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5월] '초록을 입고'

D-29
오늘의 단어는 땅거미였어요. 땅거미는 지다라는 동사를 많이 쓰는 군요. 문득 영어 표현이 궁금해졌습니다. 땅거미는 dusk 그래서 go down in the dusk라고 네이버가 알려주는데 dusk has fallen 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죠?
이곳에서는 부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피차 편하면 좋잖아요. 낯 붉힐 일도, 낯뜨거울 일도 있으면 안 됩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86 (5월 11일의 시, 제발방지위원회), 오은 지음
이곳에서는 제발이 절대 재발해서는 안 됩니다. 제 발로 들어온 사람들이 제 발로 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 부디 웃음을 거두지 마세요.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86 (5월 11일의 시, 제발방지위원회), 오은 지음
땅거미에는 생각이 많아진다. 대부분은 이런 생각이다. '오늘도 다 갔네. 종일 뭐 했지?'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얼렁뚱땅'은 땅으로 끝나는 말 중 가장 조급하다. 혁명이 가장 멀리해야 할 단어이기도 하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p.87-88 (5월 11일의 오.발.단 : 땅거미), 오은 지음
그리움이란 것은 한없이 어렴풋하고 아슴아슴하다가도, 북받쳐오르면 쉽게 진정시키기 어렵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91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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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이 뭉글할 정도로 두 눈이 투명했으므로, 그에게 다가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92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우리는 만날 때마다 주로 작고 여리고 희미하고 보잘것없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것들을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경험인지에 대해 말하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93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어쩌면 자기 앞에 놓여 있는 사물들, 그게 속해 있는 공간, 이런 것들을 낯설게 느끼는 게 시인의 마인드인 듯싶어.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94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새로운 예술형식은 한 인간의 형식이 변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거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형식이 낡아졌다고 느끼면, 의식적으로 그것을 갱신해야 한다고 생각해.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97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응. 눈 내리는 것을 볼 때마다 아득해지잖아. 나는 늘 눈송이들이 어떤 마음을 나르고 있다고 생각했어.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03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순환은 사람을 설레게 하면서 동시에 안정되게 해주니까.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05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그러고도 그리우면 우주의 시간을 떠올려봐.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우리가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 그리워했던 시간은 찰나에 지나지 않을 거야. 물론 아주 꽉 찬 찰나지. 그러니 나중에 우리가 만나면 얼마나 반갑겠니. 얼마나 벅차겠니.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05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그리움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므로. 아무리 그리워해도 그리움의 대상은 닳지 않으므로.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07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시인으로서의 삶이 지난하다는 걸 모르고 열정만 가득하던 시절, 말의 어려움과 지난함과 지극한 가벼움과 가벼움 뒤에 서 있는 사랑과 삶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만 젊어서 불렀던 노래들이 그 시집 안에는 담겨 있습니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09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시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삶의 내용이지. 시인은 탄생과 탄생을 거듭하다가 어느 날 폭발해버리는 존재고.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13 (5월 12일의 인터뷰,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 먹었어), 오은 지음
사랑한다, 라고 말할 시간이 온 것이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은 시간은 없었다고 말할 시간이 온 것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p.114-115, 허수경, 나는 발굴지에 있었다, 작가의 말 , 오은 지음
오늘은 국제 간호사의 날, 보살피고 돌보는 일이야말로 새로운 힘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p.115 (5월 12일의 오.발.단 : 새봄), 오은 지음
하금님의 문장 수집: "그리움이란 것은 한없이 어렴풋하고 아슴아슴하다가도, 북받쳐오르면 쉽게 진정시키기 어렵다."
아슴아슴하다, 순우리말로 "또렷하지 않고 흐릿하고 희미하다"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어렴풋하고, 흐릿하고, 희미하다가도 북받쳐오르면 진정시키기 어려운 감정. 그리움에 꼭 맞는 말이네요.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밥을 지어먹었어.
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오은 지음
오늘은 허수경 시인님을 회고하는 에세이를 읽었네요. 고고학을 할 때는 독일어로 살고, 시를 쓸 때는 한국어로 살았던 분입니다. 오은 시인님 외에도 많은 분들이 허수경 시인님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인간의 형식이 바뀌어야 시에서도 새로운 형식이 나올 수 있다고 시를 위해 의식적으로 낡은 형식을 갱신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다니 시와 함께한 인생이라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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