 오은 지음
5월의 거리 곳곳에서는 신열과도 같은 들뜸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들뜸이 아지랑이처럼 아른아른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37 (5월 26일의 에세이, 태어나는 마음), 오은 지음
기념일은 어쩌면 태어난 마음을 눈앞에 자라게 하는 날인지도 몰랐다. 지금의 갇힌 마음으로는 어떤 사람도 선선히 들일 수 없었다. 지금의 닫힌 마음으로는 어떤 것도 쾌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40 (5월 26일의 에세이, 태어나는 마음), 오은 지음
오래된 뉴스도 좋아한다. 시의성을 잃었으나 그때 그 일이 있었기에 지금 이 일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연루됨으로써 풍부해지는 말을 사랑하는 것 같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243 (5월 27일의 시의 속표지),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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